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장관의 지자체 조례안 무효 소송이 각하된 이유는?

최신판례

2016.10.13

[대법원 2014추521]

최신판례

▣ 사안의 내용

■ 이 사건 조례안 재의결 경위

● 피고는 2013. 12. 20. 강화군 내 6개 도서 주민들에게 예산 범위 내에서 정주생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강화군 도서 주민 정주생활지원금 지원 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을 의결하였음

● 인천광역시장은 2013. 12. 30. 강화군수에게 이 사건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지시하였음

● 강화군수가 위 지시에 따라 피고에게 이 사건 조례안에 대한 재의를 요구함에 따라 피고는 2014. 2. 10. 이 사건 조례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하였음

■ 원고의 제소 지시 및 소 제기 경위

● 원고는 2014. 3. 7. 강화군수에게 이 사건 조례안재의결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할 것을 지시하였음 ➠ 강화군수는 제소하지 않음

● 원고는 2014. 3. 21. 피고를 상대로 직접 이 사건 소를 제기함

▣ 대법원의 판단

◎ 사건의 쟁점

■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이 사건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원고적격이 인정되는지

● 지방자치법 제172조는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시․도의회나 시․군․자치구의회의 재의결에 대하여 제소할 수 있는 요건과 절차를 정하고 있음

● 지방자치법 제172조에서 정하고 있는 제소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주무부장관이 시․도의회를 상대로, 시․도지사는 시․군․자치구의회를 상대로 제기하는 것임

▪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의 청년수당 사건임 ➠ 서울시 청년수당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서울특별시의회를 상대로 제소하였고, 성남시 청년수당과 관련해서는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의회를 상대로 제소하였음

● 그런데 이 사건은 강화군의회의 조례안에 대하여 재의요구지시는 인천광역시장이 하였던 반면, 제소는 행정자치부장관이 직접 하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사건들과는 유형을 달리함 ➠ 장관이 군의회의 재의결에 대하여 직접 제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됨

◎ 다수의견(11명) : 소 각하(원고적격 부정)

■ 지방자치법의 규정과 체계 등

● 지방자치법 제172조의 문언

▪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4항, 제6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무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됨에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제소를 지시하거나 직접 제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 주무부장관이나 시․도지사와의 관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아니함

▪ 아래에서 보는 지방자치법의 체계, 제․개정 연혁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주무부장관에 대하여는 시‧도를, 시‧도지사에 대하여는 시‧군 및 자치구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 지방자치법 제172조의 체계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1항에서 정한 주무부장관과 시․도지사의 재의요구지시에 따라 지방의회에서 재의결이 이루어졌을 것을 전제로 하는 후속절차에 관한 규정임

▪ 그런데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1항은 주무부장관은 시․도에 대하여, 시․도지사는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하여 재의요구지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임

▪ 따라서 제1항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 역시 시․도에 대한 주무부장관의 권한과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한 시․도지사의 권한을 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지방자치법 제172조의 체계에 부합함

● 지방자치법 제172조의 제․개정 연혁

▪ 지방자치법은 1949년 제정된 이래 장관이 시‧군‧자치구의회의 재의결에 대하여 직접 통제‧감독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음

▪ 지방자치법은 1994. 3. 16. 법률 제4741호로 개정되면서 현행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4항과 유사한 규정을 제159조 제4항으로 신설하였으나, 그 개정이유에서 장관의 감독권한을 시·군‧자치구에 대해서까지 확대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음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권한 통제라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입법자가 아무런 설명 없이 통제 및 감독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를 확장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움

● 지방자치법 전체의 체계

▪ 지방자치법은 이 사건 법률조항 외에도 여러 조항에서 ‘주무부장관이나 시‧도지사’에게 일정한 권한과 의무를 인정하고 있는데, 해당 규정과 관련 규정의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조항들은 각조의 제1항에 따라 주무부장관은 시‧도에 대하여, 시‧도지사는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하여 각각 일정한 권한을 가짐을 전제로 그 후속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임

▪ 또한 지방자치법은 장관과 시‧도지사 모두에게 지도․감독권한이 있는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과는 달리 ‘1차로 시‧도지사의, 2차로 장관의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규정하여(제163조, 제167조) 그 선후관계를 분명히 하고 있음

● 조례안재의결 무효확인 소송의 특징

▪ 조례안재의결 무효확인 소송은 법률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그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 제기하여야 함

▪ 주무부장관과 시․도지사 모두 시․군 및 자치구의회의 재의결에 대하여 제소할 수 있다고 본다면, 주무부장관과 시․도지사의 제소권한이 중복되므로 제소기간, 중복제소 문제, 권한의 선후관계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지방자치법은 그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소송상 법률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우려가 있음

▪ 우리 헌법 제107조 제2항은 사전적․추상적 규범통제가 아닌 사후적․구체적 규범통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위법 여부가 문제되는 조례안에 대해서도 사후적인 통제가 가능함

■ 이 사건에 대한 판단 ➠ 행정자치부장관의 원고적격 부정

● 장관의 군의회에 대한 원고적격 부정

▪ 위에서 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강화군의회의 이 사건 조례안재의결에 대하여는 인천광역시장이 제소할 수 있을 뿐, 행정자치부장관인 원고가 피고 강화군의회를 상대로 직접 제소할 수는 없음

▣ 반대의견(2명) : 원고적격 인정

■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권순일

●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지방의회의 재의결에 대한 제소권자를 주무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로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취지는 국가가 지방자치행정의 합법성을 감독하고 국가법질서의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데 있음

● 주무부장관에게 ‘시ㆍ군 및 자치구’ 의회의 조례안 재의결에 대하여 제소할 권한이 없다고 해석한다면, 주무부장관은 조례안 재의결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도 시‧도지사가 제소하지 아니하면 그 위법한 상태를 용인할 수밖에 없게 됨

●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무부장관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시ㆍ도’ 또는 ‘시ㆍ군 및 자치구’인지 관계없이 그 제소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함

▣ 판결의 의의

■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4항, 제6항에 따른 소의 원고적격에 관한 첫 판단

● 대법원은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4항, 제6항에서 정한 소의 원고적격이 문제된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지방의회 재의결에 대하여 제소를 지시하거나 직접 제소할 수 있는 주체로 규정된 ‘주무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시‧도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을,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하여는 시‧도지사를 의미함을 분명히 하였음

● 지방자치법상 시․군 및 자치구의회의 재의결에 대하여는 1차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2차로 시․도지사가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문제된 재의결이 조례안인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조례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 ➠ 대법원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장관이 직접 시․군 및 자치구의회의 재의결에 대하여 소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법률상 명백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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