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링룸 진행 전, 긴장된다며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메이크업 의자에 앉은 김태리 실무관. 하지만 잠시 후 완벽히 다른 ‘김태리’를 만났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진작가의 감탄사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날! 모델보다 더 모델 같은 감각을 지닌 김태리 실무관이 주인공이다.
오랜만의 스타일링룸의 여성 주인공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지난해 2월, 첫 발령을 받아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과에 근무하고 있는 김태리입니다.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법을 수호함에 일조를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외국인과 마약을 전담하고 있는데요. 영화, 소설에서나 접해보았음직한 ‘마약’ 사건을 다루다보니 마약의 위험성을 더욱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마약 사건으로 재판을 끝마친 피고인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기소되는 사례들을 보며 마약은 한 번 빠지면 쉽게 나올 수 없는 독약과 같다고 느꼈고 정말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어떤 일로 바쁘신가요? 동료들과의 이야기 주제도 궁금합니다.
다른 형사재판부와 비슷할 텐데요. 재판이 있는 한 주를 기준으로 본다면 재판을 준비하는 날, 재판 날 당일, 그리고 재판하고 난 후로 나뉘는 것 같아요. 한 번의 재판을 위해서 준비할 것도 많고, 재판 당일과 그 후 처리할 일이 정말 많아 정신없이 일과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 2년 차가 되어가니 업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여유도 생기면서 동료들과 만나면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대해 주로 공유해요. 주말을 이용해 짧게 다녀올 수 있는 곳, 연가와 공휴일을 이용해 다녀올 만한 여행지 등을 서로 추천하곤 하죠.
업무 중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신가요?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음, 저는 성격이 굉장히 밝고 적극적인 편이에요. 그래서 예전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위로받으며 극복했다면 요즘은 혼자 해결책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다른 사람들한테 기댈 수 있다는 건 정말 편안하고 좋은 일이지만, 제 옆에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늘 있어 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 또한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어요. 현재까지는 잠을 많이 자는 방법을 해보고 있는데요. 잠을 굉장히 오랫동안 자요. 자고 또 자다보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복잡했던 마음도 조금씩 무뎌지는데 꽤 괜찮은 방법인 거 같아요.
스타일링룸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같은 과 선배님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형사재판은 지금도 종이기록으로 재판을 진행하여 하루에도 수십 권이 넘은 기록을 들고 옮기는 일이 많아요. 그래서 일이 벅찬 날에는 타이트한 치마나 원피스 등 활동에 제한이 큰 옷은 불편해서 잘 입지 않지만, 그래도 정말 꼭 입고 싶을 땐 입고 가요. 하지만 중간에 갈아입고 싶을 만큼 힘들 때도 있어서 되도록 활동하기 편한 바지를 입는 편이에요. 그래서 평소와 다른 느낌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이번 스타일링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비오는 날 데이트룩’을 보여주셨는데, 평소 비를 좋아하세요?
어렸을 때 비오는 날은 체육수업을 할 수 없는 날이라 싫었어요. 학창시절, 체육시간은 제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거든요. 이유는 음… , 공부를 안 하는 시간이라? (웃음) 그렇지만 요즘은 ‘뚝뚝’ 비 떨어지는 소리도 좋아요. 그리고 비오는 날 카페에 앉아 비오는 걸 멍하니 지켜본 적이 있는데 비가 오면 그 순간이 가장 먼저 떠올라 비오는 날이 더 좋아졌어요. 비 오는 날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우산을 잘 챙겨 다니는 일이에요. 저는 물건을 잘 두고 오는 습관이 있어서 매번 우산을 잃어버리곤 하거든요. 특히 버스에 두고 내리는 경우가 많아 버스에서 잘 때는 우산을 손에 ‘꼬옥’ 쥐고 자요. 그러면 항상 무릎이 젖고는 하지만요. (웃음)
스타일링룸 참여해보신 소감은 어떠세요?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화장을 받고 여러 옷을 입어보며 어디서 촬영하면 좋을지 의논도 하였는데 그러면서 잠시나마 제가 법원직 공무원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된 것 같아 새로움에 많이 설레고 정말 계속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을 하였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예쁜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왜 그토록 많은 연예인들이 수상소감을 말할 때 스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어요. 저조차도 몰랐던 저의 예쁜 모습을 찾아주셔서 그리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어요.
앞으로의 목표와 바람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지난해는 업무를 처음 접한 해라 업무를 익히는 데에 전념하며 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그래서 올해는 저 자신에게 투자하는 한해를 보내려고 합니다. 평소 일본어에 관심이 많은데 올해는 완벽한 문장으로 대화할 수 있게 회화 공부를 하고, 시간 없다는 핑계로 하지 않았던 운동을 꾸준히 하여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도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제 제 아래로 두 기수나 후배님들이 들어와서 그분들이 수월하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성실히 도와주는 실무관이 되고 싶습니다.
취재 한경희 | 사진 김인규 | 제품 협찬 레인트리(www.rain-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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