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길목에 선 피아노맨
서울서부지방법원 조성민 실무관
최근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취미생활이 생겼다는 조성민 실무관은 가을을 맞아 댄디한 스타일링을 신청했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었던 이 날, 낭만적인 분위기를 가득 품은 가을 남자의 스타일링을 만나보자.
글. 노초롱 사진. 이정도
스타일. 박송이 헤어&메이크업. 김연주
나에게 맞는 스타일링을 찾아서
옷 좀 입는다는 사람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잘 아는 사람이다. 제아무리 멋진 패션이라도 어떤 사람이, 어떻게 코디하느냐에 따라 베스트가 되기도 하고, 워스트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은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한 끝에 마침내 나에게 맞는 패션을 찾는다면, 그때부터는 디테일에 신경 쓰면 된다.
오늘 메이크오버에 참여한 서울서부지방법원 조성민 실무관도 새로운 스타일링에 도전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좀 더 업그레이드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같이 일하시는 사무관님께서 <법원사람들>을 보시다가 우연히 이 코너를 발견하시곤 장난스럽게 ‘성민이 장가갈 때 되지 않았냐’ 하시면서, 전국 법원에 널리 얼굴을 알리자고 적극 추천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웃어넘겼는데, 추진력이 강하신 사무관님께서 계속 권유해 주셨어요. 저도 내심 재미있을 것 같아서 못 이기는 척하며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부쩍 패션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메이크오버를 통해 나만의 스타일을 확실히 찾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동안 실패한 몇몇 쇼핑을 되뇌며 조성민 실무관은 오늘 스타일링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패션 센스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 여러 스타일을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는 깔끔하고 무난하게 입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한번 파란 셔츠를 입고 출근했다가 카바레에 놀러 온 아저씨 같다고 엄청 놀림을 받았거든요. 그때는 굉장히 당황했는데, 돌이켜 보면 패션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개성을 보여주면서 추구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출근할 때는 정장 스타일을 많이 입는데, 친구들을 만나거나 놀러 다닐 때는 맨투맨, 니트에 청바지, 면바지 등 크게 튀지 않는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조성민 실무관은 아직 마음의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해보고 싶은 스타일이 있으면, 자신 있게 도전해 보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조성민 실무관을 당황하게 했던 파란 셔츠는 그때 이후로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지만 나만의 스타일링에 확신이 생기는 어느 날엔가 당차게 입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 날을 기대하며 우선 오늘은 평소 이미지를 고수하는 쪽으로 스타일링을 시작했다.
안전한 청사를 만드는 코로나19 대응 업무
서울서부지방법원 총무과 서무계에서 일하고 있는 조성민 실무관의 현재 가장 주된 업무는 코로나19 대응이라고 한다. 주기적인 청사 방역은 기본, 밀접 접촉자 발생이나 확진자 방문 시 다양한 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서무계는 각종 행사 등을 기획하고 주관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로 제한되는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법원 가족 모두가 어울려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없다 보니 아쉬운 점이 클 수밖에요. 그래도 사진 공모전이나 4행시 짓기 등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해, 직원 모두가 잠깐이나마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만큼 아직 법관 및 직원 중에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청정법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조성민 실무관. 하루빨리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끝내고 법원 행사와 관련한 업무를 할 수 있길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스타일링에 앞서 헤어스타일을 정돈한 조성민 실무관은 연두색 맨투맨과 베이지색 면바지로 밝은 캐주얼 차림을 연출했다. 기존에는 주로 회색이나 블랙 맨투맨을 입었는데, 오늘만큼은 조금 과감한 색으로 골라본 것. 밝은 톤이지만 바지나 운동화를 베이직한 아이템과 연출하니 튀지 않으면서도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 번째 착장은 부드러운 톤으로 맞춰 가을 남자의 느낌을 표현했다.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브라운 톤에 민트색 니트로 포인트를 준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조성민 실무관.
“제가 평소에 옷맵시가 좋다는 얘기를 좀 들었어요. 특히 정장 스타일을 입을 때, 그런 얘기를 종종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매일 똑같은 톤, 똑같은 스타일로 꾸미다 보니 한계가 있더라고요. 너무 비슷한 스타일이라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서요. 오늘 전문가의 손길을 받으면 얼마나 더 세련되고 멋있게 변신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를 하고 왔습니다.”
감사한 분들께 전하는 메시지
마지막으로 세 번째 착장은 핀스트라이프가 포인트로 들어간 남색 슈트. 헤어스타일도 슈트에 맞춰서 왁스로 힘을 줬다. 최근 피아노를 다시 배우고 있다는 조성민 실무관이 마침 스튜디오에 마련된 그랜드 피아노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피아노를 배운다니까 주변 사람들이 누구한테 보여줄 거냐고 물어보시던데, 그보다는 나중에 실력을 키워서 유튜브를 개설하거나 인스타그램에 올려보고 싶어요.”
우연히 유튜브로 히사이시 조와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연주 영상을 보고 푹 빠졌다는 조성민 실무관은 영상을 본 다음 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고 한다.
“하루하루, 실력이 느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재밌었어요. 보통 6시 퇴근 후에 9~10시까지 피아노를 치고, 12시까지 운동을 했었거든요. 체력적으로도 강행군이었는데 추석 때 풋살을 하다가 꼬리뼈를 다치는 바람에 요즘 운동은 잠깐 쉬고 있습니다. 피아노에 더 집중하려고요.”
멋진 남색 슈트를 입고 그랜드 피아노에 앉은 조성민 실무관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제곡인 ‘Secret’을 멋있게 연주했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낭만적인 피아노 연주가 꽤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스타일링을 모두 마치고 메이크오버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제일 보여주고 싶은 사람에 대해 묻자, 조성민 실무관은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께 꼭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지켜주시는 배광국 법원장님, 법원에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했을 때나 행사 등을 하실 때 항상 직원들을 먼저 생각하고 많이 배려해 주셔서, 먼발치서 표현은 못 하지만 항상 감사함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직원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조성대 사무국장님, 서부지법의 불꽃 남자이자 화기애애한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데 앞장서 주시는 김명수 총무과장님, 그리고 매일 아버지 같은 따스함으로 반겨주시고 사무실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시는 서무계 이희형 사무관님, 그리고 많은 담당관님과 선후배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람이라 평소에 표현을 잘하지 못했는데, 아부성 멘트가 아니라 진심이에요. 마지막이 마치 수상소감 말하듯 돼 버려서 웃기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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