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의 시선]배움에 대한 태도, 엇갈린 두 경영자의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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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6

여기 두 경영자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열심히 일했고, 성과도 높았다. 그러나 퇴직 후 두 사람의 삶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현재에 매달려 바쁘게 살았던 A사장과 퇴직 후의 미래를 바라본 B사장. 두 사람의 삶을 가른 것은 배움에 대한 태도였다.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퇴직

A사장은 일에 있어 빈틈이 없다. 꼼꼼하게 서류를 점검하고, 매일 오전에 각 사업본부장과의 미팅을 갖는다. 매일 상황을 점검하고 지시를 내리며 일 속에 파묻혀 지낸다. 저녁이 되면 이런저런 술자리가 이어지고 귀가하면 곧바로 취침이다.

B사장은 자신의 역할은 사업과 사람에 대한 방향 설정, 전략적 의사결정, 외부 주요 이해관계자에 대한 회사 이미지 제고라고 생각했다. 방향 설정과 의사결정을 위해 전문가 모임에서 조언을 듣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경영의 흐름을 배웠다. 그리고 책임 경영을 통해 각 지역 본부 관리자에게 담당 지역의 일을 완결하도록 했다. 또한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주말과 매주 하루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갑자기 퇴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가?

A사장은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몹시 당황했다. 일만 알았고 성과도 높은 편이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화가 나기도 했다. 퇴임식을 마치고 A사장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창피함과 분노로 집에 있다가 가족들의 권유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내가 그 회사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이럴 수가 있나?’하는 분노와 ‘단 한 명도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이가 없다’는 서운함이 더욱 자신을 힘들게 했다.

B사장은 겸허하게 상황을 수용하고, 사무실을 돌며 그동안 고마웠던 직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를 표하고, 후임자에게 자신이 그동안 생각했던 경영철학, 원칙, 사업의 방향과 전략, 해야 할 중점과제, 임원들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남겼다. 회사를 그만둔 후 B사장이 가장 먼저 한 것은 30년 넘는 직장생활에서 자신이 배운 것을 정리하는 작업이었다. 사장으로서 방향 제시, 전략적 의사결정, 변화관리, 조직관리, 유형별 사람관리, 성과관리, 자기관리 등 영역별로 나눠 그동안의 경험과 사례를 담은 기고와 강의, 코칭을 실시하였다.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중소기업 사장들에게는 매월 1회 재능기부를 하였고, 신문에 ‘경영자의 하루’라는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만나던 지인들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아 재직 때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동안 함께했던 회사 직원들과도 자연스럽게 연락이 닿아 직원들의 마음속에 B사장은 ‘내가 닮고 싶은 존경하는 롤 모델’로 자리잡게 되었다.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

사람의 인생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30세까지의 단계로 주로 학교생활을 하는 시기이다.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줄 직무와 직장을 구하기도 한다.

두 번째 단계는 30~60세까지의 단계로 직장생활을 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현재에 집중한다. 목적이 현재 삶의 행복에 있고, 미래를 준비한다고는 하지만, 직장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가정과 자신의 성장을 도모한다.

세 번째 단계는 60세 이후의 단계로 주로 개인적 가정생활을 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과거에 치중한다. 사람들은 지난 시절 자신의 영광을 먹고 지낸다고 한다. 오래 전 정년퇴임을 하고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던 교수는 찾아온 정년퇴임 한 제자에게 “나는 정년퇴임 후 바로 하늘나라로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20여 년을 살고 있다. 자네는 그 지식과 경험을 살려 사회에 좀 더 기여하는 생활을 하라”고 당부한다. 인생의 두 번째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하는가에 따라 인생의 세 번째 단계는 달라진다. 당신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퇴직 후 생활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는가?

‘배우고’, ‘준비하는’ 태도에 대하여

배우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첫째,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 있고, 철학과 원칙이 있다. ‘석환아, 너는 멋진 사람이야’처럼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줄 알며 자신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산다.

둘째, 습관화되어 있는 실행력이다. 배우며 준비하는 사람들은 몸에 밴 습관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하는 일들이 정해져 있다. 해야 할 것을 미루지 않고 지속적으로 점검, 기록하며 실행해나간다.

셋째, 고민하며 개선해 간다. 이들은 정체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성장을 꿈꾸기 때문에 부단히 고민한다. 같은 일을 반복하기보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생각하며 자신의 가치를 고려한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은 책을 읽고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긴다.

넷째, 작은 성공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이들은 처음부터 큰 성공을 맛보지 않았다.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고 보다 큰 도전을 이어간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이를 통해 배운다.

다섯째,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들이 바쁘더라도 남들의 부탁은 항상 최우선으로 지원한다. 이들은 혼자 잘한다고 성과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더 배우고 성과가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부단히 자신을 점검하고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한다. 갑질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직장에 매우 나쁜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들이다.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는 ‘올바른 인성과 가치관, 높은 전문성, 조직과 구성원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리더십, 지속적 성과를 창출하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은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주변의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된다. 높게 오르기는 쉽지 않다. 더 어려운 것은 높은 곳에서 내려와도 존경받는 사람이다. 이들은 작은 일에 감사하고 부단히 배우며,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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