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투게더] 독서로 익어가는 품격의 향 책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

테마법원

2023.06.07

단체사진

청주지방법원 독서동호회
(앞쪽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 안현정 참여관, 안소연 사법보좌관, 김기수 실무관, 박상규 서기관

독서로 익어가는 품격의 향 책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

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청주지방법원 독서동호회는 ‘책 읽는 법원’을 만들기 위해 올해 3월 설립됐다. 독서동호회는 다양한 독서 모임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책 읽는 습관을 키우며 독서를 통한 보다 품격 있는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다. 꽃에는 저마다 향기가 있듯 사람도 저마다 향기가 다르다. 외형적으로는 화장품이나 향수를 통해 자신의 향기를 발산한다.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 제품이라고 다 좋은 향기가 아니다. 가까이 갈수록 좋은 향,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 할 수 있어야 더 좋은 향기다. 사람의 향기는 그 사람만의 품격을 드러내는 척도기도 하다.
청주지방법원 독서동호회는 책에서 얻은 품격 높은 향을 닮은 사람들이다. 초록이 진해지는 봄날, 안소연 사법보좌관, 안현정 참여관, 박상규 서기관, 김기수 실무관이 ‘나만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나만의 향수는 67가지 향수 중 메인을 고르고, 몇 가지 향을 조금씩 첨가하면자신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
향기는 그 사람을 표현한다고 했던가. 동호회 회원의 개성을 반영한 다양한 향수가 만들어졌다. 톡톡 튀는 이미지의 총무인 안현정 참여관은 상큼한 향으로, 동호회를 이끌어가는 회장인 안소연 사법보좌관은 원숙한 여성의 향기를 내뿜고 싶어 샤○계열로 메인 향을 골랐다. 젠틀한 이미지의 박상규 서기관은 메인 향을 맡고 고르는데 어려운 듯 보였으나 향수가 완성될수록 흥미를 더했고, 가족과 한 번 더 방문할 계획을 내비쳤다. 또 김기수 실무관은 부인의 생일 선물을 위한 향수를 만들었다. 부인의 이미지와 잘 맞는 포근하면서 은은한 비누 향으로 정했다. 이렇게 선택된 메인 향수는 자신이 선택한 향수병에 서브 향수와 함께 20%를 채우고, 80% 향수 베이스를 넣고 향수의 색을 입혀 자신만의 향수를 완성했다.

책 읽는 법원 콘셉트로 만들어진 동호회
품격 있는 향기를 자랑하는 청주지방법원 독서동호회는 올해 3월 초에 설립됐다. 올해 취임한 임병렬 법원장이 ‘책 읽는 법원’을 만들어 보고자 제안했고, 독서동호회를 설립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안소연 회장은 올해부터 동네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 생각을 나눈다는 것이 매우 신선하고 즐거웠기에 직장에서도 이런 모임을 꼭 해보고 싶었다. 이에 안소연 회장은 법원장님의 제안에 손을 번쩍 들어 독서동회를 만들게 됐다.
“손을 들긴 했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아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안현정 참여관의 열정과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안현정 참여관의 풍부한 아이디어와 추진력 덕분에 회원 모집부터 책 바자회, 여러 가지 세심한 지원이 가능했고 3개월여 만에 동호회가 자리 잡았어요.”
독서동호회 첫 모임은 본관동 9층 ‘하늘마당’에서 책 바자회를 열며 시작했다. 책 바자회는 회원들에게 책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함께 다과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안소연 회장은 책 바자회를 위해 기부할 책을 고르고, 구입할 책을 살펴보고, 동호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안내받고, 다른 회원과 어울려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매우 새롭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특히 책 한 권을 가지고 경쟁하는 모습, 원하던 책을 구입해 기뻐하는 직원들의 모습, 다과를 나누며 ‘어떤 책 골랐냐’고 서로 물어보는 모습들이 뿌듯하게 다가왔다. 책 바자회가 법원 가족 모두에게 반응이 좋아 앞으로는 연례행사로 3월과 9월에 개최할 계획이다.

독서동호회

독서모임을 통해 다양한 분야 책 섭렵
청주지방법원 독서동호회는 독서모임을 통해 서로 생각을 나누고, 독서 습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주요 활동은 독서모임이고, 큰 행사로는 책 바자회가 있다. 모임은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하고 있으며, 매월 4회 정도 진행하고 있다. 반기별로 일정과 진행할 도서를 미리 공지하고, 신청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30여 명의 전체 회원이 모두 모이는 독서모임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6명 이하의 작은 모임을 여러 개 개설했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다룰 수 있고, 회원들이 각자의 일정에 맞게 골라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모임을 한 후에는 진행자가 독서모임 기록을 정리해 참석자들에게 공유하고 그중 일부는 매월 청주지방법원 커뮤니티인 직지마을 동아리마당 소식지에 올리고 있다.
또 독서동호회의 특별함이 있다면, 회원을 각자의 닉네임으로 부른다는 것. 평소 부르는 호칭은 자유로운 의사 표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회원의 호응이 좋아 서로 닉네임을 부르며 모임을 진행하는 것이 이제는 무척 자연스러워졌다. 안소연 회장은 ‘스콘님’이라 불리고 있다. 삶의 즐거움을 찾고 있을 때, 독서동호회 활동을 시작한 안현정 참여관은 총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책 바자회 개최 아이디어도 내었을 뿐 아니라 탁월한 친화력으로 동호회 회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박상규 서기관과 김기수 실무관도 독서를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가입해 다양한 서적을 섭렵하고 있다. 이처럼 독서습관 형성에 관심이 높은 독서동호회 회원을 위해 ‘정오의 휴식’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법원 본관동 9층 멋진 뷰를 자랑하는 도서실에서 모임이 없는 점심시간에도 회원들은 혼자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
독서동호회의 다양한 활동 덕분인지 회원들 모두 책을 접하는 시간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김기수 실무관은 업무 중 쉬는 시간이나 퇴근 후 대부분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독서동호회 가입 후 항상 곁에 책을 두고 수시로 펼쳐보고 있다. 박상규 서기관도 한가한 시간에는 컴퓨터와 휴대폰을 보곤 했는데, 이제는 책을 옆에 두고 조금씩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하게 됐고 벌써 두 권째 책을 읽어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안현정 총무 역시 책을 가까이하고, 책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안소연 회장은 상반기 독서모임의 진행을 맡고 있어 매월 최소 네 권씩 읽고 있어 가장 큰 수확으로 꼽고 있다.
김기수 실무관은 독서모임을 통해 “같은 책을 읽고도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타인을 발견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며 “앞으로 독서를 넘어 내 생각을 좀 더 자유롭고 풍부하게 말하게 되기를 바라고 자기개발 등 삶의 여러 부분을 조화롭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독서동호회 법원 가족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독서동호회 회원들은 그동안 읽은 책 중 법원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안소연 회장은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꼽았다. 잔잔한 스토리인데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변화하는 모습이 내 이야기, 우리 이야기 같기 때문이다. 흥미진진한 그런 건 없지만 글 한 자락 한 자락이 가슴에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김기수 실무관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피터 자이한의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를 추천했다.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책이다. 저자는 인간뿐만 아닌 모든 생명체가 유전자의 복제 욕구를 수행하는 생존 기계이며, 자기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존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는 2017년에 쓰인 책이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측했다는 점에 흥미를 느껴 읽게 됐다. 안현정 총무는 법원도서관 추천 도서 중 하나인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어 볼 것을 추천했다.

동네책방 투어 등 독서 목표 달성 도울 것
앞으로 독서동호회는 동네책방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안소연 회장은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기 전부터 동네책방에 가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 동네책방의 장점은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방 주인의 큐레이션에 따라 진열된 책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청주에도 몇몇 입소문 난 곳들이 있어 조만간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
또 점심시간을 활용해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진지하게 길게 이야기 나눠 보기 쉽지 않았다. 하반기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저녁 모임도 개설하고 독서모임에서 진행한 책들을 간접적으로라도 접할 수 있도록 청주지방법원 커뮤니티인 직지마을 동아리마당 소식지에 좀 더 풍성하게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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