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 함께 보기] 서울북부지방법원

테마법원

2023.09.05

인생 영화 함께 보기_1

인생 영화 함께 보기 ㅣ 서울북부지방법원

글 장현자 판사

행복한 화가, 모드의 삶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
영화 <내 사랑>

장현자 판사가 추천하는 영화
내 사랑 (원제 : Maudie)
2017 아일랜드, 캐나다 / 드라마
116분｜12세 관람가

영화 <내 사랑>(원제 : Maudie)은 캐나다의 대표적인 민속 화가인 모드 캐서린 루이스(Maud Kathleen Lewis, 1903. 3. 7.~1970. 7. 30.)의 삶과 예술에 관한 영화다.
영화 <내 사랑>의 주인공 모드는 심하게 기울어진 어깨, 척추 만곡, 심하게 패인 턱 등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림과 음악을 좋아했던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그림을 가까이 할 수 있었다. 모드는 1937년에 에버렛과 만난 이후부터 죽기 전까지 캐나다의 노바스코샤에 있는 작은 집에서 가난하게 살았고, 평생 노바스코샤로부터 자동차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곳으로 여행을 떠난 적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죽은 후 그녀의 작품들은 전 세계로 여행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했고, 그녀의 소박하고 감동적인 삶은 수많은 논문, 소설, 연극, 영화의 주제가 되었다.

선천적 장애로 태어난 모드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모드는 어린 시절부터 장애를 이유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무시와 괴롭힘을 당해 왔고, 부모가 돌아가신 후 유일한 가족인 오빠는 상속받은 집을 임의로 처분하는 등 모드를 유기하였다. 그리고 모드는 평생 동안 변변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선천적 장애로 인한 관절염 등을 앓으며 심한 육체적 통증도 견뎌야 했다. 이러한 삶의 불행과 굴곡에도 모드는 키우던 닭을 잡아먹은 뒤 닭이 살아있던 시절을 기억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벽에 닭을 그렸고, 헛간 같았던 에버렛의 집을 정겹고 온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바꾸어 낸다. 모드는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던 꽃, 동물(고양이, 소, 사슴, 개), 집, 나무를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색상이나 형태로 단순화시켰고, 그러한 모드의 그림에서는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순수하고 활기찬 생명력 그리고 명랑함과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에버렛, 모드에게 사랑을 배우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다
고아로 자라 상처가 많았던 에버렛은 처음에는 모드를 개보다 더 못한 존재로 취급하면서 때리거나 괄시하기도 하였지만, 점차 모드로부터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나갔고, 그림을 향한 모드의 순수한 열정을 이해한 이후에는 모드가 그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에버렛은 “나는 왜 당신을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했을까.”라고 자책했지만, 모드는 그런 에버렛에게 “나는 사랑받았어.”라는 말을 건네고 죽는다. 그리고 모드는 에버렛과 만나기 전에 출산을 하였는데, 이모와 오빠가 모드 몰래 아기를 다른 부모에게 팔았고, 모드에게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드는 늘 죽은 아이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안고 살았는데, 한참 후에야 이모를 통해 아이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아이를 만나지 않았다.
모드는 아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보다는 자신과의 만남으로 인해 혹시라도 상처받거나 굴곡질 수 있는 아이의 미래를 더 소중하게 여겼고, 아이의 삶을 존중했던 것이다.
모드가 “내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 말했던 것처럼, 모드가 에버렛을 바꿔내고 자신이 낳은 아이를 만나지 않는 대단한 결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녀의 그림들을 통해 충분히 짐작하고 느낄 수 있다.
모드는 무한한 창작열의 원천이 무엇이냐는 산드라의 질문에, “그리고 싶으면 그리는 거에요. 나는 바라는 게 별로 없어요. 붓 한 자루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아요. 창문을 좋아해요. 창문 밖의 지나가는 새, 꿀벌은 매번 다르죠.” 라고 대답한다. 모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금의 시간에 감사해 하며 성실하게 대상을 바라보면서 공감하면서 대상의 존재감을 진정으로 느끼려 했고 그것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그렸다. 그러기에 우리는 모드의 그림에서 그지없는 행복함이나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정지인 행정관 | 별점 5 ★★★★★
노을 진 바다, 눈에 덮인 오두막, 수레를 끌고 가는 장면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잔잔하게 스며드는 영화이다. 무언가를 말하지 않아도 영화는 점점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며, 진정한 사랑을 만들어간다. 모드의 마지막 대사 “난 사랑받았어”는 삶의 마지막, 서로의 이별을 너무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왠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영화, 아직도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차하룡 행정관 | 별점 5 ★★★★★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 보내야 할 때, 내 인생 전부가 비로소 액자 속에 있었다.

임영진 실무관 | 별점 4 ★★★★
그녀에게 주어진 삶은 불행한 삶에 절망하지 않고 밝고 아름다움을 그려내 끝내 행복을 찾았던, 여류화가의 잔잔한 일대기가 감동적인 영화. 한글화된 제목에서 1점 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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