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 나의 삶 4]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만들기

테마가 있는 글

2019.03.06

시계가 12시를 가리킨다. 점심시간이다. 직원들이 하나 둘 2층에 있는 식당으로 모여든다. 우리 민원실 직원들도 마지막 민원인에 대한 업무처리를 마치고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한다. 12시 15분. 식사를 마치고 내가 향하는 곳은 우리 법원 3층에 위치한 체력단련실이다.

체력단련실에 들어서자 먼저 온 A계장님이 열심히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을 시작하면 12시 20분이 된다. 늘 하던 나만의 운동 프로그램에 따라 먼저 몸풀기를 한다. 어깨를 좌우로 돌리고 목운동, 허리운동, 팔운동, 다음 다리운동으로 가볍게 다리를 모으고 굽혔다 폈다를 여러 회 반복한다. 길게 다리를 좌우로 벌리고 스트레칭을 한다. 어느 정도 몸이 풀리자 체력단련실 전면에 있는 풀업(턱걸이)기구에 매달려 턱걸이를 10회 정도 하면 팔이 묵직해진다. 이어서 타이머를 10분에 맞춰놓고 헬스용 스핀 자전거에 오른다. 자전거 페달을 밟고 조금 지나자 숨이 차오르고 땀이 배어 나온다. 몸이 어느 정도 풀리는 것 같다. 10분이 지나자 타이머의 알람이 울리고 다리가 뻐근해질 즈음 자전거에서 내려와 스쿼트를 시작한다. 내가 하는 스쿼트는 일반, 내로우, 와이드, 점프, 스모, 덤벨 스쿼트 6종류이다. 이 스쿼트 동작을 각 30회씩 마치면 다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단단해짐을 느낀다. 이어 윗몸일으키기를 40회, 20회, 20회, 20회 간격으로 100회를 채운다. 여기까지 하면 시계는 12시 45분쯤 된다. 5분 정도 상체운동을 위하여 프레스를 하면 12시 50분. 운동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남은 10분은 가볍게 샤워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끝나는 오후 1시에 자리에 돌아와 앉는다.

위 일련의 운동과정은 내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하는 운동의 내용이다. 점심시간 1시간이 짧다면 짧고 또 길다면 긴 시간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모두 자신의 몫이다.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친목을 다질 수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도, 산책을 할 수도, 또 나처럼 운동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점심시간 중 식사시간을 빼고 40분의 운동시간을 확보해 꾸준히 운동한다면 그 효과나 결과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좀 더 활기차고 밝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내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6월에 있었던 우리법원 산악회의 지리산 등반을 대비해 지난해 3월부터 체력단련실에서 체력운동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8시간 정도의 지리산 등산을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했고 그러한 체력 없이는 등산과정과 그 이후의 몸 상태가 너무 힘들어 질 것을 염려해서이다. 2015년 직장 동료들과의 광주 무등산 산행에서 고생을 해서인지 지리산 등산이 꽤나 신경 쓰였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그저 지치지 말고 완주하자는 생각으로 하체운동 위주로 가볍게 런닝머신을 뛰는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자 그렇게 시작한 체력운동이 지금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이렇게 일상생활로 자리매김하게 된 나만의 체력운동. 이 운동을 통해서 그동안 내가 느꼈던 점들을 나누고자 한다.

운동은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 체력운동은 축구, 테니스, 탁구 등 구기운동에 비하면 정말 재미없는 운동이다. 자신만의 성취감과 만족감 없이는 어려운 운동인 것 같다. 반면에 장점도 있다. 요즈음처럼 미세먼지가 굉장히 민감한 시기에 날씨 관계없이 실내에서 운동할 수 있으며 운동 상대 없이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맞추어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운동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다른 운동도 그렇지만 회사생활과 가정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에 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체력이 달려 회사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가사일을 도울 때에 조금만 힘들어도 짜증을 부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집안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체력이 있으면 일과 가정 모두 스트레스도 덜 받고, 힘든 일이 있어도 좀 여유롭게 이겨내는 것 같다.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고 할까. 아무튼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누구나 그렇지만 좋아하는 운동이 생기게 되면 일단 그 운동에 대해 알고 싶은 궁금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책도 찾아보게 되고 관련 동영상도 인터넷을 통해 찾게 된다. 나 역시 체력운동을 하게 되면서 헬스라는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몸짱 보디빌더처럼 몸을 만들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비슷하게는 되지 않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력운동을 통하여 생활에 리듬과 활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함이 필요하고 이 꾸준함은 루틴한 삶으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들 공직자의 삶이 어떻게 보면 규칙적이고 안정된 생활이다 보니 이러한 루틴한 삶을 살기에 적합한지도 모른다. 그러한 면에서 체력운동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환경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루틴한 일상을 사는 사람 중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가 있는데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달리기를 하고, 간단한 식사 후에 글을 쓰고, 오후에는 잠시 쉬다 저녁에는 음악을 듣는 일상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처럼 절대 무리하지 않고 일상의 루틴을 정확히 지켜나가는 것이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있는 비결이라고 그는 말한다.

물론 작가만이 아니라 많은 예술가도 본인만의 루틴으로 일상과 작업의 균형을 지켜오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잠깐이 아니라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잘해나기 위해서는 천부적인 재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일상 루틴’을 만들고 이를 철저하게 지켜나가는 ‘꾸준함’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다 보니 우리의 삶과 체력운동의 꾸준함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과 건강은 떼어놓으려고 해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이다. 삶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은 필수 조건이다. 건강한 삶을 유지시키는 길은 우리의 생활 속에 운동을 곁들여 넣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운동이 헬스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떠한 운동이라도 좋으니 자신만의 운동을 선택해서 일과 전이든 점심시간이든 퇴근 후의 시간이든 우리의 일상 중 일정한 시간에 넣어 놓고 꾸준히 그것을 유지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 될 것이며 더불어 오랜 시간 동안 지속시킨다면 건강하고 루틴한 삶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에 목표를 두고 기대치를 조금 낮추며 지속가능한 자신만의 운동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켜나가는 것. 이것이 우리의 삶을 지켜 줄 파수꾼이 될 것이다.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만들기, 오늘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김태진 참여관(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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