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처제를 성폭행한 형부. 그로 인해 출산한 아들을 숨지게 한 처제. 판결의 결과는?

최신판례

2017.07.13

[대법원 2017도6914]

▣ 사안의 내용 및 소송 경과

■ 사안의 내용

● 피고인들은 형부와 처제 사이로, 피고인 한○○는 피고인 모○○으로부터 19세 무렵부터 성폭행을 당하여 낙태를 하였다가 2013. 12.경부터 모○○(당시 만 2세, 이하 피해아동) 등 3명의 자녀를 연달아 출산하였음

● 피고인 한○○는 지적수준이 다소 낮은 상태(지적장애)로 피고인 모○○의 잦은 성폭행과 그로 인한 낙태 및 연이은 출산으로 우울증 등을 앓게 되었고, 이처럼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2016. 3. 15. 오전 피해아동을 학대한 후 같은 날 오후 어린이집에서 귀가한 피해아동을 훈계하던 중 피해아동이 소리치며 반항하면서 거실에 눕자 평소 피해아동을 미워하던 감정이 폭발하여 피해아동의 복부를 발고 걷어차거나 짓밟아 숨지게 하였음

● 피고인 모○○은 2008. 8.경부터 2013. 2.경까지 3회에 걸쳐 처제인 한○○를 강간하고, 피해아동 등 자신의 자녀 3명을 학대하였음

■ 소송 경과

● 제1심 : 모두 유죄(피고인 한○○ : 징역 4년 및 이수명령, 피고인 모○○ : 징역 8년 및 6월, 이수명령)

● 원심 : 증거능력 관련 직권파기 → 유죄(피고인 한○○ : 징역 4년 및 이수명령, 피고인 모○○ : 징역 8년 및 이수명령), 일부 무죄[피고인 모○○의 아동복지법(아동학대)위반의 점]

-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ㆍ종류ㆍ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9867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도734 판결 등 참조).

▪ 피고인 한○○는 형부인 모○○의 강요로 성관계를 맺어 피해아동을 출산하는 등 평소 피해아동을 미워하는 마음이 커져가던 중 자신에게 짜증을 부리는 피해아동을 보고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여 이 사건 살인 범행에 이르렀고, 거실에 엎드려 있던 피해아동의 허리를 밟은 후 피해아동의 복부를 오른발로 강하게 걷어차거나 복부를 3회 힘껏 밟았는데, 당시 피해아동은 생후 27개월 아기로서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전혀 없었으며, 피고인 한○○의 지적능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아기의 복부를 발로 가격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고, 피해아동은 췌장이 절단되거나 장간막이 파열되는 등 심각한 손상을 입어 불과 1시간 여 만에 사망한 점 등에 비추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됨

▪ 한편 피고인 한○○가 평소 피해아동을 미워하고 있었다거나 당시 보채고 울어 짜증이 나 화가 나서 오른팔을 강하게 잡아당겼다고 진술함으로써 아동학대에 대한 고의도 인정됨

● 피고인들의 상고 제기

- 피고인 한○○의 주된 상고이유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와 아동학대의 고의가 없었다는 것임

- 피고인 모○○의 주된 상고이유는 한○○와 합의 아래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거나, 자녀들을 학대한 사실이 없고,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것임

▣ 대법원의 판단

■ 사건의 쟁점

피고인 한○○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나 아동학대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피고인 모○○이 한○○를 강제로 간음하거나 자녀들을 학대한 사실이 있는지 등이 쟁점임

■ 판결의 결과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함

■ 판단의 근거

● 피고인 한○○에 대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와 아동학대의 고의를 인정한 근거는 원심과 같음

● 피고인 모○○에 대한 강간이나 아동학대 여부는 원심이 증거로 든 피고인 모○○의 자백과 한○○ 및 자녀들의 각 진술을 근거로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모○○에게 선고된 형(징역 8년)도 적법하여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음

▣ 판결의 의의

■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판단하는 기준에 관한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9867 판결 등에서 판시한 기존의 법리에 따름.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도 부적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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