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특별법> 촬영 현장에 가다

현장 속으로

<로맨스 특별법> 촬영 현장에 가다

2017.11.03

특별법

지난 9월 10일 일요일, 평소 같았으면 적막강산이었을 휴일의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시끌벅적했다. 10월 말 사법부 최초의 웹드라마 <로맨스 특별법> 방영을 앞두고 제작진 모두 법원 현장에서 막바지 촬영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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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촬영 현장, 높아지는 기대감
온갖 방송 기자재가 복도까지 꽉 차 있었다. 촬영이 진행 중인 판사실은 스태프들과 카메라, 마이크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감독의 ‘슛’ 사인이 들어가면, 다들 숨소리도 내지 않은 채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봤다. 류진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지….”
그곳은 사법부 최초의 웹드라마로 세간에서 뜨거운 화제몰이를 하고 있는 <로맨스 특별법> 촬영 현장이었다. 방영 날짜를 맞추기 위해 밤샘 촬영이 이어지는 현장이지만 배우 류진 씨, 김민규 씨를 비롯해 스태프들의 분위기는 훈훈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로맨스 특별법>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사법부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는 것도 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법원 직원들이 직접 배우로 출연해 다재다능한 매력을 뽐낸다는 점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박선재 감독이 지난 직원 오디션 현장에서 직원들의 열연에 너무나 감동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법원 직원을 조연과 엑스트라 배우로 출연시키고 있다며 살짝 귀띔해주기도 했다.
드라마 촬영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편하게 TV를 보는 시청자들이야 화면에 보이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겠지만, 한 컷의 장면을 위해 각도와 시점을 바꿔 반복해서 촬영해야 하고, 돌발적으로 대사나 장면이 바뀌기도 한다. 물론 배우나 스태프가 NG를 내는 경우도 있으니 인내심과 집중력은 드라마 촬영 현장의 가장 큰 미덕일 터다.

법원 사람들, 현장을 감동시키다
드라마 촬영 내내 현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매의 눈으로 지켜보던 이근행 작가는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진짜 법원’의 모습을 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판사·검사나 변호사가 나온 드라마들이 종종 리얼리티가 떨어짐을 지적받아온 것에 대해 이번에는 법원의 모습을 보다 생생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보겠다고 작심한 것이다.
“전문 드라마를 쓸 때는 관계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모 판사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얼마나 친절하고 꼼꼼하신지 정말 감동했어요. 밤늦은 시간에 질문을 드려도 언제나 상냥하게 응대해주시는 모습에, 막연하게 까다롭고 어려울 것이라는 판사들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근행 작가는 법원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질문에 귀 기울여주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질문에 성심껏 답해준 판사를 통해 우리나라 법원에 대한 이미지까지 바뀌게 되었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는 박선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법원에 대해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살았는데 이번 드라마 작업을 통해 인간적이고 훈훈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 감독은 이 드라마를 더 많은 시청자가 봐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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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법정 드라마는 잊어라
이날 촬영의 하이라이트는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국민참여재판 신이었다. 오디션에서 최종 합격한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이호수 실무관이 변호사로 등장하고, 눈에 익은 법원 직원들이 배심원 역할로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법정 신인 만큼 용어는 어렵고 대사는 길었다. 누구 하나 실수를 하면 많은 이가 기다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모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유독 대사가 많은 류진 씨 역시 조용히 대사 연습을 하는 게 눈에 띄었다. 이호수 실무관의 연기를 눈앞에서 확인하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비록 죄는 지었지만 눈물 없이는 듣기 어려운 한 아버지의 사연 그리고 이 땅에서의 법원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 그 장면이 먹먹하게 가슴에 남았다.
에이핑크의 박초롱과 빅스의 한상혁, 배우 김민규와 류진 등 다양한 출연진이 모여, 완벽한 남자에게 우연히 찾아온 첫사랑의 설렘과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법원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웹드라마 <로맨스 특별법>. 10월 24일 오전 10시 네이버TV에서 공개된 후 11월 중순경 채널A에서 단막극으로 방영될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하늘 높이 치솟아오른 하루였다.

인터뷰

글_이경희·사진_장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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