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 나의 삶3]중국 귀주성 자유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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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중국 귀주성 자유여행기

글. 도정애 사무관(법원도서관)

필자는 남편이 중국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매년 한 번 정도 자유여행을 다니는데, 그 햇수가 올해로 벌써 6년이 되어 간다. 시간 제약으로 매번 4박 5일 정도의 기간 동안 이동 방법, 숙박, 여행 루트 등을 준비하고 계획된 곳을 둘러봐야 하기에, 단체관광처럼 편안하고 여유롭지는 않지만, 남편의 중국 여행 노하우와 사전 인터넷 검색 덕분에 중국 현지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여행 정보를 얻어 매번 색다른 경험을 하곤 한다. 이 글에서는 2018년 3월에 다녀온 중국 남서부 내륙 지방인 구이저우성 내 몇 곳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구이저우 성 소개 및 여행 일정

중국대륙 남서부 내륙에 위치한 구이저우 성은 대표적인 카르스트지형의 아열대 기후를 보이는 지역으로 성도는 구이양시다.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만봉림과 마링하 계곡이 구이양 시에서 300km 이상 떨어져 있고, 아시아 최대의 폭포인 황과수 폭포도 150km 정도 떨어져 있어, 자유여행자들이 접근하기에 그렇게 만만치 않은 곳이다.

4박 5일간의 자유여행으로 입·출국하는 이틀을 제외하면, 실제 여행 일수가 3일에 지나지 않아 도착한 날 숙소를 이동이 신속하고 편리한 공항 내 호텔과 구이양 시내로 잡았다.

첫째 날 만봉림과 마링하 계곡은 비행기를 이용하고, 둘째 날의 황과수 폭포는 현지 버스 관광을 이용했으며, 마지막 날은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구이양 시내에 있는 검령산 공원을 둘러보았다.

산봉우리의 숲 - 만봉림

여행 첫날 여정인 만봉림과 마링하 계곡 두 곳의 관광은 하루 왕복 코스로는 시간이 부족하여 아침 7시에 출발하는 국내 항공편을 이용하여 씽이로 가서 만봉림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였다.

현지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도착하였을 때는 기대와는 달리 비가 오락가락하고 한기를 느낄 정도로 쌀쌀했다. 당초 계획은 만봉림 입구에서 천천히 걸으며 경치를 구경하려고 했으나 막상 도착하고 보니 예정 시간보다 많이 지체되었고, 걸어서 둘러보기에는 거리가 만만치 않아 다른 현지 관광객들과 함께 관람차를 타고 주요 포토존에 내려 경치를 감상했다. 눈 아래 펼쳐진 만봉림과 산 아래 꽃봉오리가 피기 시작한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동영상 촬영과 사진으로 추억을 담았다.

관광객 중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인이었다. 이따금씩 뿌려지는 가랑비와 드리워진 뿌연 안개 사이로 펼쳐진 수만 개의 봉우리를 바라보니 마치 선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의 장관에 감탄하면서 중국인들과의 어색한 감정은 어느새 바람에 실려 가듯 사라지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함께 느끼며 서로 사진도 찍어 주고, 중국인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약 3시간의 만봉림 관람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마링하 계곡을 가기 위해 만봉림 입구 주차장에서 마링하 계곡으로 가는 교통수단을 검색해 봤으나, 여행 비수기로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에 맞추기가 어려워 마링하 계곡을 향하던 발걸음을 돌렸다. 우리나라의 작은 지방 도시 정도인 씽이 시내를 둘러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는데, 지금도 당시 마링하 계곡을 가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남아있다.

동양 최대의 폭포 - 황과수 폭포

우리나라 면적의 약 44배에 달하는 중국은 국토가 넓으나 대중 교통시설이 우리에 비하면 열악하여, 이동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한 일종의 해결책으로 지역마다 관광버스 여행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어 우리도 가끔 버스를 이용해서 다녔다. 황과수 폭포는 구이양시에서 150km 이상 떨어져 있다. 풍경구 내에서의 이동이 도보로는 쉽지 않아 여행 출발 전 한국에서 사전 검색 후 위쳇을 통해 현지 여행사와 예약했다. 당일 집합 장소에 모여 중국 여행객들과 함께 황과수 폭포로 향했다.

그날 담당 가이드는 쓰촨성 출신이었는데 남편 얘기를 빌리자면, 쓰촨성 대지진으로 집을 잃고 구이양으로 이주하여 가이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일행 중 우리 부부가 유일한 외국인이었는데 우리를 중국 여행객에게 소개하고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를 짜 배려해 주었다. 그 덕분에 여행 내내 같이 다니면서 도움을 받았고, 남편의 통역을 통해서 그들의 관심사와 서로 간의 느낌에 대해 적지 않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황과수 폭포 풍경구는 중국 국가 지정 5A급 관광지로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하였다. 폭포는 황과수 폭포 외에 두포당 폭포, 천성교 등 여러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황과수 폭포는 아시아 최대의 대폭포로 우리 부부뿐만 아니라 중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도 경탄의 대상이었다. 산시성 서안에서 온 사촌지간인 3명의 여성과 상해에서 온 독신여성도 같이 폭포 주위에 펼쳐진 경치에 감탄했다. 외국인과 중국인이라기보다 함께 자연을 즐기면서 교감을 나누는 편안한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구이양 시민들의 휴식처 - 검령산 공원

구이양에서 마지막 날 시내에 있는 검령산 공원으로 향했다. 검령산 공원은 국가 지정 4A급 명승지로, 시내에서 약 1.5km 정도 떨어져 있다. 검령산을 중심으로 호수, 산책로와 공원 등이 함께 있어, 평소 구이양 시민들뿐만 아니라 현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들리는 대표적인 휴식처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갔던 날이 마침 주말이어서 공원은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원 숲속 원숭이들이 지나는 사람들을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던져주는 음식물이나 음료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먹고 시민들이 가지고 있던 음식물을 빼앗으려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공원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긴 도보 터널을 걸어서 이동해야 할 만큼 넓었고, 터널을 통과하여 정면에 펼쳐진 큰 호숫가 찻집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휴식을 즐겼다. 공원 서쪽 평지에서는 음악에 맞춰 단체로 대형 팽이를 돌리는 모습이 매우 신기했는데, 어릴 적 우리가 돌리던 팽이 놀이와는 다른 전신 운동으로 신체 단련 및 건강 증진의 역할이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광경을 보고 대륙의 규모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글을 마치며

남편과 중국 여행을 함께 하며 보고 느낀 것을 글로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막상 글로 표현하자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고, 빈약한 표현력으로 인해 전하고 자 하는 바가 퇴색되지 않을까, 글 읽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글쓰기를 부탁받아 용기 내어 미숙한 글 솜씨로 간단하게 여행기를 소개하였다.

남편이 새로운 여행지를 제안할 때면 부실한 체력 탓으로 일단 거부하거나 탐탁해 하지 않았지만, 따라나서다 보면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현지에서 낯선 이들과의 어색함도 있지만, 때로는 서로에 대한 친근함으로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이런 여행의 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행의 피곤함보다는 신기한 자연 경관과 특별한 경험을 마음 한편에 간직하곤 한다.

또한, 매년 중국을 다니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인들의 생활 의식과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우리를 능가하는 화장실 문화와 환경 보호를 위한 전기 자동차의 보급, 음식 값 지불 및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하물며 길거리에서 노점상 이용 시에도 현금보다는 간단한 스마트폰 결제가 오히려 일상화된 핀테크 우선 시스템 등을 보면서 이들의 잠재력과 급속한 변화를 실감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아직 경험을 못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인이 평소 가 보고 싶은 곳이나 주변 사람들이 권하는 곳으로 한 번 떠나 보시길 권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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