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 대법원장
지금부터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오늘 선고할 사건은 2018다257958 채무부존재 확인,
반소로서 2018다257965 보험금 사건입니다.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디비손해보험 주식회사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 씨 사건입니다.
선고에 앞서 재판부 구성과 관련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재연 대법관님은 이 사건 합의 후에 법원행정처장에서 대법관으로 복귀하셨고, 천대엽 대법관님은 이 사건 합의 후 대법관으로 임명되셨습니다. 이에 따라 두 대법관님은 이 사건의 심리와 합의, 선고 등 재판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계약자 겸 피보험자인 갑이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보험수익자인 피고는 보험회사인 원고를 상대로 상해사망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원고는 갑이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피고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피고는 소송 도중 반소로 원고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 판결은 갑이 고지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보험금 지급 사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채무부존재확인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보험금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제1심 판결에 대해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원심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상고심의 주요 쟁점은, 어떤 경우에 보험회사가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먼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확인의 소에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확인의 이익은, 피고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이나 위험이 초래될 염려가 있다면 인정됩니다. 그러므로 보험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보험금 채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다면, 보험회사는 먼저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있습니다.
원심이 이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채무부존재확인의 소가 확인의 이익이 있어 적법하다는 전제 아래 나아가 본안에 관하여 판단한 것은 정당합니다.
다음으로 상고이유에 관하여 봅니다.
원심은 갑이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자신의 직업을 허위로 고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원고가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의 적법성에 관하여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의 반대의견과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이흥구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확인의 이익은 확인의 소에 특수한 소의 이익으로서 국가적·공익적 측면에서 남소를 억제하고 형평에 반하는 소송제도의 이용을 통제하는 원리입니다. 다수의견은 확인의 이익이 갖는 공적 기능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타당하지 않습니다. 보험의 공공성, 보험업에 대한 특별한 규제와 보험계약의 특수성, 보험계약 당사자 간의 형평성 및 소극적 확인의 소의 많은 가능성 등을 종합하면 보험수익자가 단순히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사고나 보험금에 관하여 다툰다는 사정만으로 보험회사가 먼저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는 없습니다. 보험회사가 보험금 채무의 존부나 범위를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사정’은 보험수익자가 보험계약이나 법령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 사회적 상당성이 없는 방법으로 보험금의 지급을 요구하거나 보험회사가 보험사기 등 범죄나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상으로 오늘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1.06.17.(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8다257958(본소) 채무부존재확인,대법원 2018다257965(반소) 보험금 (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이기택)
[재생시간 : 5분 6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