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회적인 얼굴, 길쭉한 팔다리에 늘씬한 스타일의 공은혜 실무관은 맑고 깨끗한 흰색 옷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시크한 검정이나 강렬한 빨강이 더 어울릴 듯했지만 막상 화이트 룩을 입자 더욱 밝게 빛나 보였다. 올 연말, 화이트 룩을 입고 싶다면 그녀처럼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정장만이 가득한 직장인의 옷장
공은혜 실무관은 평소 깔끔한 오피스 룩을 즐겨 입는 편이다. 치마 정장이나 원피스가 주를 이루는 그녀의 옷장에는 출근복만 있을 뿐 사복은 거의 없다.
“오피스 룩은 법원 다니면서 입어야 하니까 늘 준비하게 되는데, 캐주얼로 입을 만한 옷을 고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마냥 편한 옷을 고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평소에 오피스 룩을 입을 수도 없으니까요.”
헤어나 메이크업도 무난한 정도를 유지하는 편이고, 액세서리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을 고집하던 그녀가 꼭 해보고 싶은 스타일이 있었으니, 순백의 룩이다. 흰 티에 청바지 혹은 올 화이트 정장을 입는 것이 오랫동안 꿈이었단다.
“아무래도 흰색 옷은 일상생활에서 입기가 어렵잖아요. 그리고 흰색 하면 청순한 느낌이 있어서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이날은 공은혜 실무관의 베스트 프렌드인 민사소액과 태민정 실무관도 함께 스튜디오를 찾아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태민정 실무관은 공은혜 실무관의 첫인상은 차갑고 냉정해 보였는데 알고 보니 엄청 털털해 놀랄 정도였다고,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은혜와는 올해 초에 민사단독과에서 만났어요. 옆자리라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는데 제가 민사소액과로 인사 발령이 나면서 업무 시간에는 만나지 못하죠. 그래서 같이 테니스를 배우고 있어요.”
5월부터 시작해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나가 배우고 있는 테니스는 두 사람에게 활력소가 되어주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서 이것저것 취미를 많이 가져봤어요. 수영이나 요가도 했는데 테니스가 제일 재미있더라고요. 공을 칠 때 타격감이 있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게다가 찰떡 같은 짝꿍과 함께하니 테니스를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더욱 크다.
순백에 도전하다
입사한 지 어느덧 4년 반이 지났다는 공은혜 실무관은 현재 민사단독과에서 교통사고를 주로 다루는 재정단독에서 근무하고 있다. 업무가 어렵지는 않지만 늘 안타깝고 위험한 순간을 다루다 보니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제가 직접 블랙박스도 확인하는데, 그런 영상을 볼 때마다 참 삶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득 차가 무서워지기도 하고요. 제일 안타까운 사건은 역시 어린아이들이 다치거나 하는 사건들이죠. 그런 사건들을 보면 한동안 생각이 많이 나요.”
교통사고전담부로 오기 전 그녀가 있었던 부서는 마약재판부였다. 사건을 볼 때마다 한 편의 느와르 영화를 보는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마약의 중독성을 무섭도록 깨닫는 시간들이었다.
“마약재판부에 있다 보면 마약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도 마약을 끊기가 힘든가 봐요.”
늘 이런 사건들을 맡다 보니 삶이 허망하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녀는 옆에서 힘이 되어준 사람들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다.
“제가 첫 발령 이후에 홀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와서 외롭고 힘들었을 때 옆에서 잘 챙겨주시고 이끌어주신 계장님, 선배님, 동기들이 있어서 법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법원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제 곁에 있어주신 분들입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 증명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도 한숨을 쉴 때가 많아 걱정을 했던 그녀는 카메라 앞에 서자 자신감 있는 포즈와 표정으로 모든 스태프를 압도했다. 덕분에 인생 사진이 제대로 찍혔고, 촬영도 수월하게 마무리되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색다른 패션에 도전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모든 손가락에 끼는 반지나 볼드한 액세서리도 신기했고요. 흰색 정장이나 흰색 오프숄더 니트도 평소에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입어봤네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차갑지만 쌓인 눈은 솜처럼 포근해 보인다. 공은혜 실무관 또한 처음 봤을 때 도회적인 외모로 조금은 차가워 보였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녀가 그토록 흰 눈 같은 순백색에 끌린 이유가 이 때문은 아니었을까.
공은혜 님을 위한
스타일링 TIP
F a s h i o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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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올 화이트 슈트에 무드 있는 와인 컬러의 힐로 무게감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골드 컬러의 링과 이어링을 매치하면 더욱 스타일리시하겠죠?
두 번째, 곧 있을 연말 모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파티 룩입니다. 블링블링한 스팽글 플레어 원피스에 퍼가 믹스된 가죽 장갑을 더해 따뜻해 보이도록 했습니다.
세 번째, 포근하고 캐주얼한 느낌의 스타일로 여리여리한 화이트 컬러의 오프숄더 니트와 캐주얼한 스키니 진을 코디한 뒤, 스웨이드 소재의 브라운 힐로 여성스럽게 마무리했습니다.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이미지를 부드럽게 보이도록 하는 상의에 은근히 보디라인이 드러나는 의상으로 매력도를 높였습니다.
Hair & Mak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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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피부 톤은 균일하게 맞추고 아이 메이크업은 음영을 주어 너무 강해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아이라인보다는 속눈썹으로 여성스러움을 표현했고요. 헤어는 굵은 웨이브를 넣어 볼륨감을 살리면서도 뚜렷한 이목구비가 부드러워 보이게 했습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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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키도 크시고 날씬하셔서 어떤 스타일이든 다 소화하시는데요, 늘씬한 몸매를 부각하는 코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액세서리나 소품을 잘 활용한다면 더욱 스타일리시해 보이시겠네요!
- 장빛나 스타일리스트 -
글_강나은·사진_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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