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들이] 2.7g 공에 열정 한가득 친목 다지고, 건강챙기고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탁구동호회

테마법원

2024.01.08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윤진희 실무관, 홍진국 판사, 조현우 실무관, 김원창 사무관

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탁구는 누구나 쉽게 도전하기 좋은 스포츠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탁구동호회는 매월 탁구대회를 진행하며, 친목 도모와 건강도 함께 책임지고 있다. 내년에는 타 지원과 탁구대회 여는 등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오늘 탁구동호회 회원들은 ‘나만의 펜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외출에 나섰다.

새해 카운트다운을 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4년이다. 지난해 못 이루었던 계획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전문가들은 목표를 이루려면 직접 노트에 구체적인 내용을 작성해 보라고 말한다. 휴대폰, 테블릿 등에 밀려 펜으로 기록하는 것이 둔해진 요즘. 나만의 펜을 만들어 새해 계획을 작성해 보면 어떨까. 탁구공에 담긴 뜨거운 열정으로 모인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탁구동호회(이하 탁구동호회) 회원 홍진국 판사, 김원창 사무관, 조현우 실무관, 윤진희 실무관이 ‘나만의 우드펜’을 만들기를 위해 특별한 나들이를 했다. 겨울비가 내려 이동이 불편했지만 나무 먼지가 날리는 목공작업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였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펜 만들기
우드펜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나무를 선택해야 한다. 볼펜심이 들어갈 수 있는 동관이 삽입된 월넛, 장미목, 단풍나무 중 원목을 골랐다. 볼펜은 트위스트 방식을 선택했다.
월넛과 장미목은 진한색이 중후함을 더 한다. 단풍나무는 밝은 색이지만 나무의 나이테가 두드러져 멋스러움을 더했다. 홍진국 판사와 윤진희 실무관은 장미목을, 조현우 실무관은 월넛을, 김원창 사무관은 단풍나무를 골랐다. 회원들이 직접 고른 원목은 나무 깎는 기계에 고정해 일정한 간격으로 나무를 동그랗게 깎아줬다. 가느다란 펜을 만들려면 좀 많이 깎고, 굵은 펜을 만들려면 조금만 다듬어 주면 된다. 윤진희 실무관은 중간에 문양을 넣었고 볼펜의 위아래 두께를 달리해 멋스러움을 더했다. 열정이 과했나 싶을 정도로 윤진희 실무관의 옷에는 톱밥이 여기저기 붙었다. 니트 티셔츠를 입고 왔기 때문. 하지만 나만의 볼펜을 만든다는 설렘이 컸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어느 정도 펜 모양을 만든 후에는 사포 작업이 이어진다. 거친 사포와 부드러운 사포를 사용해 나뭇결대로 문질러 준다. 사포 과정은 펜의 전반적인 두께와 모양을 잡아주는 중요한 작업이다. 매끄럽게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
홍진국 판사는 부인에게 선물할 우드펜을 만들었기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손에 잡히는 그립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사포질에 집중했다. 다른 회원과 달리 밝은 원목을 사용한 김원창 사무관은 사포질을 하면 할수록 나뭇결이 더욱 살아나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렇게 사포질까지 끝내고 코팅 왁스를 발라주면 우드펜은 거의 다 완성한 셈이다. 이제 볼펜심을 넣고 조립하는 공정만 남았다. 이 과정이 쉬운 것 같지만 마감을 하는 과정이라 가장 중요하다고 강사는 설명한다. 앞쪽 마개와 볼펜 중간 연결부위를 끼운다. 볼펜을 돌렸을 때 볼펜심이 완전히 나올 수 있게 꾹 눌러주고, 연결 부위 링을 끼워주고 볼펜 뒷부분도 막아주면 모양은 완성된다.나만의 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몸통 부분에 각인만 남았다. 김원창 사무관, 조현우 실무관, 윤진희 실무관은 자신의 이름을, 홍진국 판사는 부인의 이름을 새겼다. 탁구동호회 회원들은 세상의 단 하나뿐인 나만의 우드펜을 만들며 다가오는 2024년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새해엔 건강관리를 가장 우선으로

탁구동아리 회원들은 새해 계획으로 건강관리를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회장인 김원창 사무관은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면 외부 코치를 초빙해 레슨을 받고 외부대회도 참석해 실력을 더 쌓고 싶다고 전했다. 홍진국 판사는 새해에는 탁구동호회에 꾸준히 참여해 승리 팀에게 주어지는 상품을 최대한 많이 획득하고 싶다. 또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하면서 다양한 구성원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전했다. 더욱이 지난해 아빠가 된 홍진국 판사는 아이를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계획이기도 하다. 때문에 업무와 육아로 지친 와중에도 틈틈이 탁구동호회에 참여해 건강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다. 조현우 실무관은 실력이 조금 더 쌓인다면 타 법원과 대결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024년에는 조금 더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탁구를 잘 치든 못 치든 마산지원 내 직원이 다 함께 탁구를 즐길 수 있게 노력해보겠다고 전했다. 윤진희 실무관은 개인의 순위를 다투는 토너먼트 방식의 서열전과 정식 게임 외의 이벤트 매치를 관람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공부할 계획이다.

직원들과 가장 빨리 친해지는 스포츠
탁구동호회는 탁구를 사랑하고 친목을 다지기 원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모이고 있으며, 매월 탁구대회를 통해 친목과 건강을 챙기고 있다.
홍진국 판사는 탁구동호회에 가입한지 6개월 됐다. 마산이 타지라서 함께 운동할 친구나 지인들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탁구동호회 회장이었던 한지형 부장님의 권유로 가입하게 됐다. 김원창 사무관은 2022년 7월 1일에 마산지원으로 발령받고, 탁구동아리부터 찾았다. 그동안 여러 지원을 이동하면서도 꾸준히 탁구와 함께 해왔다.
새로운 법원에 와서 가장 빨리 직원들과 친해질 수 있는 스포츠는 단연 ‘탁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1년 전부터는 동호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특히 조현우 실무관은 탁구동호회에 애정과 열정이 각별하다. 지난해 7월부터는 동호회 총무를 맡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거절했지만 동료들과 재미있게 경기했던 기억과 동호회 도움이 되고 싶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탁구로 힐링하고 소통하며 업무 증진
이렇게 마산지원 사람들이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타지역 사람이 많아서다. 배석판사인 홍진국 판사는 업무이외에는 직원과 교류가 적었다. 탁구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법원에서 생활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조현우 실무관은 총무로서 경기하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고 전했다. 윤진희 실무관도 탁구공 경쾌한 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향후 신청사에 탁구장이 생기길 기대
친목도 중요하지만 승부의 스포츠인 만큼 실력도 중요하다. 많은 회원들이 빠른 시간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다. 홍진국 판사는 개인 라켓이 없이 공용 라켓을 이용해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동호회가 보유하고 있는 라켓의 러버가 지나치게 경화 돼 있어 부족한 실력이 도드라지기도 한다고. 조현우 실무관도 총무로서 경기 대진표를 직접 짜고 있는데, 회원들의 실력을 몰라 밸런스 있는 팀을 짜는 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동호회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은 마산지원 내 탁구장이 없다는 것이다. 회의가 없을 때 대회의실을 탁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회의나 교육이 있으면 탁구대를 해체하고 다시 설치하고를 반복하고 있다. 탁구동호회 회원들은 몇 년 후 새 청사 탁구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그날을 상상하며 오늘도 핑퐁은 계속된다.

Mini Interview

홍진국 판사
부인에게 선물하려고 열심히
만들었어요. 부인의 소망이 담긴
직함까지 같이 새겼어요.

윤진희 실무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비록 옷이
더러워졌지만 나만의 펜을 갖게
되어서 너무 행복해요.

김원창 사무관
밝은 나무를 선택해서
더욱 멋스러운 것 같아요.
의미 있는 선물이 된 것 같아요.

조현우 실무관
오래 사용할 것 같아요.
나만의 펜으로 2024년 계획을
잘 세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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