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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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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6. 9. 29.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26-10-01

○ 재판장 대법원장
오늘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장내를 정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3다275578 추심금
원고 ○○○, 피고 주식회사 우진피앤지.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와 장원피앤지는, 장원피앤지가 시행하던 바이오가스 발전 사업을 피고가 대금 총 8억 5,000만 원에 양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는 장원피앤지에 대한 금전채권자로서 장원피앤지가 이 사건 양수계약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양도대금 채권 중 3억 5,000만 원 부분을 가압류한 후, 장원피앤지를 상대로 한 약정금 소송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 위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내용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습니다.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추심금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원고의 채권가압류 이후 피고와 장원피앤지가 이 사건 양수계약을 합의해제함에 따라 피압류채권인 양도대금 채권이 소멸하였으므로 그 소멸로써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항변하였습니다.
원심은 피고의 합의해제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였습니다.
대법원 2001. 6. 1. 선고 98다17930 판결 등은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계약을 합의해제한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3채무자는 채권에 대한 압류 또는 가압류가 있은 후에도 위와 같은 합의해제로 피압류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종전에 이러한 합의해제 법리에 근거하여 피고가 이 사건 양수계약의 합의해제로 가압류에 기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러한 합의해제 법리에 관한 종전 대법원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결론적으로, 종전 대법원 판례의 합의해제 법리는 타당하지 않으므로 새로운 법리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새로운 법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채권에 대한 압류 또는 가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을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하였다면 원칙적으로 제3채무자는 이러한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로 피압류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다만 법정해제나 약정해제 등 계약관계를 소멸시킬 수 있는 별도 사유의 요건을 갖추었지만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한 경우, 피압류채권이 계속적 계약에서 발생하는 장래의 지분적 권리인 경우, 또는 계약과 피압류채권의 내용과 성질, 피압류채권의 계약상 비중,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의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압류 또는 가압류만을 이유로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의 대항력을 부정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3채무자는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게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로 대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집필 대법관이 말씀드리겠습니다.

○ 대법관 권영준
판결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편의상 압류와 합의해제를 중심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판결은 두 가지 핵심개념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개념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입니다.
채권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면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을 소멸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등 채권을 처분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채무자나 제3채무자는 이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처분금지효는 압류뿐만 아니라 가압류에도 인정됩니다.
두 번째 개념은 합의해제입니다.
합의해제는 계약 당사자가 합의로써 기존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켜 처음부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되돌리는 새로운 계약입니다.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체결한 계약에서 채권이 발생하였고 그 채권이 압류되었는데 그 후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을 합의해제하면 채권도 함께 소멸하게 됩니다.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제3채무자가 이러한 합의해제로 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있는가, 즉 합의해제로 피압류채권이 소멸하였다고 압류채권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가, 입니다. 이 쟁점은 압류채권자가 압류를 통해 확보한 법적 이익, 그리고 채무자 및 제3채무자의 계약자유 중 원칙적으로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대항력을 부정하면 압류채권자에게 유리하고 대항력을 인정하면 채무자와 제3채무자에게 유리합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대항력을 인정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종전 합의해제 법리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압류채권자는 제3채무자에게 압류된 채권에 기한 권리행사를 할 수 없어 압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판결 요지는 이러한 합의해제 대항력은 원칙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법리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압류채권자는 합의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압류한 채권에 기한 권리행사를 통해 압류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법리로 변경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합의해제는 계약의 일종이고 계약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당사자 사이에만 미칩니다. 그런데 압류채권자는 합의해제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합의해제의 효력이 압류채권자에게 당연히 미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합의해제는 피압류채권을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채권 자체의 처분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압류의 처분금지효는 합의해제를 통해 채권을 처분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 타당합니다.
한편, 새로운 법리는 합의해제에 관한 것이므로 법정해제나 약정해제에 기한 대항력은 여전히 인정됩니다. 물론, 법정해제나 약정해제의 경우에도 채권 처분의 결과가 발생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는 압류 전부터 계약에 내재 또는 유보되어 있던 해제권을 행사하는 경우이므로 압류 후 새로운 합의로 채권처분의 결과를 야기하는 합의해제와는 구별됩니다.
둘째, 압류채권자와 채무자, 제3채무자의 이익을 비교해 봐도 새로운 법리가 타당합니다. 종전의 합의해제 법리에 따르면 압류채권자는 자신과 무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사후적 합의로 압류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어 압류채권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합니다. 압류를 믿고 절차에 참여한 배당요구 채권자들도 이러한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이러한 부당한 불이익의 방치는 강제집행제도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한편, 채무자와 제3채무자는 압류명령을 송달받아 압류의 효력을 받는 당사자들입니다. 특히 채무자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책임재산이 압류되어 처분금지효의 제한을 받는 당사자입니다. 그러한 채무자가 압류 후 제3채무자와 합의해제를 하여 사후적으로 압류의 처분금지효를 무력화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공평하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또 새로운 법리로 제3채무자가 부당한 불이익을 입은 것도 아닙니다. 제3채무자는 압류 전에 생긴 모든 항변사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고 공탁을 통해 지급의무를 면할 길 등도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제3채무자가 합의해제로 대항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은 제3채무자가 압류명령을 송달받아 새로운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되었는데도 합의해제라는 새로운 처분행위를 스스로 한 것에 따른 결과로서 이를 부당한 불이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셋째, 새로운 법리는 관련 판례와의 일관성과 정확성을 높입니다. 대법원은 그동안 채권자 대위권 사안을 비롯해 여러 유형의 사안에서 처분금지효 발생 후에는 새로운 법률행위로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관계, 즉 기본적 법률관계를 처분하더라도 채권자에게 그 처분으로 대항하지 못한다는 법리를 전개해 왔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압류와 합의해제 사안은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유사한 본질적 요소를 지닌 사안들에 유사한 법적 평가와 효과를 부여하는 것은 정의의 근본적인 요청 중 하나입니다. 새로운 법리는 유사한 사안 유형에 나타난 판례의 전체적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도 타당합니다.
이상의 이유로 인정되는 새로운 법리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압류의 효력이 생긴 후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을 합의해제 하더라도 제3채무자는 원칙적으로 이를 이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가압류 후 본압류로 이전하기 전에 합의해제한 경우와 계속적 계약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는 합의해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 자유 등을 고려하여 다음 세 가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대항력이 인정됩니다. 이러한 예외사유는 합의해제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려는 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첫 번째 예외사유는, 법정해제 등 계약관계 소멸을 정당화하는 별도 사유의 요건을 갖추었지만 합의해제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한 경우입니다. 이러한 사유에는 법률이나 계약에 명시되어 있거나 해석상 인정되는 해제·해지 사유, 그 밖에 해제조건이나 취소 또는 철회 사유 등 다른 계약관계 소멸원인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두 번째 예외 사유는, 압류된 채권이 매달 발생하는 임대료 채권처럼 계속적 계약에서 발생하는 장래의 지분적 권리인 경우입니다. 압류 당시 이미 발생한 지분적 권리에 대해서는 처분금지효가 미치지만 장래의 지분적 권리에까지 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미치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 예외 사유는, 계약과 피압류채권의 내용과 성질, 피압류채권의 계약상 비중, 합의해제의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압류만을 이유로 합의해제의 대항력을 부정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는 앞에 두 가지 예외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대항력을 부정하면 현저하게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는 사안을 보충적으로 포섭하기 위한 예외사유입니다.
이상으로 판결 이유 요지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이상 살펴본 새로운 법리와 달리 제3채무자는 압류 또는 가압류가 있은 후라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를 합의해제하고 이로 인하여 피압류채권이 소멸되었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2001. 6. 1. 선고 98다17930 판결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상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의 결론에 관하여 봅니다.
원심은 합의해제 법리에 따라 피고가 원고의 채권가압류 이후 이루어진 이 사건 양수계약의 합의해제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합의해제 법리는 새로운 법리로 변경되어야 하므로, 원심의 판단을 정당화하는 법리적 기초가 상실되었습니다. 새로운 법리에 따르더라도 제3채무자가 가압류채권자에게 합의해제로 대항할 수 있는 예외 사유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심에서는 이 사건에서 이러한 예외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원심의 판단에는 채권가압류의 효력과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의 합의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6. 9. 29.(화)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대법원 2023다275578 추심금 (재판장 대법원장 조희대, 주심 대법관 권영준)
[재생시간 : 12분5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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