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2017도19025 저작권법위반방조 사건입니다.
상고인은 검사입니다.
피고인은 다시보기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저작권 침해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저작권법위반방조로 공소가 제기되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피고인의 링크의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아니어서 방조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검사가 상고하였습니다.
이 사건 쟁점은, 저작권 침해물로 연결되는 링크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결론적으로,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범이 공중송신권 침해 게시물을 인터넷 서버로 업로드하면, 실제로 공중에게 침해 게시물을 송신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공중송신권 침해가 성립합니다.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서버에서 삭제하는 등으로 게시를 철회할 때까지는, 이를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에 제공하는 공중송신권 침해가 계속됩니다. 따라서 그러한 정범의 범죄행위는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저작재산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전송되는 게시물로 연결하는, 이른바 다시보기 사이트 등의 링크 사이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링크 대상이 침해 게시물 등임을 알면서 그러한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제공한 사람은, 정범의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공중송신권 침해를 강화?증대할 의사로 링크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링크가 없었더라면 정범이 게시한 저작권 침해물을 발견할 수 없었던 공중의 구성원까지 그 링크를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쉽게 저작권 침해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라 공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권 침해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실행행위가 용이하게 되고, 공중송신권이라는 법익의 침해가 강화?증대됩니다. 따라서 링크 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링크 행위에 대해서까지 방조를 쉽게 인정하는 것은 인터넷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검사는, 링크를 한 행위자가 링크 대상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불법게시물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링크 행위가 정범의 공중송신권 침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법익침해를 강화?증대하는 등의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라고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와 달리,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상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봅니다.
피고인은, 정범의 공중송신권 침해행위 도중에 그 범행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이 사건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여 공중의 구성원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러한 링크 행위를 통해,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였으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입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천대엽의 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태악의 각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링크 행위만으로는 공중송신권 침해행위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정범의 행위는 침해 게시물을 업로드함으로써 종료되므로, 그 이후의 피고인의 링크 행위는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피고인의 링크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방조의 개념, 링크 행위의 의미,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확장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이는 방조범의 성립과 종속성, 죄수 등의 법리에 반하고,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종전 견해를 바꾸어 방조 개념의 확장 등을 통해 형사처벌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형벌불소급의 원칙 등과 조화되지도 않습니다. 저작권을 침해하는 링크 사이트의 폐해에 대해서는 입법을 통해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1.09.09.(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7도19025 저작권법위반방조(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김재형)
[재생시간 : 6분 32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