이름 없는 의병으로 ‘낭만은 총구에 있을 뿐’이라 말하고, 유진(이병헌 분)과 사랑하며 ‘러브가 생각보다 쉽소’라고 말했던 사대부의 영애. 자신을 꽃처럼 어여삐 여기는 사내들이 시시했고, 어차피 피었다 질 꽃이면 제일 뜨거운 ‘불꽃’이고 싶었던 고애신(김태리 분).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정수미 참여관을 만났다. 발랄함 가득했던 그녀의 세 가지 ‘러브’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녀가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
엄마의 딸, 딸들의 엄마, 회사에서는 참여관, 노동조합에서는 교선실장. 정수미 참여관의 역할을 수식하는 많은 단어들이 있다. 스타일링룸의 인터뷰를 준비하며 그중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나’는 무엇일까 고민했다는 그녀는 자신을 ‘푸우를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철부지’라고 소개했다.
정수미 참여관의 가족은 남편과 중학교 3학년, 1학년인 두 딸, 푸들 3형제까지 4인 3견(?) 대가족이다. 조금 무뚝뚝하지만 그녀를 지지해주는 남편은 너무 익숙한 나머지 고마움을 잊곤 한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다. 격동의 사춘기를 막 털고 나온 큰 딸, 이제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둘째 딸은 대부분 가족이 그러하듯 행복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주는 사람이다. 엄마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아이를 향한 마음으로 다그친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받아들였고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엄마에게 다가와 가족애가 돈독해졌다. 아이들에게 비친 ‘나’의 모습을 직시하며 자신도 성장하는 기회도 되었다고 한다. 마음 한편을 내려놓으니 ‘러브’도 조금 더 쉬워졌다.
그녀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
드라마 속 유진은 애신에게 묻는다. “꽃으로만 살아도 될 텐데 왜 굳이 힘든 길을 걷느냐”고. 애신은 대답한다.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
정수미 참여관이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에게 감명을 받은 것은 그녀의 인간적인 순수함과 정의로움에 이끌려서다. 상해임시정부 이전에 광복군, 그 이전에 의병들의 의로움이 있었다는 것을 고애신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자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세상에 관심이 많다. 노동조합의 신문 기자로 있었고, NGO 활동도 겸임했다. 현재도 노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심이 많아 남북, 북미갈등이 해소되고 핵없는 세상, 궁극의 평화가 와야 한반도와 민족의 이익 번영에 부합하리라 믿는다. 정수미 참여관은 “그 날은 가만히 기다리면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세상에서 이름 없는 보통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역할을 할 때 앞당겨지리라 생각한다”고 소신 있게 이야기했다.
“양복을 입고 얼굴을 가리면 우린 얼굴도, 이름도 없이 오직 의병이오.”
드라마 속 고애신의 대사가 그렇게 정수미 참여관의 이야기에 스르륵 합쳐졌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정수미 참여관의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필은 ‘프로현생러’다. 가족과 세상을 사랑하는 만큼 현재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느껴진다. 한없이 밝고 낙천적인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우울감으로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시작했던 사회운동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에게 소홀해진 것 같은 미안함과 회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중압감이 힘들게 했다. 정신적 고통이 사라지기를 바라니 역설적으로 고통에 더욱 매달리게 됐다. 그럴 때마다 행복 시뮬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돌려 고통을 완화하려고 노력했고 조금씩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확률은 최고의 결과가 나올 확률만큼 희박해요. 현실을 직시하고 조금씩 바꾸기 위해 하나씩 실천하면 행복은 생각보다 쉽더라고요!”라고 말한다.
정수미 참여관이 스타일링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다이어트’다. 새해 첫 일출을 보며 체중감량 계획을 세웠는데, 목표가 있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덜컥 참여 신청을 했다. 스타일을 자신감 있게 소화하려면 당연히 다이어트가 필요하리라 생각했고, 의지도 활활 불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과는 대성공. 원래 목표는 10kg 감량이었지만 12kg 감량에 성공했다. 다이어트도 성공했고 멋지게 촬영도 마무리 지었으니 일석이조. 스타일링룸을 계기로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었고, 소중한 기회를 준 나의 직장에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는 정수미 참여관은 실수 많고 부족한 자신을 다독여주고 품어준 역대 과장님들과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타일링룸을 계기로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으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갈 동력을 얻은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타고난 발랄함을 품고 자신의 삶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일에 도전하는 정수미 참여관을 응원한다.
글. 안형진 _ 사진. 김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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