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하지 않은 파업행위이지만 업무방해죄는 성립되지 않은 이유는?

최신판례

2017.02.09

[대법원 2016도 1690]

▣ 사안의 내용 및 소송 경과

■ 사안의 내용

●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서울지방본부 본부장 등 철도노조 간부들임

● 철도노조는 정부의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추진에 반대하여 철도공사 측과 이 문제에 관하여 수차례 교섭을 진행하다가 교섭이 결렬되자,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결의를 하기 위한 이사회 개최 전날’에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여러 차례 선언한 후 실제로 그 이사회 개최 전날인 2013. 12. 9.부터 2013. 12. 31.까지 파업을 실행하여 KTX열차 649회, 새마을호 등 여객열차 6,245회, 화물열차 3,333회 등의 운행이 중단됨

■ 소송 경과

● 원심

▪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는 않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함(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 철도노조가 내세운 ‘철도민영화 반대’는 경영상 판단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를 목적으로 한 파업행위는 정당성이 없음

▪ 그러나 그 목적의 불법성이 철도노조가 이를 목적으로 실제로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기는 어려움

▪ 또한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기 이전에 철도노조는 철도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고, 이에 관한 노사간의 교섭 과정에 첨예한 대립이 있었으며, 교섭이 결렬되자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결의를 하기 위한 이사회 개최 전날’에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여러 차례 선언하였음

▪ 이에 따라 당시 사용자인 철도공사는 철도노조의 파업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미리 비상수송대책을 수립하는 등 파업에 대비한 결과 철도 운행을 상당 정도 계속할 수 있었음

▪ 따라서 철도노조의 파업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부정하고 모두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음

● 검사 상고 제기

검사는 주된 상고이유는, 철도노조의 파업은 그 목적 및 절차가 위법하므로 철도공사로서는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리라는 것을 예측하기 어려웠기에 전격성이 인정된다는 것임

▣ 대법원의 판단

■ 사건의 쟁점

● 철도노조의 파업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임

■ 판결의 결과

●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검사 상고 기각

■ 판단의 근거는 원심과 같음

▣ 판결의 의의

■ 대법원은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로 쟁의행위의 목적이나 절차에 위법이 있어 정당성이 없는 파업이더라도 그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려면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음

■ 2013년 철도노조의 파업이 ‘철도민영화 저지’라는 사용자의 경영판단 사항을 목적으로 하여 정당성이 없지만,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부정함으로써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한 사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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