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지병 이유로 보상금 제한할 수 없다

최신판례

2016.10.27

[대법원 2016다208389]

▣ 사안의 내용 및 경과

■ 당사자

● 원고 : A씨 외 3인 ➔ 이 사건 학교안전사고로 사망한 학생 B씨의 유족들

● 피고 : 부산광역시 학교안전공제회

■ 사건의 경위

● 부산 소재 OO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 B씨(사망 당시 17세)는 2014. 2. 21. 등교하여 자율학습 중이던 14:00경 학교의 화장실 안에서 앞으로 쓰러짐(이하 ‘이 사건 사고’)

● 다른 학생들에 의하여 발견되어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으나 사망 ➔ 사체검안서상 직접사인은 ‘자세에 의한 질식(추정)’, 그 원인은 ‘간질발작(추정)’

● 이에 B씨의 유족들인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학교안전법 제39조의 유족급여와 같은 법 제40조의 장의비를 청구

■ 1심과 원심의 판단

● 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임

● 피고는 원심에 이르러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피공제자의 기왕증을 참작하여 공제급여가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

● 그러나 원심은 위 시행령 조항은 모법인 학교안전법에 지급제한의 근거 규정이나 위임이 없음에도 법률에서 정한 공제급여를 제한하고 있어 무효의 규정이라고 보고,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 ➔ 1심의 결론 유지 (다만, 원고 1, 2에 대해서는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 일부 기각)

● 피고가 상고

▣ 주된 쟁점 및 선례

■ 주된 쟁점

●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는 피공제자에게 이미 존재하던 질병, 부상 또는 신체장애 등(이하 ‘기왕증’)이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악화된 경우에는 기왕증의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있고(제1항), 장해급여, 간병급여 및 유족급여 산정시 피공제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상계할 수 있으며(제2항), 과실상계 대상 및 기준 등을 교육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음(제3항) ➔ 이하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내지 제3항을 통틀어 ‘이 사건 시행령 조항’

●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위임 없이 규정된 것이거나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임

■ 2012년 선례(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다111961 판결 등)

● 학교안전법에 따른 공제급여 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와 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므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과실상계나 기왕증 참작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임

● 다만, 위 판례 사안에서 학교안전사고의 발생 시점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시행일인 2012. 4. 1. 이전이었음

▣ 주문 및 판단의 요지

◎ 주문 요지 ⇨ 피고의 상고를 기각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무효)

(판결전문 : http://www.scourt.go.kr/sjudge/1476859486649_154446.pdf)

◎ 다수의견의 요지 (9명) ➔ 상고기각 의견

■ 대법원의 위 2012년 선례의 입장 유지

● 학교안전법의 입법취지와 연혁 등에 비추어,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제도는 상호부조 및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피공제자가 입은 피해를 직접 전보하기 위하여 특별법으로 창설한 것으로서 일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제도와는 그 취지나 목적이 다름

● 따라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급여의 지급책임에는 과실책임의 원칙이나 과실상계 이론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할 수 없고,

●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기왕증이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경우에 공평의 견지에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하는 법리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학교안전법에 따른 공제급여에는 적용되지 않음

■ 모법의 위임 취지 ➠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가 규정하는 ‘지급기준 등’이 학교안전법 제43조에 규정된 지급 제한사유 이외의 다른 사유로 공제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위임한 취지는 아님

●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는 각각의 급여 유형별로 공제급여의 지급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음

● 이는 공제급여의 지급금액 산정 방식이나 지급방식 등을 법률로 일일이 규정하는 것이 입법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고,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 등에 맞추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제급여 제도의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임

● 따라서 이와 같은 법률의 위임은 공제급여를 지급할 세부적인 기준과 급여액 계산방식을 시행령에 규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이고, 거기에서 나아가 학교안전법 제43조에 규정된 지급제한사유 이외의 다른 사유로 공제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위임한 취지는 아님

■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효력 ➠ 법률의 위임이 없거나 위엄범위를 벗어나 피공제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효

● 기왕증과 과실상계에 의한 지급제한 사유를 규정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에 의하여 위임된 사항을 규정한 것이라면 이는 그 위임의 범위를 넘는 것임

● 그 밖에 달리 시행령에서 그와 같은 지급제한 사유를 추가하여 정할 수 있도록 모법에서 위임한 규정을 찾아볼 수 없음

◎ 별개의견 (1명) ➔ 상고기각 의견

■ 대법관 권순일

●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급여 수급권은 사법(私法)상의 권리가 아니라 공법상의 권리로서, 공제급여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의 법적 성질은 공법상 당사자소송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소는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하여야 할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에 해당함

● 다만,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학교안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원심이 행정소송인 이 사건을 민사소송절차에 따라 심리한 절차상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그 이유는 다름

◎ 반대의견 (3명) ➔ 일부(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의견

■ 대법관 조희대 (시행령 일부 무효)

● 이 사건 시행령 조항 중 과실상계에 의한 지급제한 부분은 무효로 볼 수 있으나, 기왕증에 의한 지급제한 부분(제1항)은 무효로 볼 수 없음

▪ 기왕증의 치료에 필요한 비용은 성질상 학교안전사고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피해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음

■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 (시행령 전부 유효)

●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가 예정하고 있는 공제급여의 액수 및 범위를 정함에 관하여 필요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볼 수 없음

▪ 피공제자가 입은 피해 중 기왕증이나 과실로 인한 부분은 피공제자 본인이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으로서 애초에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해당하지 않음

▪ ‘지급액의 산정ㆍ계산’과 ‘지급의 제한’을 엄격히 구분하고 기왕증 참작 및 과실상계를 전자의 영역이 아닌 후자의 영역에만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음

▪ 따라서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가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지급기준 등’에 공제급여의 지급액 및 지급범위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고 보는 이상, 기왕증 참작 및 과실상계만 제외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음

▣ 판결의 의의

■ 학교안전법상 공제급여 제도의 성격을 분명하게 선언함

● 민사상의 손해배상 제도와는 그 본질이 다르고,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피공제자가 입은 피해를 학교 교육과정의 안전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법률에 의하여 창설된 학교안전공제회로 하여금 직접 전보하게 하는 일종의 법정채권관계에 의한 급부임을 확인함

■ 시행령에 의한 공제급여 제한의 한계를 지적

● 학교안전법의 취지와 보상체계에 비추어 기왕증 참작과 과실상계에 의한 책임제한은 공제급여의 본질에 관한 문제이므로 법률의 명시적인 규정 없이 해석에 의하여 그러한 시행령이 유효하다고 쉽게 인정할 수 없음을 지적

■ 파급효과

● 학교안전법에 따른 공제급여 제도가 학교라는 생활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불의의 각종 사고로부터 학생, 교직원 등을 두텁게 보호하는 일종의 ‘사회안전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됨

● 2012년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효력에 관한 하급심의 판단이 양분되는 상황에서 이에 관하여 분명하게 판단

● 199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민사사건에서 시행령의 무효를 선언하는 첫 사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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