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 공천을 확정하지 않아 후보자가 출마하지 못했다면 선거무효사유에 해당할까?

최신판례

2017.06.08

[대법원 2016수19]

▣ 사안의 내용 및 소송 경과

■ 사안의 내용

● 원고 이OO은 새누리당(2017. 2. 13.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하였으나 편의상 변경 전 당명으로 표시함)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원회’라고 함)로부터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중 대구광역시 OOO 선거구의 새누리당 후보자로 심사・추천된 사람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이사건 선거구의 선거인들임

●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천한 원고 이OO의 후보자 확정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의결을 하지 아니하였고, 대표최고위원 김OO은 후보자등록기간 만료일까지 원고 이OO을 이 사건 선거구의 후보자로 추천하지 아니하였음

● 그 결과 원고 이OO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지 못하였고, 무소속 유OO 후보자가 이 사건 선거구에서 당선되었음

■ 원고들의 주장

● 원고들은 이 사건 선거에 다음과 같은 선거무효사유가 있다고 주장함

▪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행위 ➠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공천관리위원회가 후보자로 추천한 원고 이OO에 대하여 아무런 의결을 하지 아니하고, 대표최고위원 김OO이 원고 이OO을 이 사건 선거구의 후보자로 추천하지 아니함으로써 새누리당이 이 사건 선거의 후보자등록기간 만료일까지 이 사건 선거구에 공천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위배됨

▪ 재량권의 일탈・남용 ➠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원고 이OO을 추천하지 아니할 재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적변경시한을 지나 이 사건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원고 이OO으로 하여금 무소속 출마도하지 못하게 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임

●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와 대표최고위원 김OO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 이OO의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을 박탈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선거권을 침해한 제3자에 의한 선거과정상의 위법행위이고, 이로 인하여 선거인들이 자유로운 판단에 의하여 투표를 할 수 없게 되어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됨으로써 이 사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

■ 소송 경과

● 선거무효소송은 대법원 단심임

● 2017. 4. 26. 변론을 거쳤음

▣ 대법원의 판단

■ 사건의 쟁점

● 원고 이OO을 당적변경시한까지 이 사건 선거구의 새누리당 후보자로 추천하지 아니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224조가 규정하고 있는 선거무효 사유인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 판결의 결과

● 공직선거법 제22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무효의 사유가 되는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은 선거관리의 주체인 선거관리위원회에 책임을 돌릴 만한 선거사무 관리집행상의 하자가 없더라도, 후보자 등 제3자에 의한 선거과정상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선거인들이 자유로운 판단에 의하여 투표를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포함함

●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선거과정상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와 대표최고위원에 의한 제3자의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 없음

● 새누리당의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아니함

▪ 새누리당의 당헌・당규에 의하면 최고위원회의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를 의결・확정하거나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의(再議)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를 확정하지 아니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의를 요구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님

▪ 또한 모든 공직자 선거에 당의 후보자를 추천하여야 할 의무가 부과되어 있지도 않음

▪ 그러므로 당내 최고의결집행기관으로서 당무운영에 관한 주요사항을 처리하는 최고위원회의가 정무적 판단에 따라 특정 국회의원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당헌・당규에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음

● 공직후보자 추천에 관한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없음

▪ 새누리당이 이 사건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할 것인지 여부는 정당의 정치적 의사 결정 및 활동에 관한 것으로서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함

▣ 판결의 의의

■ 대법원은 정당의 내부질서에 대한 지나친 관여는 정당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필요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하고, 그중에서도 정당의 정치적 의사의 결정 및 활동, 내부 조직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정당의 정치적 활동의 자율성에 직결되는 부분이므로 그에 대한 관여는 더욱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 하에 위와 같은 판결을 선고하였음

■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선거무효사유는 선거관리의 주체인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사무 관리집행상의 하자가 아니라, 후보자의 공천에 관한 정당 내부적 의사결정이 제3자에 의한 선거과정상의 위법행위라는 것임

■ 이 사건 판결은 정당의 당헌・당규를 해석하여 최고위원회의와 대표최고 위원의 행위가 이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고, 당적변경시한이 지나 이 사건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정당의 정치적 활동인 후보자 공천 행위에 관한 것으로 이에 대한 지나친 관여는 정당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성이 있다는 법리를 밝힌 사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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