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자
양승태 대법원장 초청 토론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사회를 맡은 저는 본 협회 부회장 심규선 동아일보 논설실장입니다.
먼저 양승태 대법원장님께서 기조발언을 해주시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송희영 회장님을 비롯한 이 자리에 함께하신 언론인 여러분, 만나뵙게 되어서 대단히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귀중한 자리를 마련하여 저를 초청해주신 데에 대해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대법원장에 취임한 지 이제 1년 반 정도 지났습니다. 그동안 대법원에 크고 작은 일이 일어났고, 또 적지 않은 변화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법원장 취임 이래 줄곧 ‘사법부의 존립기반은 국민의 신뢰에 있고, 국민의 신뢰확보야말로 우리 사법부가 이루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법원은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법원’이라는 기치를 걸고 재판 절차 안팎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과 교류하며 이해도를 높이고 신뢰를 쌓기 위해 온 힘을 다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우리 사법부가 그 헌법적 기능을 다 할 수 없다는 절박함과 충정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 그냥 시늉만 내는 것인 결코 아닙니다. 우리 법원의 진정성이 여기 계신 언론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의 마음속에 와 닿을 수 있기를 저는 진정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국민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친근하고 믿음직하게 느끼는 법원을 만드는 것인 저의 간절한 바램입니다.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부임 받은 가장 중요한 권능은 바로 재판권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재판을 담당하는 사람은 법관입니다. 따라서 재판권능이 진정으로 존중을 받기 위해서는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이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영리하기만 하거나 또 그냥 유능한 법률전문가라는 것만으로 존경받는 법관이 될 수 없는 것은 명백합니다. 재판을 통해서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거나 국가나 사회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법관이라면 마땅히 인간과 사회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통찰력, 그리고 균형감각과 공정성을 갖춘 지혜로운 안목, 이해력과 포용력 등을 갖춘 존경받는 인격자로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사법부는 법조일원화의 전면적인 시행, 평생법관제의 정착, 연임심사나 법관윤리의식의 강화 등 혁신적인 제도의 도입을 통해서 국민적 여망에 걸맞은 법관의 모습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판에는 필연적으로 승소하고 패소하는 대립 당사자가 있어서 어느 한 쪽으로부터는 불만을 사지 않을 수 없는 숙명적인 속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격화되는 대립적 가치관 상호 간에 갈등과 또 경직된 사회 분위기가 가세 되어서 재판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나 가치관과 다를 때는 끝까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고한 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공정성이나 불편 부당성을 바탕으로 해서 신뢰를 확보하고자 하는 법원의 노력에 큰 위협이 되고, 또 분쟁의 해결이라는 재판의 본질적인 기능마저도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재판의 속성이나 또 합리적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서 고뇌를 거듭하는 법원의 진정한 노력이 이해되는 바탕 위에서 좀 더 차분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회의 여론을 이끌어 가시는 언론인 여러분께서 사법에 대한 각별한 이해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물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도 법원이 충분한 신뢰를 받을 만큼 성숙하지 못한 데에 있다는 뼈아픈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헌법이 재판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보장하고 있는 재판 독립의 원칙도 그 자체가 신성불가침한 궁극적인 목표라기보다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전제될 때에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는 점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건전한 비판은 오히려 사법을 더 성숙하게 하는 귀한 약이 된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이를 경청하는 자세도 가지고자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법원은 사법의 공정한 태도와 진중한 면모를 잊지 않으면서도 사법 현안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법원에 대한 요구에 깊이 귀 기울여서 이에 부응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미국 독립 당시에 헌법기초자의 한 사람은 알렉산더 해밀턴은 삼권분립에 대해서 말하면서 ‘행정부는 칼을 쥐고 있는 기관이고 입법부는 입법을 통해서 국민의 지갑을 강제로 열게 할 수 기관임에 비해서 사법부는 단지 분쟁에 대해서 의견을 말하는 권한밖에 없어서 국민에게 가장 덜 위험한 기관이다.’ 이렇게 선포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법부에 대해서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법관의 임기는 종신으로 해야 된다고 주장했고 그 주장이 미국 헌법에 그대로 수용되었습니다.
저도 그 의견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권력기관이 아닙니다. 또 권력기관이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해결을 바라고 해결해야 되는 법적 분쟁에 관해서 판단을 말할 뿐입니다. 그 판단에 권위를 부여하는 실질적인 힘은 바로 국민의 이해와 믿음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사법부의 진정 어린 노력에 언론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데에 대해서 재삼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저 역시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언론인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우리 사법부 현안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드리고, 또 소중한 조언도 듣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일동박수)
○ 사회자
예, 감사합니다.
현실에 대한 엄격한 진단과 미래 비전에 대해서 인상 깊은 기조연설 잘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질의응답에 들어가겠습니다.
그 전에 다시 한번 1분 이내로 질문을 해 주시고, 그리고 대법원장님께서도 가능하면 요점 있게 대답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모처럼 자리를 마련하다 보니까 질문이 한 40여 개가 몰려와서 그중에서 고르느라고 많이 애를 썼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 이목희 서울신문이사
서울신문이사 이목희입니다.
대법원장께서는 지난 4일 20년차 연임법관들과의 오찬에서 “구속석방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정두원 의원이나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의 법정구속과 또 법정구속된 지 8일 만에 풀려난 조연호 전 경찰청장 등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또 있는 건지 말씀해 주십시오.
더불어 대기업 총수나 권력층에 대한 법정구속 관행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하는 건지, 아니면 앞으로 관행으로 정착될 것인지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 양승태 대법원장
그 당시 언론에 조연호 피고인에 대한 보석과 관련한 기사가 많이 실렸습니다. 그래서 계기가 되어서 발언이 나온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는 기본적인 취지는 어떤 구체적인 사안에 관해서 구속한 것, 보석한 게 옳다, 그르다는 취지는 아니고 우리가 인신구속에 관해서 너무 가벼이 처리한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인신구속을 하든지, 석방을 하든지 간에 법원이 그에 대한 처리를 함에 있어서는 진중한 면모를 보이도록 해야지, 그렇게 국민들에게 인신구속을 가지고 가볍게 처리한다는 인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일반적인 주의사항을 제가 말씀드린 것입니다.
대법원장으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 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질의가 경제인에 대해서 법정구속하는 관행이 계속될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저는 경제인에 대해서 법정구속하는 관행이 있다는 자체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경제인이라고 해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법정구속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고, 지금 몇 개의 사건에서 그런 게 우연히 드러났다고 해서 그게 관행의 위치까지 올랐다고 보지는 않고, 또 그런 것이 계속될는지, 안 될는지 하는 것이, 경제인이라고 해서 법정구속이 계속 될 것이다, 그렇게도 믿지 않습니다. 그것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 법과 원칙을 적용해서, 이른바 법 앞의 평등이라는 관념에 따라서 처리할 것이지, 어떤 특정한 종류의 범죄에 관해서 또는 특정한 부류의 피고인이라고 해서 법 앞의 평등이라는 관념에 따라서 다른 사건과 달리 취급하는 조류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사회자
자, 다음 질문.
○ 임오진 KBS 해설위원
KBS 해설위원 임오진입니다.
최근에 언론보도를 보면 특히 강력범죄 판결에 대한 피해자 측의 불만이 높은 것 같습니다. 이는 지금 법원의 현행이, 양형기준이 법정형보다 크게 낮아서 국민의 법감정에 배치되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고요. 또 이 때문에 강력범죄가 줄지 않고 있고, 또 이 여지가 전관예우의 여지로까지 작용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아울러서 양형위원회의 운영도 지금 대부분 대법원이 주도하고 있어서 양형위원회를 대법원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는 법안까지 발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대법원장께서는 이 같은 양형기준과 관련 제도를 국민의 법감정에 맞도록 전면 재검토해 보실 용의는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예, 잘 들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대법원에 소속되어 있는 독립기관입니다. 대법원에 소속되어 있지만, 법관이 양형위원회의 위원을 주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중에 법관은 과반수도 되지 아니하고 외부 인원들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양형기준을 결정할 때에 있어서 공청회나 여론 수렴 과정을 모두 거칩니다. 양형기준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하는 비판도 겸허히 수용해야 되겠지만, 그것은 한쪽의 비판이지 균형 잡힌 비판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양형기준에 있어서, ‘양형기준’이라는 것이 불변의 원칙은 아닙니다. 항상 사회가 변함에 따라서 양형 감각도 변화해야 되는 것이고, 따라서 양형위원회에서 정하는 양형기준도 그에 따라서 변화해서 다시 개정하고, 개정하고 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형기준을 그때그때 새로운 요소가 나타날 때는 다시 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전면적으로 양형기준이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할 때 그것은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양형 감각’이라는 것은 사실은 어떤 법관이 그냥 창출해 내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양형 감각’이라는 것은 그 시대, 그 사회의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양형 감각이 너무 낮다고 하는 것은 이 양형 감각이, 예를 들어서 양형에 대한 우리 여론도 지금과 10년 전은 다릅니다. 10년 전에 일반적인 사람이 생각하던 양형의 감각이나 양형에 대한 견해와 지금 10년 후, 20년 후의 양형이 다릅니다.
법관의 양형 감각도 과거에 그런 경위를 거쳐서 형성된 것입니다. 그것은 다 그 나름대로의 기반이 있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가 급변하다 보니까 양형 감각도 변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가 급변하는 것만큼 법관의 양형 감각이 그렇게 급하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또 여러분도 동의하시리라고 생각하는데 또 모든 규범적인 기준이 너무 급하게 변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재판에 있어서 여론의 독립이라는 것이 요즘 많이 강조됩니다마는 우리 여론이라는 것이 지속적이고 오래가고, 정말 그야말로 사회 조류가 완전히 변했구나 할 때 정말 우리가 그것을 반영해야 되는 것이지, 일시적으로 나타났는데 이게 아직까지 정말 사회적으로 정착된 여론인지, 아닌지 아직 분명하지 못할 때 그때그때 양형이나 판결이 그런 여론을 따라가다가는 우리 사회의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그 점을 여러분께서 이해하시고, 그렇다고 해서 우리 법원에서 양형기준에 의한 감각이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모든 여론이나 감각의 변화를 따라가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양형위원회에서도 항상 그것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우리의 양형기준이나 양형 감각이 예를 들어서 외국의 양형기준이나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양형에 비해서 결코 일반적으로 높다, 일반적으로 낮다, 이렇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어떤 나라보다는 어떤 범죄에 대해서는 높은 게 있고 어떤 나라보다 낮은 게 있고 그렇지, 전반적으로 우리 양형이 외국보다도 형편없이 낮다, 이런 비판은 자세한 검토를 하지 않은 비판이라고 저는 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는 항상 양형 감각을 정말 진정한 국민의 감각에 맞도록 해 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런데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그런 변화가 또 언제 갑작스럽게 바뀔지 모르는 이런 급변하는 사회에서 그런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사법의 헌법적 기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양형위원회가 대법원에 있는 것이 부당하다는 비판은 아까 제가 설명드린 것으로 해소가 되리라고 봅니다마는 양형이라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본질적으로 사법권의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 양형기준을 결정하는 위원회를 사법부에서 결정하는 자체도 사실은 법관의 재량을 약간은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습니다마는 그 자체를 또 다른 기관에 가져가 버린다는 것은 이것은 그야말로 사법권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라고 비판될 위험이 큽니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항상 사법부의 독립이나 재판의 독립과 관련해서 검토를 해야 될 사항이라고 보입니다.
○ 사회자
김종화 위원은 잠깐 다음에, 여기부터 먼저 하고 하시죠.
○ 정동식 경향신문 부사장
경향신문 정동식입니다.
제가 드릴 질문은 전관예우에 관한 것입니다.
법조계의 전관예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고 그동안 여러 가지 제도도 도입되어서 상당 부분 개선된 점도 있다고 생각됩니다마는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나오는 풍선 누르기 효과처럼 최근 들어서 더욱더 전관예우가 교묘하게 편법화되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이번 새정부 출범과정에서 보면 로펌이 새로운 전관예우의 피난처로 전락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지금 들고 있습니다.
로펌에 유력한 전관들이 모여들면 로펌이 단독 개업하는 변호사와 달리 익명성의 우산 속에 숨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이게 전관예우가 음성화 될 소지가 있어서 향후에 전관예우가 기업화, 조직화, 대형화될 수 있는 소지도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수임료만 올리는 결과가 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고, 심지어는 법조계가 로펌의 예속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고 제조에 계신 분들이 향후에 가할 수도 있는 곳이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방조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지적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의 대법원장님께서 국민들의 사법부의 존립 가치가 국민들의 신뢰라고 말씀하셨는데 전관예우는 그런 신뢰를 해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이는데 선진국의 사례나 이런 것을 종합해 볼 때 이것을 건져낼 방법이 과연 없는 것인지 대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전관예우라는 것은 흡사 법원에 있어서 꼭 원재와도 같이 정말 끊임없이 법원을 괴롭히는 족쇄가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전관예우가 우리 법원 법관들의 느낌으로는 과거와는 거의 달라진 모습이라고 사실 생각하고 있습니다마는 어쨌든 지금 패널께서 질의하신 바와 같이 전관예우가 있다고 외부에서는 그런 시각을 갖고 있는 자체가 저희들로서는 곤욕스럽고 정말 빨리 시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가 아무리 ‘전관예우가 지금 고쳐졌다’, 이렇게 해도 믿어주질 않는다면, 아무리 우리 스스로 노력해서 고친다는 것도 한계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저는 그런 상황에서 가장 근본적인 치유책은 그야말로 전관이 생기지 않도록 하면 될 것 아니냐, 다시 말해서 법관이 한번 법원에 들어오면 사표를 내고 변호사로 개업하는 자체가 거의 없어지는 풍토, 또는 사표내는 것이 명예스럽지 못한 풍토, 나아가서는 법관을 한 뒤에 변호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법원 외부에서 변호사를 하든지, 검사를 하든지, 또는 외부 법조 전역에 한참 종사해서 정말 그 사람이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법관이 되는, 이른바 진정한 의미의 법조일원화, 그런 제도가 우리 법원에 정착이 되어서 전관이 없어지게 만드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취임한 이래 이른바 ‘평생 법관제’, 그 용어가 조금 우습게 들립니다마는 ‘한번 법관으로 들어오면 우리 퇴직하지 말자’, 그런 평생 법관제를 주장하고 있고, 또 법조일원화는 이미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2016년까지는 3년의 짧은 법조경력을 요하지만 2017년 이후에는 5년, 2019년 이후에는 7년, 2022년부터는 무려 10년의 법조경력을 쌓아야 법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미 외부에서 다 훌륭한 평판을 받은 사람들이 법원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제도가 정착될 때 전관예우를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는 평소에 취임사에도 이야기 드렸지만 영미에서 법관들이 정말 존경을 받고 있는 이유는 법관이기 때문에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고 법관으로 들어오기 전에 이미 존경받는 사람을 법관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그렇게 존경을 받는다, 이렇게 생각을 해 왔습니다.
우리는 법관을 임명할 때 법관의 자격이 있는 사람을 임명해야지 법관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을 임용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법관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외부에서 훌륭한 평판을 쌓은 사람들이 법관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제도가 우리가 정착이 될 때 정말 전관예우 시비가 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가 제도를 좀 보완하고 법관의 신분을, 훨씬 처우를 낫게 해 주고 이런 제도적 장치가 함께 가야 됩니다.
2010년 미국 뉴욕주에 법관이 약 100여 명이 퇴직했습니다. 왜 퇴직을 했느냐, 뉴욕주의 법관에 대한 보수인상이 오랫동안 안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 보수의 수준이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그러니까 법관들이 이것을 견디지 못하고 퇴직을 했습니다. 지금 흔히 보도에는 ‘외국에서는 법관이 되면 전혀 퇴직을 안 한다.’ 이런 내용으로 많이 보도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외국에도 보수가 낮으면 퇴직을 합니다. 그런 인간의 속성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정말 훌륭한 법관, 그런 시비를 없애고 사법부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런 처우가 같이 가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제도가 정착될 때 전관예우가 사라지리라고 봅니다.
한 가지만 제가 보탠다면 솔직히 전관예우에 관해서는 우리 법관들은 매우 억울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법관들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면, 지금 전관인 사람이 개업을 해서 그 사람이 한 사건이 성공하든가, 좋은 결과를 받으면 전부 그것이 전관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렇게 매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법관들이 느끼는 것은 다릅니다.
솔직히 전관이 맡은 사건으로서 형편없이 나쁘다기보다, 어폐가 있습니다마는 하여튼 그 결론이 거꾸로 나는 결론도 있고, 어떤 때는 역차별받았다고 아우성치는 결론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에 어떤 신문기자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한번 취재를 해서 전관이 실패한 사례를 발굴해 봐라. 의외로 많을 것이다. 왜 그 부분에 대해서 한번 조명을 안 해 보느냐. 지금 저희가 제일 곤욕스러워 하는 것이 우리가 아무리 고쳤다고 해도 국민이 안 믿어서 우리가 지치고 있는데 문제는 국민들이 전관이 그렇게 효과가 있는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을 한다면 전관을 찾아가지 않을 것 아니냐.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취재를 한번 해 보시라. 우리가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예리한 안목으로 취재하면 얼마든지 많은 발굴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로 하여금 전관이라는 게 요즘 별로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정도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하면 또 그게 굉장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반 농담으로 한 적이 있습니다마는 정말 최근에 와서 법관들이 전관이 맡은 사건에 대한 태도는 과거에 오래전에 있었던 것과 정말 다릅니다.
이 부분을 전 법관을 대표해서 전 법관이 느끼는 안타까움을 이 자리 언론인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사회자
약속한 대로 김종화 위원님.
○ 김종화 MBC 논설위원
MBC 논설위원 김종화입니다.
대법원장님 취임하시고 난 뒤에 여기저기 발언하신 가운데 “법원이 법질서 확립에 관해 어느 정도 역할도 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사법부가 할 일 중에는 입법에서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소수자의 보호, 이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법조인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대법관들이 바뀌면서 이 부분에 소홀할 것이다, 이런 우려와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대법원장님으로서 추후에 대법관 교체에서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실 의사가 있으신지 전해 주시죠.
○ 양승태 대법원장
최근 대법관들이 상당수가 임명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부분을 보고 소수에 소홀하다고 비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대법관 중에서는 장애를 가지신 분도 있고 또 여자분도 계시고 형편이 어려운 분도 있고, 대법관 구성에 있어서 너무 소수자 그게 없다 하는 비판은 제가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단지 학교가 너무 특정 학교에 편중되지 않느냐, 이런 비판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우선 지역적인 면에도 상당히 균형을 잡도록 굉장히 애를 썼습니다. 다만 학교에 있어서는 아직까지도 특정 학교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성향이나 가치관이라는 것은 특정 학교, 특정 지역, 이런 것이 같다고 해서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역대로 우리 대법원 안에서도 그런 일이 있습니다. 대법원 안에서도 가장 진보적이다, 평가받던 사람이나 이 사람 아주 보수적이다, 평가받던 사람이나 똑같은 학교를 나오고, 똑같은 시기에 다니고 이런 사람들이지만 가치관은 다 다릅니다. 하나하나를 평가해서 이야기해야 될 것이지, 외견적으로 나타나는 같다는 것만으로 속단하는 것은, 단정하는 것은 속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비유를 들어서 말씀드리면,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이 9명입니다.
미국의 250~260개 정도의 로스쿨이 있습니다. 연방대법원 9명 중에 거의 대부분이 250~260개 로스쿨 중에 2개 로스쿨 출신들이 다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너무 편중되었다, 소비자 보호가 아니다, 이렇게 비판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예를 들어서 미국 대법관 중에 긴스버거 대법관과 스칼리아 대법관 중 한 사람은 극도로 진보적이고 한 사람은 극도로 보수적입니다. 같은 학교를 나왔습니다. 소토마이어 대법관이나 토마스 대법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좌우로 극단적으로 나뉘는 두 사람이지만 같은 학교를 나왔습니다.
특히 토마스 대법관 같은 분은 흑인입니다. 우리가 흑인이라고 하면 굉장히 진보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기가 쉬운데 그 사람은 극보수파로 분류가 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개개인의 성향을 제쳐놓고 어떤 학교나 출신시기나 나이나 이런 것을 갖고 그냥 전부 똑같은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이렇게 단정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속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 부분에서도 이해가 있기를 바랍니다.
○ 김종화 MBC 논설위원
그러면 보수와 진보 부분을 우리 후임 대법관 임명에서도 배려하고 고려하실 생각이신지요?
○ 양승태 대법원장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드리겠습니다.
미국에서는 보수 또는 진보라는 것이 굉장히 확연하게 구분이 됩니다. 왜냐하면 거기는 판사들도 다 당직도 가질 수 있고 정치활동도 많이 했던 사람이 판사가 됩니다. 특히 연방대법관의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는 정치가 사법에 관여하는 것은 매우 금기시되고 있는 사항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됐고, 일반적인 법관들도 정치에 몸을 담으면 이제 법관이 더이상 되지 않겠다, 이런 의견을 표명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니, 진보이니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렇게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처리하는 사건 중에 보수적인 시각, 진보적인 시각이 극명하게 나누어서 표출될 만한 사건이 미국처럼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미국은 인종적인 문제,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이 극히 보수적이다, 극히 진보적이다, 이렇게 나누는 것 자체가 어렵고, 그것을 그렇게 또 나누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대법관으로 어떻게 한다, 그것도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법령해석의 통일을 논의함에 있어서 다양한 시각을 우리가 다 수용을 해야 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저도 취임 때 당연하게 그게 옳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렇게 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매우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것이 아주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더라도 그 부분을 약간은 고려대상으로 삼아서 다양성을 우리가 갖추도록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 사회자
시작한 지 한 30분 정도가 지났는데 지금 4개의 질문과 답변이 있었습니다.
이런 페이스라면 저희들이 준비한 질문을 다 하지 못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질문도 짧게 해 주시고, 대법원장님, 대단히 죄송합니다마는 좀 스피드를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너무 설명 드릴 게 많아서 시간을 짧게 하려니까,
○ 사회자
그러나 뒤에 질문을 기다리고 있는 언론인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해 보고 싶다는 질문이 있으니까 양해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예, 알겠습니다.
○ 사회자
최수호 YTN 해설위원님 준비되셨습니까? 먼저 신청을 했었는데 좀 늦게 오셨죠? 지금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최수호 YTN 해설위원
예, 죄송합니다.
로스쿨 제도 관련해서 여쭤보겠습니다.
로스쿨 제도가 최근에 사회 유력 부유층 인사들의 자녀들에 대한 특혜논란도 있었고요. 비싼 등록금,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던 신분상승의 기회도 박탈되고, 최근에 또 로스쿨 출신의 초임 판?검사들의 자질문제, 여러 가지 논란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앞서 이 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보다는 아직까지는 성공했다는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사회정서라든지 이런 게 우리나라, 일본과는 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과 비교해 봤을 때 로스쿨 제도, 2017년인가요? 이제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가 되는데, 법조인력들의 유일한 등용문으로 로스쿨 제도만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한 의견을 좀 듣고 싶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네.
방금 말씀하신 로스쿨 제도에 대한 단점, 그것은 아주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로스쿨 제도를 우리가 도입할 때 그런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도입할 때 이런 단점이 있으니까 이것은 … 방법으로 우리가 시정을 하고 보완을 하겠다, 하고 로스쿨측에서 모두 약속을 했고 또 그것이 인가조건이 되기까지 했습니다.
주고 로스쿨 졸업생을 작년에 이어서 두 번째 배출했습니다. 지금 초기 단계입니다. 그래서 그런 단점을 물론 우리가 항상 극복해야 됩니다. 극복을 해야 되겠지만 지금 이 초기 단계에서는 그 제도가 성공할 수 있도록 우선 우리가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극복되기로, 인가조건으로 삼을 만큼 약속을 했는데도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던가, 아니면 아무리 약속을 해 봐도 결국 종국적으로 극복되지 않더라, 이런 판단이 날 때는 다른 방법이 물론 가미되어야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오히려 그 제도 출몰 초기에서 제도가 잘되도록 우리가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사실은 1994년에 사법연구실장을 할 때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제일 먼저 주장이 되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그런 단점을 들면서 반대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그 반대로 인해서 도입이 안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10년 정도 후에 도입이 되었습니다. 되면서 그런 단점은 모두 극복하기로 이미 약속을 했고, 알면서 도입했습니다. 그것을 한번 지켜보면서 과연 그게 극복이 되는지를 관찰하고, 만일 종국적으로 안 되면 방금 말씀하신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든지, 그렇게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세형 매일경제신문 주필
매일경제 김세형 주필입니다.
어제 최현배라는 판사분이 페이스북에 정치적 발언을 해서 하루종일 파장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국방장관 후보자를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정치적인 의사표시였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도 몇 번 판사분들이 정치적 의사표시를 계속 SNS에 하면서 대법원에서도 주의를 주는 선에서 끝나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보는데 일정한 원칙이 없다 보니까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하면 또 마치 깨진 유리창처럼 줄줄이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래서 판사의 생각은 판결로 말해라, 이게 신뢰와 사회적인 약속이 지켜질 수 있는 것인데 그래서 어제 발언하셨던 분은 그전에도 여러 차례 한미FTA라든지, 정치적인 의사표시를 하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한 확실한 원칙이 있어야 되겠다.
아울러서 지금 작년에 서기호 판사라는 분이 재임용에 탈락하는 무렵에 여러 가지 다른 사회적인 발언도 많았지만, 그때 보니까 우리나라의 판사분들 수가 총 2,689분이라고 조금 전에 제가 설명들었습니다마는 10년마다 재임용을 결정하죠. 사회 모든 분야가 굉장히 경쟁을 하고 특별히 문제가 없으면 모르겠지만 본연에 충실하지 않고 이런 경우에는 조금 더 판사 사이에도 경쟁시스템이 도입되고, 그래서 일정비율 정도는 탈락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 미국, 영국은 그렇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고 그러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십시오.
○ 양승태 대법원장
예.
지금 말씀하신 바와 같이 법관이 어떤 정치적인 발언을 하든가 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해야 됩니다.
그 발언 자체도 문제이지만 법관이기 때문에 그것이 법관 본인이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어떤 파문을 던질 수가 있고, 그것이 법관의 공정성에 아주 의문을 던질 우려가 있습니다. 신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해야 됩니다. 요즘 SNS에 의한 의사 표시가 아주 정말 일반화되고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법관도 물론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고 SNS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까 그런 문제 때문에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지난번에 어떤 미국의 법관이 인터뷰한 기사를 내가 봤습니다. 그 사람은 미국의 법관들 SNS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꼭 자기가 어떤 의견을 개진하고 싶다고 하면 법관이라는 직위를 밝히지 말고 익명으로 하든지 아니면 전혀 모르게 하라, 만일 법관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면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할 의견이 법관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면 결국은 그것은 자기 의견을 퍼뜨리는 데에 있어서 법관이라는 직위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 그것은 법관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자기나 자기 동료들이 가지고 있다는 의견을, 기사를 제가 감명 있게 봤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아까와 같이 법관이 SNS를 이용함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된다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작년에, 법원에 정보학회라는 학회가 있습니다. 그 학회가 중심이 되어서 전법원 법관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론을 가지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건의를 했습니다. 건의를 한 결과 공직 지위를 이용해서 법관에 대한 권고의견을 발표했다, 이것은 권고의견이 법적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관 윤리의 한 기술로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권고의견 내용은 이렇습니다. ‘법관이 SNS를 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겠지만 사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항상 품위를 유지하도록 해야 될 것이고 특히 정치적인, 사회적인 이슈에 관해서 의견을 발표할 때는 법관이 스스로 논란이 되는 사회적 이슈에 관한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된다, 이런 기준을 내놨습니다.
그 기준은 우리 법관들이 항상 잊지 말아야 될 것이고 다시 한번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사회자
재임용 관련해서,
○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용 관련해서는 사실 그렇습니다. 재임용이라는 것은 과거에 우리가 연혁적으로 봐서 자칫하면 정치적인 사건이 되는 억압의 수단으로 사용될 위험성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그런 위험으로부터 법관을 보호해야 된다는 관념이 강했습니다. 작년에 제가 유럽 동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나라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법관은 정년까지 종신이다. 그런데 한국은 10년이 임기더라 그러면 10년 끝나고 나서 임명권자 마음에 안 들면 재임명 안 하면 그만인데, 그래서야 사법부 독립이 유지가 되겠느냐.’하고 우리의 사법제도를 약간 의아스럽게, ‘재판부니 사법부 독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 아니냐’ 이런 시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외국에서는 그렇게 봅니다.
사실 우리가 임기가 10년이지만, 그래서 그렇게 제가 설명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10년이지만 정말 특별한 예외가 아니면 거의 연임이 되고 있다. 그러니까 그것은 어떤 면에서는 형식적이기 때문에 당신네들 종신으로 하는 것하고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그것 가지고 한국 사법부 독립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제가 반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10년 임기로 되어 있지만 연혁적으로 그것이 또 다른 신분보장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우리가 경계해왔고, 지금 이제 정치적인 면에서 그런 걱정은 없어졌다고 봅니다.
따라서 아까 제가 모두에도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스스로 법관의 고결성과 법관의 연결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정말 법관으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 하는 사람은 좀 의원면직을 활용해서 걸러내야 되지 않느냐 이런 추세로 약간은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이 너무 법관에게 뭔가 마음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면 이게 재판의 독립을 정말 위해할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면서 지금 현 위원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취지도 우리가 또 달성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그런 조화로운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필요적으로 10% 전원 걸러내야 되느냐 이런 데에 대해서는 제가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여하튼 그런 문제도 우리가 유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 사회자
자, 다음 질문받겠습니다.
이상도 보도국장님 안 계세요? 저희 질문 내주신 것 있었죠?
○ 이상도 평화방송 보도국장
좀 정리가 안 되어 있는데, 일단 최근에 향판제도 부분을 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데, 제가 초년병 기자 시절에 향판법관제도를 이야기를 하면서 긍정적인 부분을 굉장히 많이 이야기하였거든요. 그래서 향판제도가 도입된 배경은 제가 알고 있고요.
그런데 오히려 최근에는 향판제도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토착세력과 연계라든지 토호세력과 연계 부분, 이런 부분이 좀 부정적인 부분이 많이 노출이 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개선책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좀 말씀을 해 주십시오.
○ 양승태 대법원장
우선 용어부터 제가 정리를 좀 하겠습니다.
향판이라는 용어가 아니고 요즘 지역법관이라고 불립니다. 향판이라는 용어는 연혁적으로 약간 자조적인 의미가 섞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용어는 지역법관인 용어로 좀 대체하는 것이 좋으리라고 봅니다.
지역법관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이런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서 우리도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또 참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문제점이 있는 것은 이미 저희들이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있었고, 작년부터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 시행을 하고 있고, 노력을 하고, 앞으로도 계속 해야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흡사 지역법관 제도가 이게 제도적인 취지 자체가 문제가 있다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그런 시각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역법관제도의 기본적인 취지가 뭔지, 또 나아가서 법관의 원칙적인 바람직한 인사제도의 원형은 뭔지 하는 점에 대해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됩니다.
권력 삼권분립은 민주주의 기본요소이고, 또 삼권분립 중에 사법부의 독립은 가장 중요합니다. 사법부의 독립은 결국 재판의 독립을 의미하고 재판의 독립은 법관의 신분보장이 없이는 달성하기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 헌법이나 법률은 법관의 신분보장을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와 장치를 고안하고 있습니다.
우리 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 중에 법관의 근무지 확정의 원칙, 근무지 부동의 원칙이라고 근무지를 바꿔서는 안 된다 하는 이런 원칙이 있습니다. 이것은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법관이 어떤 재판을 했는데 임명권자가 그 재판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오지나 아무 데나 전근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법관에게 있어서 크나큰 위험이고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솔직히 상당히 오래 되었습니다마는 오래 전에 우리나라에도 그런 일이 있었고 굉장히 그에 대해서 비판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선진국에서는 법관을 임용할 때 그냥 법관으로 임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법원을 정해서 임용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의사에 반해서는 그 사람을 전근시키지 못하도록 이런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헌법에 규정할 정도로 이것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1년에, 지난 한 달 전에 인사가 있었습니다마는 거의 1,000명이나 되는 법관들이 전국을 순환하면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는 제가 인사권자이지만 저는 정말 원시적인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느냐, 우리나라의 독특한 서울집중현상, 법관들이 전부 서울에서 근무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채워주려고 하다가 보니까 그렇게 순환근무로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지금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좋은 제도가 아니고 이런 제도로 말미암아 피해가 많습니다. 순환하기 때문에 정말 우수한 우리가 법조일원화를 하려고 하고 우수한 법관을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생활을 한다면 생활이 어떻게 안정이 되겠습니까? 우수한 법관이 들어오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그다음 자꾸 전국을 순환하면서 업무 담당자가 바뀌니까 사건이 자꾸 소송이 지연됩니다.
그다음 그 지역사회를 알지 못하는 사람, 농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가서 재판을 한다면 그 지역사회의 감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런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한테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좀 심하게 이야기해서 원시적인 이런 인사제도는 바뀌어야 됩니다. 그러나 일시에 바꾸다가는 우리 법관들의 욕구와 욕망을 다 좌절시키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특정지역에서만 근무를 하겠다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오히려 그 사람들을 격려해 주고 그런 사람들로 인해서 전국을 순환하는 이런 인사의 폭이 점점 감소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세계적으로 봐서는 지역법관제가 법관인사제도의 오히려 기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론 그럼으로써 문제가 발생하겠지요. 같은 지역에 오래 근무함으로써 그 지역의 토착세력과 유착관계가 생긴다 하는 이런 문제가 일어날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개인의 문제이지 그 제도의 문제로 귀착되어서는 안 되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것을 물론 개선을 해야 됩니다. 특정지역에 지역법관을 너무 지역법관 일색으로만 할 것이 아니고 일정비율로 제한을 한다든지, 또는 지역법관으로 있으면서도 권역 외 순환근무를 일시적으로 좀 시킨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개선을 해야 합니다.
작년 인사제도개선위원회에서도 이것을 폐지해서는 안 되지만 이런 방법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하는 건의가 올라왔습니다. 우리가 그 점을 참작해서 개선을 지금 하고 있고 앞으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단지 여기에서 한 가지만 부탁드릴 것은 한 줌밖에 안 되는 그 지역법관으로 말미암아 정말 일을 잘하고 있고 성실하게 존경받고 있는 모든 지역법관들의 명예에 상처를 줘서 그 사람들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결코 우리 사법부의 헌법사명을 다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때 그런 기사가 회자될 때도 제가 그 사람들의 사기가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 특별히 그 사람들을 격려하고 여러 가지 용기를 북돋아 준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마는 여러분께서도 그 점을 항상 유념해 주셨으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 사회자
다음 질문받겠습니다. 말씀하시죠.
○ 함우석 충북일보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 주필입니다.
대법원장께서 기조연설에서 국민의 신뢰확보를 강조하셨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신뢰확보가 말실수 때문에 좀 다소 추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은 사람의 인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막말은 개인에게 어떤 모욕을 주고 가슴에 어떤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극히 제한해야 될, 또 엄하게 자제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지도층은 부적절한 언어구사에 상당히 스스로 엄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개인의 인권을 규정하고 그러는 판사의 어떤 말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더욱 더 품위가 있어야 된다고 판단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좀 잊을만하면 막말 판사,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왜 자꾸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생겨나고, 또 앞으로 향후 일어날 이런 일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막을 방지대책은 있으신 건지 말씀해 주십시오.
○ 양승태 대법원장
우선 지금 그런 품위 없는 언어를 구사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비판에 대해서는 정말 저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우리나라에서 언어폭력이 너무 심하게 지금 사회를 풍미하는 데 대해서 상당히 개탄해오고 있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법원이 신뢰를 강조하고 있는데 소통을 통한 신뢰는 법관으로서는 제일 처음 소통의 장이 바로 법정입니다. 법정에서 당사자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 당사자와 따뜻한 어떤 시선을 당사자로부터 받지 못하거나 따뜻한 감정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면 그 법정은 실패한 법정이고 소통은 실패한 소통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법정언어는 특별히 중요하다고 하는 데 이론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정말 제가 앞서 나가서 사과도 드렸고, 얼마나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을 나타내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가 사과를 드린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도 또 다른 일이 일어났다는 데 대해서 정말 통탄을 금할 수가 없고, 이것은 비단 저의 생각뿐만 아니고 모든 법관들이 다 비슷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로 인해서 법관들 전체의 명예에 손상이 가게 하고, 법관들을 그냥 전체적으로 싸잡아서 의심케 하는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 이렇게 우리가 노력을 하고 있는 도중에 그에 찬물을 끼얹는 그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전 법관과 함께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물론 그 개인한테도 잘못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너무 밀어닥치는 일을 처리하다가 보니까 한쪽 옆에서 정말 불이 나서 이것을 고쳐야 된다 어떻게 해야 된다 하고 야단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돌아볼 여가가 없어서 그것에 대해서 주의를 좀 게을리하고 있다가 그냥 자기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 법관들에 대해서 참 너무 정말 업무부담이 많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우리가 변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그런 실수를 했다면 응당한 책임을 져야 될 것이고, 그로 인해서 법원의 명예가 실추되었다면 모든 우리 법원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되는 상황이라고 전 법관들과 함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것은 뭐 어떻게 이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또 이제 발생하고 발생하고 있어서 저희들도 참 한탄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보다 좀 직접적인 조치를 좀 더 강구해보자, 상호간에 모니터링을 필요적으로 한다든지, 이런 조치를 좀 더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지금 전체적으로 녹음을 하고 있는 시범법원들이 있습니다. 이런 시범을 확장시켜서 법정이나 이런 것을 모두 필요적으로 녹음하게 하면 아무래도 법관들이 좀더 조심을 하지 않겠냐 이런 방안도 강구하고 있고, 여러 가지로 강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금 아까 말씀드린 법관이 지금 2,700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 가운데 약간 그 부분에 대해서 주의가 미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도 변명 같습니다마는 요즘 변호사들 이야기 들어보면 과거에 비해서 법정의 모습이 엄청 변한 것 같다 하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문에 보도를 안 해줘서 그렇지, 그런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운갑 MBN 국장
연관된 질문이어가지고, MBN 정운갑 국장입니다.
○ 사회자
잠깐만요,
○ 정운갑 MBN 국장
연관되어가지고 제가 추가 부연 질문,
○ 사회자
부연 질문입니까? 좀 허락을 받고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정운갑 MBN 국장
예. 아까 대법원장 말씀들은 법정모니터링 강화라든가 여러 안을 만들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이제 변하지 않는다는 게, 지금 계속 재연된다는 게 문제인데, 이번에 징계수준을 보면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건 견책, 그리고 또 마약 언급한 것은 징계청구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 좀 약한 것 아니냐, 너무 너그러운 것 아닌가 이런 비판이 있을 수가 있고요.
애당초 임용할 때 그러면 인성이라든가 뭔가 좀 추가적인 선발절차에 있어서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좀 이해가 안 되는 용어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좀 듣고 싶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최근에 지금 말씀대로 인성평가라는 영역을 법관임용과정에 도입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의 전문가를 초청해서 인성역량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설계를 해서 최근에는 법관임용에 그것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사실 연수원 수료를 하면 바로 임용하는 그런 제도가 계속되어왔고, 그 임용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성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사회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격적으로 어떤 부족한 점이 있는지 그것을 사실은 테스트할 그런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법조일원화가 된다면, 앞으로는 지금도 뭐 당장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 부분은 이미 사회생활 도중에 과정에서 평가가 많이 되리라고 봅니다. 그것은 앞으로는 훨씬 더 과거에 비해서 강한 비율로 우리가 법관임용에 있어서 참작할 요소라고 이렇게 생각하셔도 괜찮을 겁니다.
○ 사회자
예. 잠깐만요.
○ 양승태 대법원장
징계는 지난번에 사실 이런 막말 나와가지고 징계에 회부된 것 자체가 작년에 처음 있었습니다. 징계에 회부되었다는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구체적으로 이번에 징계가 어떻게 될는지 그것은 아직 징계절차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하기는 좀 어려운 사항 같습니다.
○ 사회자
이준희 한국일보 논설실장의 질문은 제가 볼 때 아까 김세영 주필의 질문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 제가 몰수를 하겠습니다. 지금 시간도 없고 하니까 양해를 해 주시기 바라고, 그 대신 오늘 오전에 꼭 질의를 하고 싶다는 그런 제의가 있어서 그분 질의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신문 문진헌 팀장님!
○ 문진헌 내일신문
내일신문의 문진헌입니다.
대법원장님께서 모두에서도 말씀하셨는데, 취임 이후에 계속 국민과의 소통, 소통의 활성화를 통해서 국민신뢰를 높이겠다 말씀하셨고, 그 실체로 지난 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시민문화행사도 열고, 서울고등법원에서 법원이 없는 낙도로 직접 가서 재판을 하시기도 하고, 그런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장님께서 취임하실 때 이토록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신 이유가 뭔지, 그리고 그 전에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 앞으로 또 어떻게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실 것인지, 여기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저는 대법원에 오기 전부터 사실 법원의 가장 중요한 것은 법원의 신뢰이고, 이 신뢰라는 것은 신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상대방을 잘 알고 상대방을 숨김없이 우리가 그 사람이 나한테 숨기는 것이 없다 이런 믿음이 있을 때 신뢰가 싹튼다고 항상 생각해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 법원의 법관이나 직원들은 정말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하고 왔습니다마는 그냥 기록 잘 보고 판결 잘 쓰고 하는 것으로서 일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다가 보니까 우리 법원에서는 국민의 진정한 요구가 뭔지를 살피지 못했고, 또 바깥의 국민들은 도대체 안에서 우리 법관이나 법원에서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사법절차를 이해하는 그 이해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다가 보니까 전혀 문제가 생길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꾸 불신이 생기고 그 벽이 높아져 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모든 벽을 허물고 우리가 스스로 교류하면서 서로 상대방의 내부사정을, 우리가 직무상 못 보여줄 것은 할 수 없지만 그렇지 않는 한 전부 보여줌으로써 신뢰가 싹튼다고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일이 과거에 있었습니다.
2차 대전 직후에 윈스턴 처칠이 원조를 구하러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한테 찾아간 적이 있었답니다. 거기에서 옷을 다 벗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루즈벨트 대통령이 샤워실 문을 잘못 모르고 확 열어서 발가벗고 있는 처칠 수상을 봤습니다. 그래서 아주 민망해하고 있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처칠 수상이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합니다. ‘대영제국의 수상은 미국 대통령에게 하나도 숨기는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합니다. 그래서 그런 아주 유머 같은 일화지만 그것으로서 정말 쌍방의 신뢰가 싹텄다는 이야기가 있었듯이 우리도 우리 내부를 숨기지 말고 국민들한테 다 보여드리고, 국민들도 우리 안에 들어와서 스스로 보게 하고, 이런 과정에서 신뢰가 싹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기본적인 저의 시각이고 믿음입니다.
법원의 신뢰를 위한 소통은 전방위적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법관의 소통은 법정에서부터 시작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 소송절차에 있어서의 소통은 예전에부터 해오던 것이고, 이제는 국민과 직접 교류도 하고, 우리가 배심제를 추진하는 것도 그 한 이유입니다. 국민들이 배심제를 통해서 소송절차를 직접 이해를 하고 배심을 한 번 해본 사람은 소송절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우리가 체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법원에 견학을 오는 사람도 형식적으로 건물만 보여줄 것이 아니고, 판사실에 데려가서 판사들이 어떻게 일하는 것을 다 보고 가게 하자, 그다음에 재판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나가서 재판을 하고, 또 우리 대법원에서는 3월 말에 공개변론을 하면서 그것을 인터넷을 통해서 생중계하려고 합니다. 중계를 하면서 그것을 직접 보면서 우리가 아무 것도 숨기는 것이 없다, 재판이 내부에 무슨 흑막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을 알려주고, 또 실제 들어와 보니까 재판이라는 것이 판사가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고 알았더니 그렇지 않고 온갖 보이지 않는 규범과 그 안에서 판사들이 고민하고 있더라 하는 것을 국민들이 앎으로서 정말 신뢰가 높아지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것이고, 이러한 종류의 노력이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체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 관해서 정말 가장 우리가 의존해야 될 부분이 언론이라고 봅니다. 언론에서 얼마나 조력해 주느냐에 따라서 이 부분의 효과가 얼마나 더 달성되느냐 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많은 배려와 협조가 있기를 부탁드립니다.
○ 사회자
예, 다음 질문받겠습니다. 하시죠.
○ 김화양 경인일보 주필
경인일보의 주필 김화양입니다.
국민참여재판제도에 대해서 여쭈어보겠습니다.
최근에 대법원 국민사법참여위원회가 배심원제도 도입을 뼈대로 하는 국민참여재판 최종 모델을 확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원장님께서는 재판제도가 이렇게 바뀔 경우 우려되는 문제점은 없는지,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장점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좀 말씀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저는 1994년에 한 2년여 법원행정처에서 사법정책연구실장으로 재직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부터 저는 우리나라에도 배심제를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전 세계 민주국가 중에서 국민들이 재판절차에 직접, 간접으로 관여하지 않는 나라는 그 당시로써는 우리하고 일본밖에는 없었습니다. 참심이라든지 배심이라든지 일단 어떠한 형태로든지 국민이 조금씩은 관여하는 것이 우리 전체 민주국가의 사법제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전혀 국민들이 관여할 그런 여지가 없었고, 국민이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사법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발전될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사회적 분쟁에 대한 시각이 반영되는 그런 통로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또 온당한 사회의 규범형성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이 어떤 형식으로든지 재판에 참여하는 제도가 있어야 되겠다 하는 것을 주장을 해왔습니다.
다행히 그때는 전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마는 10여 년 정도 지나니까 배심제도가 시험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배심제도에 있어서 가장 문제점은 혹시 법의 시행 내지는 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일반인들이 참여를 함으로써 법의 정신과 맞지 않는 결론을 낼 것 아니냐 하는 걱정이 제일 큰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걱정은 너무 여론, 그 당시의 일시적인 여론이나 감정에 휩쓸리는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이 또 큰 걱정의 하나라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제도는 결론에 있어서 배심원단의 결론이 강제성을 띄는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는 권고적 효력이 있었고 지금 국민사법참여위원회가 건의한 것은 사실상의 구속력이라고 하지만 그 사실상의 구속력은 결국은 법관이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그것을 배척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그 정도의 여지를 남겨놓은 배심제는 그렇게 큰 염려를 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아까 말한 그런 장점이 훨씬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영미에 있어서 사법이 지금 신뢰의 바탕 위에 서 있는 큰 이유가 수백 년 동안 내려오는 배심제를 통해서 국민들이 이제는 사법절차를 이해하는 그런 DNA가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설명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도 배심제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저는 기대를 합니다.
○ 사회자
예, 말씀하시죠.
○ 김진국 중앙일보 논설주간
중앙일보 김진국 논설주간입니다.
1년에 대법원에 들어오는 사건이 3만 건이 넘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관 13명이 그것을 처리하는 게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생각되는데요. 그 바람에 국회에서는 대법관 수를 대폭 늘리자는 의견도 나오고, 이용훈 대법원장님 시절에는 상고심사부 설치계획도 나왔었는데, 상고심 개혁에 대한 대법원장님 견해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한 가지 더 여쭤보면, 대단히 미묘한 문제이지만 일부에서 헌법재판소하고 발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또 대법원장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 양승태 대법원장
상고심에 지금 접수되는 사건이 1년에 36,000건, 작년에 36,000여 건 되었습니다. 정말 12명의 대법관으로서 처리하기 어려운 정도의 사건 분량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법원시스템은, 특히 대법원의 시스템은 미국의 연방법원 시스템을 우리가 벤치마킹해서 창설이 된 것입니다. 대법원에서는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정말 법률심리의 기능만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건이 와서 대법관들이 일일이 그것을 다 심리를 다 보고 내용을 검토하고 하는 것은 그 원래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사실상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 하고 재판의 충실도에 대한 의심을 가져오게도 만듭니다.
미국에도 사실은 9명의 대법관이 있습니다마는 변론에 들어가는 사건은 1년에 100여 건 내외 됩니다. 그러나 변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른바 이송영장신청제도랄지 이것을 변론에 넣어주시오 하고 신청하는 사건은 전체적으로 1년에 한 8,000~9,000건 됩니다. 미국에는 사건이 100여 건밖에 없다 이렇게 하는 것은 단순한 관찰이고, 미국에도 8,000~9,000건 되는 사건을 대법관들이 일일이 사실 접수가 되는 사건을 보기는 봅니다. 그러나 그곳의 대법관들이 보는 것은 이 사건을 과연 대법원에서 심리할만한 그런 가치가 있는 사건인가, 이슈만 봅니다. 이 사건의 이슈가 뭔가 그것만 보고 ‘아, 이런 이슈 가지고서는 대법원에서 심리할 필요가 없다’ 하면 그것은 한 줄로 각하를 해버립니다.
우리나라도 사실은 3만 몇천 건 되는 사건 중에서 진실로 대법원의 기능에 맞는 사건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많지 않은데 그것을 걸러내는 그런 장치가 없기 때문에 대법관들이 일일이 그것을 봐야 되는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우리가 모델로 삼았던 미국 연방대법원의 그것을 따라간다면, 진실로 그 취지를 따라가려고 한다면 상고허가제를 도입을 해서 대법원에 심리하는 사건의 수를 확 줄이는 것이 제일 제도의 취지하고는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계속된 국민들의 상고에 대한 열망, 상고심에서도 내 사건을 봐달라 하는 열망을 과연 외면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고려도 우리가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고법 상고부라든지 또는 상고법원을 따로 만들자, 그런 것만 떼가지고 하는 법원을 따로 만들고 대법원에는 정말 필요한 사건만 가져오게 하자는 상고법원제도,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 현재의 상태로는 사실은 대법원을 그대로 이끌고 가는 것은 저는 굉장히 무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점이든지 계획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오랫동안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하나의 결단을 내려서, 어떤 제도든지 결코 단점이 없는 제도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단점이 좀 있더라도 그것을 보완하면서 이끌고 나갈 어떤 제도를 우리가 택해야 될지 그 점에 대해서는 결단을 내릴 시기가 이제 다가왔다고 봅니다. 그 점에 대해서 우리가 준비를 하고는 있습니다. 어떤 모습이 될지는 조금 시기를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아까 헌재와의 관계를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은 다른 헌법기관이 아니겠습니까? 이 자리에서 다른 헌법기관과의 관계를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헌법적인 예향에도 어긋나는 것 같고, 그것은 사석에 오시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 사회자
그러면 다음 질문받겠습니다. 예, 말씀하시죠.
○ 김종구 경기일보 논설실장
경기일보 논설실장 김종구입니다.
제 질문은 경기고법 설치 관련해서입니다. 경기라는 명칭 때문에 지역적이거나 아니면 지방의 문제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데, 실제로 들어가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도 1,300만 도민들이 관심이 있고요. 남부 쪽으로 내려가면 800만 경기 남부 주민들한테는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된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최근에 경기도가 필요하다면 경기고법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공식 밝혔습니다. 그만큼 도민의 열망이 크다라는 이야기겠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기고법 설치에 대한 프로세스가 아시겠지만 답보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이럴 때 보면 대법원의 입장표명이라든가 스탠스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던질 수도 있다고 보여지는데, 최근에 간접적으로 아니면 언론을 통해서 이렇게 전해지는 대법원의 경기고법 설치와 관련된 의견을 보면 다소 소극적이다, 또는 너무 원칙론에서 맴돌고 있다, 이런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경기고법 설치에 대해서 대법원장님의 생각과 또 대법원의 공식입장이 뭔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말씀해 주십시오.
○ 양승태 대법원장
경기고법이 경기도 일원의 인구나 또 사건의 수를 볼 때, 그리고 서울고등법원이 워낙 지금 비대해 있다 하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경기고법, 이름 명칭이 뭐든지 간에 새로운 고등법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도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원을 하나 세우기 위해서는 부지만 있어야 되는 것도 아니고, 건물을 세울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고, 또 인원도 들어가는 것이고, 여러 가지 정말로 해야 될 것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법원에서는 구체적으로 한 개의 법원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법원 시스템을 어떻게 가져가야 되는지 하는 데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은 고등법원으로 되어 있고 또 지방법원 항소부에도 2심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2심이 이렇게 나누어져 있는 시스템이 과연 효과적인 시스템이냐, 항소법원이라는 제도가 따로 또 있어야 될 것 아니냐 하는 근본적인 연구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또 여러 가지 건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것하고 맞물려서, 가령 경기고등법원을 하나 세웠을 때, 나중에 또 항소법원 제도가 달라지고 할 때, 또 제도라는 것을 급격하게 바꿀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큰 틀의 검토가 지금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선 기본적인 출발점에서 그 법원의 설치 필요성에서는 저희는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다만 그것을 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될 것이 너무나 많고, 그냥 일각에서 ‘이것 부지 주겠다’ 이것만 가지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또 우리가 기재부에 가서 그 예산을, 엄청난 예산입니다. 작은 규모가 아니니까 엄청난 예산입니다. 그 예산도 우리가 배정을 받아야 되고, 또 어떤 면에서는 경기도라고 해서 전부가 똑같은 의견은 저는 아닐 수 있다고 봅니다. 경기 북부하고 남부하고도 약간 생각이 다들 수도 있고, 그런 의견도 조정해야 되고, 여러 가지 단순하지 못한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방향에 있어서는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맞는 것이고, 소극적으로 보인다는 것은 이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회자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지금 질문이 하나만 남아 있습니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일단 토론회를 마칠까 합니다. 대법원장께서는 녹화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금 KTV를 보고 계시는 시청자를 위해서는 일단 마무리발언을 대법원장께서 하시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서 일단 마지막 질문받고 대법원장님의 마무리발언을 듣는 것으로 하고 그것이 끝난 다음에 자유롭게 추가질문이 있으시면 받는 것으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자, 말씀하시죠.
○ 주문정 전자신문 논설위원
전자신문 논설위원 주문정입니다.
최근에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싸고 삼성전자하고 애플하고 특허침해소송을 하고 있는데요. 당장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에는 미국에서 판결이 일단 날 것 같습니다.
이 특허침해소송은 기술적 특성상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변리사한테도 소송대리인 자격을 줘야 된다는 견해가 많이 있는데요. 작년에 보면 대법원에서 두 번 정도 불허판단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하고, 앞으로 이것을 좀 허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좀 여쭙고 싶습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그 부분은 이미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법원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있기까지 따로 달리 결론을 내리지 않고 보류하고 있다가 헌재에서의 결론에 따라서 그런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저는 변리사의 주장이나 변호사의 주장이나 다 양면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느 쪽을 더 중시해야 될까 하는 것은 결국 정책적인 문제이고, 그런 정책적인 문제에 관해서 입법부에서 여러 가지 정책에 관한 검토를 거쳐서 지금 그런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일단 그런 제도가 헌법재판소에도 합헌으로 결정이 났고, 그래서 지금은 그에 따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나중에 또 새로운 어떤 상황의 변화가 있든지 하면 또 입법에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법부로서는 이렇게 저렇게 지금 의견을 표명하고 결정을 할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 사회자
일문일답은 일단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를 짓고, 그다음에 대법원장께서 마지막으로 마무리발언을 해주시도록 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 양승태 대법원장
우선 마무리발언하기 전에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넘어가겠습니다.
아까 법정의 언행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저는 법정에서 일어나는 것을 법관이 자신이 있다면 녹음도 하고 생중계도 하고 이렇게 할 만큼 그런 태세를 갖추어야 된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당장 시행할 여지가, 좀 조심을 해야 되리라고 봅니다마는 대법원에서는 솔선수범해서 정말 변론을 생중계해보자, 아까 잠시 말씀드렸지만 다음 주 3월 21일 사상 처음으로 대법원 공개변론재판을 대법원 홈페이지와 네이버를 통해서 인터넷에 동시중계하기로 하였습니다. 거의 생중계나 마찬가지입니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중계하는 것입니다.
공개변론사건은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외국인 여성이 공동양육하는 자녀를 남편 동의 없이 그냥 외국으로 데리고 간 경우에 그것이 미성년자약취유인의 형사처벌대상이 되느냐 하는 것이 쟁점입니다.
국민적인 관심도 있을 것 같고, 또 특히 요즘 다문화가정이 많으니 이 부분에 대한 변론이 국민의 시선을 끌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언론인 여러분과 함께 사법부에 관련된 여러 주제에 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게 됐습니다.
언론인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오늘 이 토론을 통해서 보다 사법부를 좀더 이해를 많이 하시고 좀더 가까이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와 우리 사법부 구성원들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그런 법원을 만들기 위해서 재판절차 안팎에서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요즘 국민들이 법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이나마 좀 달라진 듯이 느껴져서 참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또 그런 헌신적인 노력에 배치되는 실망스러운 그런 일이 또 일어나서 정말 대부분의 사법부 가족들과 더불어 안타까운 마음을 정말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어느 한 가지 일만으로 우리 사법부 전체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금이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멈추지 않고 국민의 굳건한 신뢰를 얻는 그날까지 차근차근 혼신의 힘을 다해서 노력을 다해갈 것을 약속을 드립니다.
요즘 급격히 변화하는 우리 사회 국민의 요구에 발맞추어서 사법부도 스스로 끊임없이 변하고 적응하여서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만들고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그런 차원 높은 법원을 만들어감으로써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사법부의 모습을 이룩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 쏟아붓겠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언론 여러분께서도 사법부의 이러한 충정과 진정성을 부디 알아주셔서 사법부가 진정으로 국민들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그 양자를 잇는 든든한 가교역할을 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토론회를 시청하시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는 사법부의 진정성을 믿어주시고 사법부가 국민의 굳건한 신뢰와 믿음 속에서 그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항상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사회자
예,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아주 정말로 잘 협조해 주는 덕분에 제시간에 끝난 것 같습니다.
장시간 앉아주셔서 대단히 고맙고요 저희들로서도 사실 취재현장을 떠난 지가 굉장히 오래된 사람들이 많은데 다시 한 번 펜과 마이크를 벼리는 그런 기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대법원장님에게도 대단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처음으로 대법원 큰 법대에서 내려오셔서 스스로 언론 속으로 걸어오셨습니다. 그 길목에 저희들이 있습니다.
저희들은 국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창이자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창구라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혹시 여기에서 얻은 아이디어나 감촉 같은 것이 있으시다면 다시 돌아가셔서 더 나은 대법원을 이끌고 꾸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이 토론회를 마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