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 X 법원을 찾아서] 담장 허물고 국민에게 더 가까이 돌하르방 닮은 든든한 지킴이 제주지방법원

테마법원

2024.05.08

(왼쪽부터) 김수일 법원장, 고하나 속기사, 송은 실무관, 고경수 형사과장, 구진실 참여관, 이황선 판사

제주지방법원은 1896년 ‘제주재판소’로 개원한 이래 제주도 전역을 관할하고 있다. 현재 광주고등법원 제주원외재판부 및 서귀포시법원·등기소를 포함해 법관 37명, 재판연구원 2명, 일반직 공무원 등 206명, 공무직 등 22명으로 총 267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2022년 2월 21일, 4·3사건 재심 전담 재판부를 신설해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계절의 여왕 5월, 제주는 더욱 눈부시다. 유채꽃밭과 에메랄드 쪽빛 바다. 제주도 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과 산기슭에 솟아 오른 크고 작은 오름과 해안에 펼쳐진 주상절리. 공항 주변 야자수 군락지는 제주의 이국적 풍경을 더한다.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시내로 들어오면 제주지방법원이 있다. 전국 대부분 법원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제주지방법원은 더욱 특별하다. 정문에는 돌하르방이 방문객을 반기고 있고, 귤나무와 야자수로 둘러싸인 조경은 마치 휴양지인 듯 착각하게 만든다. 특히 2008년에는 도민에게 다가가는 사업으로 법원 담장을 허물고 법원올레(‘올레’는 제주어로 집에 다다르는 좁은 길의 의미)를 조성해 인근 주민과 민원인 및 직원들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여기에 법원 옥상은 직원들에게 또 다른 보석 같은 공간이다.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한라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시면 잠시나마 업무의 고단함을 잊게 해준다.

법원 별관 증축 추진 2026년 준공 목표로
천혜의 자연과 가까운 아름다운 청사지만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1999년에 신축한 24년 된 오래된 건물이다. 또 제주 지역의 지속적인 인구와 사건 증가 및 이에 따른 인력의 증원 등으로 사무공간과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해졌다. 이에 2020년부터 별관 신축 형태의 증축을 추진 중이며, 2024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제주지방법원은 1896년 ‘제주재판소’로 개원한 이래 제주도 전역을 관할하고 있다. 관내에는 본원과 1개 시 법원 및 1개 등기소를 두고 있다(제주지방법원, 서귀포시법원·등기소). 제주 전 지역(제주시 및 서귀포시)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관할하는 1심법원으로서 지역민 67만3,665(2024. 2. 기준)명에게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광주고등법원 제주원외재판부 및 서귀포시법원·등기소를 포함해 법관 37명, 재판연구원 2명, 일반직 공무원 등 206명, 공무직 등 22명으로 총 267명이 근무하고 있다. 섬이라는 제주 지역 특성상 법관을 제외한 대부분 법원사람들의 연고지가 제주라서 10년~20년 이상 장기 근무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4·3사건 재심 전담 재판부 신설
출장 재판 진행하며 적법·신속하게 처리
특히 제주의 가슴 아픈 역사 회복을 위해 제주지방법원은 2022년 2월 21일 4·3사건 재심 전담 재판부를 신설해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돕고 있다. 이는 2021년 3월 23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전부 개정(2021. 6. 24. 시행)으로 제주 4·3사건에 대한 특별재심 및 직권재심을 도입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2월에는 거동이 불편한 재심당사자를 위해 부산을 직접 찾아 동아대 모의법정에서 출장 재판을 진행하며, 재심 사건 등을 적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의회 및 대민 복지 관련 활동

사회적 약자 우선지원 창구 운영
법원 직원과 시민 대표로 구성된 협의회 활동으로 대민 복지에도 힘쓰고 있다. 법관과 제주지방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 전원을 구성된 ‘소송절차 개선 협의회’는 2014년부터 연 1~2회 개최하며 재판운영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법원과 변호사들 사이의 건의사항을 논의하고 적정한 증거채부의 기준 마련, 법정언행 개선 등 제반 재판절차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직렬, 직급의 법원직원으로 구성된 사법서비스개선협의회도 민원서비스 및 업무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상·하반기 각 1회에 걸쳐 민원서비스 향상 및 업무환경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시민 대표들로 구성된 시민사법참여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간담회, 시민사법참여위원들의 법정 및 민원업무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재판 및 업무처리 과정의 적정성, 개선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또 이를 재판절차 및 사법행정사무에 반영하여 사법신뢰를 제고하고 국민의 편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년 장애인 단체 및 여성 단체 등 사회적 약자 관련 단체를 초정해 법원 견학 및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3년도에는 다문화가정 지원 기관(국제가정문화원)과 이주 여성을 법원으로 초정해 법원 소개, 재판방청, 법관과의 대화 등 시간을 가지며 사법체계의 이해를 높이고 실질적인 사법지원을 제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2020년부터 사회적 약자(장애인, 외국인 등)의 사법절차를 이용함에 불편함이 없도록 ‘우선지원 창구’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법원 이해 높이고 미래 법조인 양성
법원 견학 행사, 청소년 로스쿨 운영
무엇보다 제주지방법원은 법원 견학, 청소년 로스쿨 등을 운영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열린 법원을 구현하고 있다. 법원 견학에서는 사법부 소개, 동영상 시청, 법정소개 및 재판방청, 판사와의 대화시간 등 프로그램을 통해 법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법원 견학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상시 접수가 가능하며, 2023년도에는 법원견학 프로그램이 총 32회 인기리에 진행했다. 이와 함께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의 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미래 법조인 양성을 위해 ‘제주 청소년 로스쿨’도 진행하고 있다.
2016년터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주법학전문대학원, 사회적 협동조합 제주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제주 청소년 로스쿨’은 상·하반기 각 2회씩 연 4회 열리며, 기초 법률교육, 법원견학, 판사와의 대화, 모의재판, 수료식 등이 진행되고 있다.

농촌사랑 실천, 1사1촌 자매결연
삼다봉사단 운영 통해 봉사활동
지역민에게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촌사랑운동의 일환으로 자매결연한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를 매년 방문해 격려물품 전달 및 자연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에는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한 가파도에 법원 가족 희망자도 함께 참여해 가족 간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지역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제주지방법원을 만들기 위해 2007년 결성된 삼다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삼다봉사단은 제주지역 사회적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시설 등을 방문해 기부물품 전달 및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4년 1월 11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소재 복지시설인 ‘아가의 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더욱 활발히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활발한 동아리나 모임 등 소통 화합하는 분위기
지역민과 함께하는 제주지방법원은 지역 특성상 법원 가족 대부분이 제주도민으로 오랫동안 함께 근무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다. 배드민턴, 테니스, 마라톤, 축구, 요가 등 12개의 동호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산사랑회 및 영주문화회 등은 동호회 합동 주관으로 법원 가족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한라산 등반, 올레길 걷기, 추자도 자연정화 활동 및 탐방, 가파도 자연정화 활동 및 탐방 등 전체 직원 간의 친목을 도모하며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구성원 간 화합의 자리나 타 기관과의 교류 행사가 전무했었다. 코로나19 회복 후 매월 법원장, 국장이 생일을 맞이한 직원과의 차담의 시간을 갖고 소통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2019년 이후 중단됐던 송년의 밤 행사도 2023년에 다시 개최했다. 제주지방법원 구성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각종 게임 및 경품추첨 등을 진행하며 구성원 간 단합과 우애를 돈독히 하는 시간이 됐다.
그 외 2023년에는 건강관리보험공단의 건강 관련 강의(대사증후군의 이해 및 관리), 유성호 법의학자 및 김은석 교수의 인문학 강의 등을 진행하며 직원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인문학적 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2024년 3월 15일에는 제주소방서를 직접 방문해 소방안전체험교육을 받으며 소방관들의 노고를 알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앞으로도 제주지방법원은 구성원 간의 화합 행사나 다른 유관기관과 교류를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INTERVIEW
가심 소곱에 혼디 근무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는 법원

제주지방법원장 김수일

마당을 들어서면 큰 돌하르방이 벵삭이 웃고, 야자수, 후피향나무, 생달나무, 조록나무, 먼나무, 담팔수, 좀굴거리나무, 감탕나무 등이 울창한 올레길이 있는 숲이 첫눈에 들어오는 법원,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법원, 바로 이곳, 아름다운 제주지방법원은 누구라도 가심 소곱에 한 번은 혼디 근무하고 싶어 하는 소망을 품고 있는 법원입니다.
저도 이곳에 법원장으로 부임한 지 어느덧 1년 이상이 지났습니다. 시간은 찰나와 같다고는 하지만 제주는 아름다운 만큼 시간도 더 빠르게 지나가나 봅니다. 우리 법원은 마음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성품과 실력도 요망진 법원 가족들이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며, 사법부를 향해 도르멍 오시는 국민들을 위하여 헌신한다는 마음으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의 급격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른 과중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원은 인력과 공간의 부족함을 극복하고 원활한 재판업무와 사법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법정에 그림을 설치하여 법정의 분위기를 또하게 바꾸고, 청소년로스쿨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법률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재판장과 참여관 사이의 간담회를 통하여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한 협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의 가슴 아픈 현대사에 기인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4·3 재심사건, 형사보상, 가족관계등록 등 사건의 적정하고도 신속한 처리를 통해 국민화합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편, 협소한 청사문제 해결을 위한 소요 예산을 모두 확보하여 올해 하반기에는 별관 신축 공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별관이 완공되면 쾌적한 환경에서 국민들에게 좀 더 만족적인 사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재판이 건전한 상식에 기초를 두고 신속하고 정의롭게 이루어지도록, 또한 법원을 찾는 사람들이 모두 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절차적, 실체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공평하면서도 부드럽게, 밝고도 바르게, 세상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있는 법원(나태주 시인의 ‘제주법원’ 중에서)인 우리 법원의 구성원들은 모두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트이고,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도 밝게 빛나는 강물’처럼 서로에게 물길이자 빛나는 사이로 존중하고 화합하며 행복한 법원생활을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느영나영 손심엉 고치글라.✽

✽이 글에서 일부 말은 제주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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