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주부들이 법원을 찾았다. 배움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멋쟁이 주부들은 법원 곳곳을 눈과 마음에 담으며 만학의 열정을 불태웠다. (사)소비자교육중앙회 주부대학 89기 학생들의 대법원 견학을 동행했다.
‘배움의 즐거움’ 가득한 법원전시관
(사)소비자교육중앙회는 1971년에 설립되어 주로 지역사회 발전과 여성들의 능력 개발, 사회성 개발 등의 활동을 통해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소비자교육중앙회는 1977년 3월 주부대학을 개설하고 주부들이 사회 발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양강좌를 제공한다.
대법원에 견학 온 이들은 89기 주부대학 학생들로, 대부분 60대 이상의 어르신이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견학 초반부터 ‘강력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법원전시관에서 견학 일정을 시작한 주부대학 학생들은 전시관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법의 의미와 역사에 대한 설명과 전시물 관람, 재판의 종류와 절차, 국민참여재판, 과거와 현재의 법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법원 전시품을 관람했다. 학생들은 중간마다 이어지는 전시관 안내자의 설명에 집중하는 한편 틈틈이 질문도 쏟아냈다. 특히 재판의 종류와 절차에 대한 설명과 국민참여재판에 관심이 많았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진행된 대법정과 소법정 견학 시간에는 견학 담당 실무관이 정의의 여신상,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 역대 대법원장, 대법정과 소법정에 대하여 설명하고 학생들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법정 중앙홀을 오가는 동안 학생들은 유쾌한 웃음 속에 동기들과 추억을 나누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견학 통해 얻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
대법정 견학을 마치고 법원전시관으로 돌아온 학생들이 모의 법정에 모여 앉았다. 멀게 느껴졌던 판사님과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강효원 판사가 등장하자 학생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고 강효원 판사 역시 학생들에게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학생들이 ‘민사소송이 형사소송으로 바뀌는 것이 가능한가요?’, ‘향후 법률서비스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나요?’, ‘재판을 진행하다 보면 정말 사건의 진실이 보이나요?’ 등 재미있는 질문을 쏟아내자 강효원 판사는 주부대학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히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질문과 답변 시간을 마친 강효원 판사는 사법부 독립의 헌법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법치주의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마쳤다.
이번 견학을 이끈 (사)소비자교육중앙회 주부대학 89기 박선순 회장은 “이번 견학을 계기로 법원과 한층 가까워진 것 같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특히 “기회가 없어 알지 못했던 법원의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있었고, 판사님과 대화하며 평소 가졌던 궁금증을 풀 수 있어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견학에서 동기들을 인솔하는 역할을 맡은 김희수 총무는 평소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법원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법원이 앞장서 주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전했다.
바야흐로 ‘평생 배움’의 시대다. (사)소비자교육중앙회 주부대학 89기 학생들의 황혼이 아름답고 활력이 넘치는 이유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배움을 통해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주부대학 89기 학생들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응원한다.
취재 / 사진. 안형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