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들이] 새봄맞이 봄꽃으로 ‘활짝’ 힐링을 선물하다

테마법원

2024.03.05

‘블라썸’은 울산지방법원 꽃꽂이 동호회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1년 전 만들어졌다. 회원들은 항상 화초와 함께하며 새로운 꽃과 나무의 이름을 배우고 있다. 화병 꽃꽂이, 오아시스 꽃꽂이, 꽃다발 만들기,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등 다양한 꽃꽂이 활동을 통해 법원 가족에게 힐링을 선물하고 있다.

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봄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 꽃망울이 하나둘 피어오를 준비가 한창이다. 봄의 시작을 가장 빨리 알려주는 것이 바로 봄꽃들이다. 오늘은 꽃보다 예쁜 그녀들, 울산지방법원 꽃꽂이 동호회(이하 꽃꽂이 동호회) 블라썸이 꽃꽂이 실습에 나섰다. 그동안 법원 내부에서만 동호회 활동을 진행하다 법원 근처 화원에서 화병 꽃꽂이 체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회장인 강경숙 부장판사를 비롯해 총무 황혜림 행정관, 손숙희 행정관, 서선영 행정관, 김선화 실무관이 따뜻한 봄날 특별한 외출에 나섰다.

꽃을 이해하기 쉽고 가장 건강한 화병 꽃꽂이
화병 꽃꽂이는 가장 건강한 꽃꽂이 중 하나다. 꽃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화병 꽃꽂이는 격자무늬 기법, 화병에 작은 돌멩이를 넣고 그 사이에 고정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오늘의 꽃꽂이는 화병에 작은 돌멩이를 넣어 꽃을 고정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꽃꽂이에 사용될 꽃은 설유화, 유칼립투스, 3월의 꽃 튤립, 거베라, 부케로 많이 사용되는 맨스필드파크 장미, 생명력이 긴 카네이션,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까지 봄을 대표하는 꽃들을 선택했다. 당일 새벽시장에서 직접 공수된 싱싱한 꽃이 준비됐다. 특히 설유화는 꽃꽂이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꽃꽂이에 있어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한다. 다른 꽃을 더욱 빛나게도 하고 단독으로 꽂아도 멋스럽게 오래 볼 수 있다. 김선화 실무관은 설유화가 너무 예뻐 꽃꽂이 이외로 한 단을 더 구입하기도 했다.
코알라 밥으로 유명한 유칼립투스도 무심한 듯 한 줄기 꽂아 두어도 인테리어 효과가 높다. 이번 꽃꽂이 꽃 중 카네이션은 생명력이 가장 강하다. 다만 스스로 예쁘게 꽃을 피울 수 없어 손으로 마사지를 해서 모양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꽃꽂이의 주인공(?)격 장미는 회원들의 마음을 더욱 ‘러블리’ 하게 만들었다. 맨스필드파크 장미는 주로 웨딩부케와 프로포즈용 꽃다발로 사용된다. 핑크색과 크림색 꽃잎으로 동글한 모양이 더욱 매력적이다. 체험행사를 진행한 강사는 “화원에서 꽃을 구입할 때는 지금처럼 꽃잎이 뽀얗게 붙어 있지 않다”며 “더러운 꽃잎이 붙어 있는 것이 싱싱한 것이며 꽃잎을 하나씩 떼어 정리하면 좋은 꽃이 된다”고 도매시장에서 꽃 구입 요령을 알려줬다.

내 마음대로 스케치한 화병 꽃꽂이
먼저 화병의 담긴 물 높이에 맞추어 가시와 잎을 제거하고 줄기를 절단한다. 절단면은 물을 많이 흡수할 수 있도록 사선으로 커팅한다. 꽃은 약하기도 하지만 강하기도 하다. 꽃마다 견딜 수 있는 강도도 제각각이다. 그러기에 꽃의 마디와 마디는 잘 부러지니 조심해서 만져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꽃꽂이 순서는 전 세계 불문으로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그린 소재 꽃을 꽂는다. 그린 소재는 다른 꽃에 비해 강하기 때문이다. 또 그린 소재가 화병 물 밑에 자갈과 같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그린 꽃 사이로 꽂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 소재를 먼저 넣어 화병 꽃꽂이 스케치를 시작하면 좋다. 만약 그린 소재 꽃을 마지막에 꽂으면 꽃들이 스크래치가 나기에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꽃꽂이 꽃은 맥스플라워다. 맥스플라워는 얼굴이 크고 꽃잎 수가 많은 것을 말한다. 이번 꽃꽂이에서는 카네이션이다. 그다음엔 튤립, 거베라 등을 빈 공간에 차례로 채우면 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꽃꽂이 규칙들이 있지만, 정확한 틀에 구속받지 않고 내 마음대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꽃꽂이가 진행됐다. 회원들은 강사의 말대로 가지를 정리하고 유칼립투스, 설유화를 화병에 꽂아갔다. 가장 먼저 꽃꽂이를 마친 손숙희 행정관은 꽃다발 기법으로 꽃을 모아 화병에 꽂았다. 다른 회원보다 속도는 빨랐지만 결과물은 훌륭했다. 맨스필드파크 장미와 튤립은 같은 종류끼리 모아 강조했고, 바깥쪽에는 설유화로 장식해 주목도를 높였다. 서선영 행정관은 튤립과 거베라 등 큰 꽃을 가운데 두어 풍성함을 자랑하고 바깥에 유칼립투스와 설유화를 꽂아 안정감을 높였다. 이와 반대로 황혜림 행정관은 설유화와 유칼립투스를 가운데에, 장미와 튤립, 카네이션 등의 꽃은 바깥쪽으로 배치해 세련미를 강조했다. 김선화 실무관도 설유화를 가운데 넣어 길게 뻗게 하고, 튤립과 거베라 길이를 다르게 해 꽃마다 특징을 강조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인 강경숙 부장판사는 거베라와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를 가장 길게 꽃꽂이하고 튤립을 바깥쪽에 배치해 봄의 향기를 더욱 빛나게 했다. 김선화 실무관은 꽃꽂이 수업 내내 꽃에 대한 궁금점을 질문했고, 더 많은 지식을 얻고 싶어 개인 레슨을 신청하기도 했다. 꽃꽂이 수업 동안 회원들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회원들의 얼굴은 처음 보았을 때보다 꽃보다 더 환하게 피어 있었다.

새로운 꽃들과 함께한 시간
사람의 얼굴을 꽃처럼 피게 만드는 꽃꽂이 동호회는 1년 전 꽃을 사랑하는 분들의 제안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햇병아리 동호회다. 꽃꽂이 동호회는 늘 식물과 함께하고 새로운 꽃과 나무의 이름을 배우고 있다. 회장인 강경숙 부장판사는 “법원 구성원의 업무가 사람 사이의 분쟁과 관련된 경우가 많은데,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과 나뭇가지들을 만지고 느끼는 힐링 모임”이라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점심시간을 이용해 법원 내에 강사를 초빙해 꽃을 만지고 다듬고, 화병 꽃꽂이, 오아시스 꽃꽂이, 꽃다발 만들기,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등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꽃은 힐링이고 친구와 같은 존재
이번 꽃꽂이 체험에 참여한 동호회 회원들은 회장인 강경숙 부장판사를 비롯해 창립멤버다. 총무인 황혜림 행정관은 꽃꽂이 동호회 창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녀 학교 행사 중 ‘학부모 참여 수업’의 일환으로 꽃꽂이 수업에 참여해 너무 좋았다. 그 경험을 법원 가족에게 전달하고 싶어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했고,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 동호회를 만들었다.
손숙희 행정관과 서선영 행정관은 집안일과 법원 일로 바쁘다 보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 꽃을 가까이할 기회가 없었다. 의도적으로 스트레스 해소와 나만의 힐링 타임으로 만들기 위해 꽃꽂이에 참여하고 있다. 김선화 실무관은 꽃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동호회 가입 전부터 취미 생활로 꽃꽂이 강의를 받으려 다녔고, 법원에 동호회가 생긴다고 하여 바로 참가했다. 이렇게 회원들에게 꽃은 힐링이고,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됐다. 황혜림 행정관은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직장인으로서 삶을 사느라 스스로를 돌아볼 여력이 없었다. 꽃꽂이하면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손숙희 행정관도 처음에는 꽃을 다루는 것이 부담되었지만, 여러 종류의 꽃들이 작품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
김선화 실무관도 동호회 활동을 하며 차분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서선영 행정관은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 내가 만든 작품을 보며 만족감,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꽃을 좋아하는 직원들과 친목을 도모하고 취미를 공유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활력을 높이고, 긍정의 힘을 선물
무엇보다 꽃꽂이 동호회의 장점은 계절마다 수업하는 꽃과 소재가 바뀌니 매번 새로운 식물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꽃과 식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손숙희 행정관은 꽃이나 식물을 보면 한 번 더 되돌아와서 보는 버릇까지 생겼다. 또 배워야 하는 식물도 다양해지니 수업하면 할수록 꽃은 어려운 것 같다고 김선화 실무관은 아주 작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총무인 황혜림 행정관은 매달 수업에 사용할 꽃을 구매하기도 하고, 법원까지 배달하며 주기적으로 생화를 볼 수 있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생화의 지속 시간이 일주일 정도에 불과하다. 매일 물을 갈아주고 눈길을 줄 반려 꽃이 있음에 일상생활에 활력과 생기를 더해 주며 ‘긍정의 힘’을 선물 받고 있다. 또 나이가 들수록 남성 호르몬이 나온다는데, 꽃과 함께하는 동안은 에스트로겐이 좀 더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선화 실무관은 꽃을 좋아해 꽃꽂이 개인 수업도 듣고 있다.

법원 내 꽃꽂이 작품 전시회가 목표
동호회 회원들은 지난 5월 ‘플라워박스’를 만들어 부모님께 선물해 드렸던 것과, 12월에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어 연말 분위기를 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꼽았다. 손숙희 행정관은 나를 위한 행복한 시간을 만들었다는 뿌듯함, 익숙하지 않아 어색한 것도 한번 시도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직원들과의 좋은 추억을 1년간 동호회 활동의 소회를 전했다. 황혜림 행정관은 창단멤버이자 총무로서 애정을 갖고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리더십과 책임감을 배워가고 있다. 또 매번 활동마다 즐겁게 작품 활동을 해주는 동호회 회원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김선화 실무관은 동호회 활동을 통해 정기적으로 만나서 인사도 하고, 공통 관심사로 대화의 주제도 다양해지니 사람들과 교류하기에 좀 수월하게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서선영 행정관은 동호회 활동으로 가장 크게 얻어지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적 안정감, 꽃에 대한 지식, 창의성, 관심이 같은 직원들과의 돈독함이라고 전했다.
2024년 꽃꽂이 동호회 회원들의 계획은 동호회 수업에 개근하고, 지역 축제에 참여해 꽃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릴 생각이다. 손숙희 행정관과 서선영 행정관은 울산대공원 장미 축제, 태화강국가정원, 슬도 유채꽃밭, 작천정 벚꽃길, 부산 동백섬, 양산통도사 매화, 포항 호미곶 유채꽃밭, 경주 대릉원 주변에 방문할 생각이다. 또 꽃뿐 아니라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는 전반적인 것을 배울 계획이다. 총무인 황혜림 행정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물가가 안정되면서 한정된 예산이지만 좀 더 풍성하고 다양한 꽃들로 수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또 개인적으로는 올해 세운 세 가지 목표를 위해 ‘더 노력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회장인 강경숙 부장판사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다양한 수업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회원 인원이 제한적이지만 더 많은 분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법원 로비 등에서 작품 전시회를 하는 것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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