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해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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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해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 의성지원 직원들

2020.12.04

의성지원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의성지원 직원들

하고 싶은 일을 멈추고, 보고 싶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최대한 자제하며 지낸 올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 아직 못다 한 소망들은 내년 계획에 실어 보내며 의성지원 직원들과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글. 노초롱 + 사진. 홍승진

아쉬움 속에서 얻은 수확
새해 첫 날에는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참 많았다. 잠시만 멈추면 될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한 해를 모두 잠식해 버린 사이 어느덧 마지막 달을 맞이한 우리들. 의성지원 직원들에게도 올해는 아쉬움이 부쩍 큰 한 해로 남았을 터. 석고방향제를 만들면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물어보자, 활동 제약이 많았음에도 그 안에서 나름대로 보람찬 성과를 이뤘다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정봉근 실무관에게 그것은 ‘운전’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야외 활동을 못해서 아쉬움이 많지만, 그래도 올해 제가 운전을 하게 됐다는 사실이 남다른 한 해였어요. 사실 면허증은 있지만 운전을 제대로 해보진 못했거든요. 집이 상주인데, 의성까지 바로 오는 교통수단이 없으니까 불편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직은 초보 운전이어도 제가 다른 사람을 태우고 운전한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틈틈이 아버지께 운전을 배운 터라 얼마 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문경새재에도 다녀왔다는 정봉근 실무관. 원래 수영을 배우고 싶었는데 수영 대신 운전을 익힌 한 해가 됐다고 한다.
손경헌 실무관은 코로나19로 집 밖으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속에서 가족들과 자연친화적인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말한다.
“고향이 의성이라 지난해 2월, 대구고등법원에서 의성지원으로 오면서 가족들과 주택으로 이사를 했어요. 코로나19로 아파트에 갇혀 있어야 했을 텐데, 주택에 살다 보니 그렇게 답답하지는 않더라고요. 밖에서 강아지 키우면서 농사짓는 풍경도 보고, 사계절을 느끼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이어 김인구 참여관은 뜻밖의 다이어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올해는 여행도 못 가고, 진짜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동안 법원 뒤 헬스장에 다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6개월 동안 문을 닫았거든요. 그래서 밤에 두 시간씩 걸었더니 두 달 동안 8kg 가까이 살이 빠진 거예요. 오히려 걸으면서 전화위복의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경주나 진주에서 열리는 걷기 대회에 출전해볼까 합니다.”
코로나19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다고 생각했는데, 찬찬히 돌이켜보니 이렇듯 모두가 그 안에서도 다양한 노력과 시도를 하고, 즐거움을 찾으며 부단히 일상을 이어왔다. 계획하지 않은 일에서 얻은 뜻밖의 성과는 어쩌면 그래서 더 가치 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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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함께해준 사람들
의성지원 직원들은 처음 보는 석고방향제 재료들을 보며 당황한 기색도 잠시, 이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설명서에 따라 충실히 이어나갔다. 만드는 과정 내내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의성지원 직원들의 남다른 친분이 더해졌기 때문이었다.
“올해 초에 공경민 실무관이 의성지원에 왔는데, 나이도 비슷한 데다 등기소 업무를 같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습니다. 옆에서 업무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챙겨주고 배려해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손경헌 실무관의 이야기에 멋쩍은 듯 웃음 짓던 공경민 실무관도 덕분에 의성지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말을 이었다.
“저도 손경헌 실무관과 등기 업무를 같이 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편한 점이 많아요. 그리고 의성지원에 와서 새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거든요. 운동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거라 아직 큰 재미는 못 느끼고 있지만, 함께 어울리면서 친해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못지않게 이번에는 정봉근 실무관과 이슬기 판사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동안에는 재판부 판사님과 실이 달라 가까워질 계기가 없었는데, 우리 담당 판사님과 올해 많이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올해 처음 한 업무에 대해서도 잘 알려주시고, 실수를 해도 따뜻하게 보듬어주셔서 늘 감사했습니다.”
이슬기 판사 또한 “괜스레 불편하진 않을까 되레 배려 아닌 배려를 했었는데, 오늘 실무관님 얘기를 들어보니 앞으로 좀 더 가깝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의성지원에서 어느덧 3년째 근무 중이라는 김인구 참여관은 의성지원에 오래 있다 보니 실무관님들은 계속 바뀌는데, 막상 대구에서 출퇴근하느라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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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남겨두기로, 대신 다시 시작되는 내년에 대한 기대가 있으니 말이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보겠다는 정봉근 실무관부터 골프의 재미를 찾아보겠다는 공경민 실무관. 손경헌 실무관과 김인구 참여관은 소소하게마나 여행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딸이 셋인데,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 딸과의 여행을 계획중입니다. 기차 여행이나 캠핑 여행을 준비해서 추억을 쌓고 싶습니다.”
손경헌 실무관에 이어 김인구 참여관도 덧붙인다.
“저도 올해 가족 여행을 하지 못한 게 내내 아쉬웠는데, 내년에는 육아 휴직을 하고 제주도에라도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이슬기 판사는 “내년에 의성을 떠날 수도 있지만 만약 더 있게 된다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의성의 멋진 곳에 찾아 가보고 싶다”며 “고운사 템플스테이”를 꼽았다.
이야기를 마치자 어느새 석고방향제가 완성됐다. 크리스마스 소품 모양으로 잘 빠진 석고방향제를 예쁘게 포장하며 직원들은 어디에 놓을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은 코로나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지만, 올해를 보내고 새해가 시작되면 달라진 일상을 맞이할 수 있기를. 어려운 시국에서도 가족, 동료와 함께 잘 버텨냈으니 내년에는 활기찬 시작을 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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