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의 사법제도는 얼마나 비슷할까?’ 이번 대법원 견학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유익한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알타이족의 후예’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한국인과 몽골인. 지난 10월 13일 대법원을 찾은 몽골 경찰청 마약수사관 직원들의 모습에서도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제복을 입었지만 말문을 열기 전까지는 누가 한국인이고 몽골인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닮은 외모에서 이질감보다는 친근감이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대법원을 처음 방문한 몽골 마약수사관들도 이곳에서 나름 편안함을 느끼는 듯했다.
이들은 먼저 사법부 소개 동영상을 관람한 후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며 법원전시관을 둘러보고 대법정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현영 실무관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와 대법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 일행은 어렵지 않게 이해하는 눈치였다. 알고 보니 몽골도 우리나라처럼 재판제도가 3심으로 이뤄지고 대법원의 존재감도 비슷했다.
그다음에는 이재혁 판사와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이재혁 판사는 “제복을 입어 더 멋있어 보인다”며 따뜻한 인사말로 그들을 환영했다. 이어 이들 일행은 기다렸다는 듯 몇 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첫 번째는 판사 임용에 관한 궁금증이었다.
“예전에는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 판사가 될 수 있었지만, 2013년부터는 법조일원화 계획에 따라 일정 기간(3년이나 5년) 법조 경력이 있는 분들을 뽑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경력이 10년 이상인 분들을 임용할 계획이며, 판사가 되면 10년 단위로 재임용되는 시스템입니다.” 이재혁 판사의 답변이 끝나자 바로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몽골 경찰청 직원답게 증인 등의 안전에 관한 질문이었다.
“민감한 재판 시 위협이나 협박이 종종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신변 보호를 위해 보안관리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판 시 증인이 신변의 위협을 느낄 경우 법정에서 증인만 따로 답변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거나 법정 밖에서 영상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판사와의 유익한 대화 시간이 끝나자 일행은 오늘 견학의 짧은 소감을 전했다.
“법원전시관에 형사 법정을 재현해 놓은 것을 보고 몽골재판과 방식이 비슷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또한 판사 임용 절차는 물론 법원의 독립성과 정의로움도 많이 닮은 듯해요. 오늘 대법원 견학은 피부색만큼 양국의 사법제도도 많이 닮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 촉트바야르 바(몽골 경찰청교육원 원장)
글_김화숙·사진_안정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