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순간들2]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뒤바뀐 총무과 서무계의 하루

테마가 있는 글

2021.04.07

총무과서무계의하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뒤바뀐 총무과 서무계의 하루

글. 사진. 석영선 실무관(수원지방법원)

“2021년 00월 00일 00:00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000명이에요.”
“00000과에 확진자가 00월 00일 00:00 경에 다녀갔다고 000 보건소에서 전화 왔어요.”
“행정처 사회적 거리 두기 개정 지침 왔어요.”

2020년 1월 20일 이후 총무과 서무계의 하루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 함) 일일보고를 준비하고, 매일 매일이 코로나19 동향 파악과 보고로 가득 차 있습니다. 800여 명이 근무하는 우리 법원의 안전을 위하여 우리는 하루에도 몇십 통씩 통화하고, 건물 위아래를 쉼 없이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게다가 하루에도 수백 명씩 다녀가는 민원인들의 상태와 움직임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초창기 ‘우한폐렴’이라고 명명할 때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발생한 독감 정도만으로 알았습니다. ‘우한’이라는 특정 지역 명칭 사용이 부적절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언론을 통해 접하고 난 후, 그 이름조차 어찌 명명해야 할지 모를 혼란 속에서 코로나19는 급속도로 우리나라에, 우리 사회에, 우리 직장에 급속히 번져갔습니다. 법원 또한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총무과서무계의하루

특히 대구법원청사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국 모든 법원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업무가 무수히 생겨났습니다.
“고열, 인후통 등 감염 의심 직원을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로 청사 폐쇄 시 비상근무 매뉴얼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순환 근무 시행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고려해야 했고, 선배님들도, 인근 법원도 경험이 없기는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상황을 차근차근히 헤쳐 나가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헤쳐 온 수많은 날 중 가장 바쁜 날은 역시 우리 법원 관할의 영통구 보건소에서 전화가 오는 날입니다. 확진자가 법원에 다녀갔다는 보건소 연락에 모두가 긴장하여 귀를 쫑긋 세우고 매뉴얼을 뒤적이기 시작하고, 일사불란하게 대응 조치를 해나갑니다.

가장 먼저 “수원지방법원 총무과에서 알려드립니다. 현재 수원법원종합청사에 확진자가 방문하였습니다. 직원 여러분께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현재 위치하신 사무실에서 대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안내 방송을 합니다. 보건소 역학조사팀과 방역 팀이 도착할 때까지 총무과 서무계는 조를 나누어 한 조는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CCTV 등을 통해 파악하고, 다른 한 조는 사무실 폐쇄를 대비하여 안내 자료를 준비하고, 직무 대리자를 조사하여 비상근무 실시를 준비합니다.

총무과서무계의하루

다행히도 확진자와 방문자, 직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방역 조치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어 사무실 폐쇄나 직원의 격리자 없음 통보와 함께 역학조사관으로부터 방역조치 모범사례로 경기도에 보고하겠다는 격려로 급박했던 긴장이 스르르 풀리면서 보건소도 법원도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그리고 역학조사 후 확진자 동선에 따라 청사 내부 방역까지 마쳐야 급박했던 하루가 정말 끝이 납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증가하고, 확진된 민원인이 법원에 방문하고, 의심 증상이 있는 직원이 생기는 등 수많은 어려운 상황이 목전까지 발생하였음에도 우리 법원 직원 중 확진자가 1명도 없었다는 것은 안전한 법원 생활을 위해 불편함과 수고스러움을 감내한 우리 법원 가족들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소 번거롭고 어려운 요청에도 언제나 흔쾌히 협조해주시고, 항상 수고한다는 말을 빼먹지 않는 많은 법원 가족들 덕분에 힘들고 지치더라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1년여 계속되다 보니, 불현듯 마스크가 없어 아침부터 줄 서서 단 두 장이라도 사려고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외출을 위한 필수품이 되어버린 마스크가 이제는 편의점에서 아무 때나 살 수 있어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아침 출근길에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는 직원들과 법원어린이집 어린이들을 보면서 마스크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에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기도 합니다.

총무과서무계의하루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우리의 생활은 정말 많이 변하였습니다. 수많은 행사가 취소되고, 많은 회의와 만남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법원의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법원장님 송년·신년인사와 직원 전출인사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코트넷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인사이동이 있으면 의례적으로 하던 회식이 사라지고, 퇴근 후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근황을 공유하며 고된 심신을 달래던 만남이 사라졌습니다. 1년 가까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면서 휴정 기간과 반복되는 재택근무로 마주하는 직장 동료들의 온전한 얼굴을 한 번도 못 볼 정도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코로나19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마스크 착용, 손 소독, 발열 체크, 거리 두기와 같은 생활 속 방역이 일상이 되었고, 매일 확진자 숫자를 검색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백신이 나오고, 확진자도 조금씩 줄어들면서 자칫 방심할 수도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우리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다 함께 노력하여 코로나19를 이겨낼 것입니다. 그렇게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 터널 속에서 우리의 노력과 헌신이 한 줄기의 빛이 되어 결국 이 긴 터널의 끝에 건강한 빛이 보이기를 기대합니다.

"테마가 있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