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그리다] 25년 지기와 함께한 가을빛 공방의 시간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법원 핫이슈

2025.12.03

함께 그리다

글&사진. 박성하

서촌의 가을빛이 깊어지던 어느 날. 25년 지기 두 친구가 함께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내려놓은 업무의 무게 대신, 손끝으로 전해지는 초록 향과 따뜻한 대화가 그들의 오후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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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골목길에서 만난 특별한 하루

공방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넉넉히 들어오는 가을빛이 창을 통해 공간을 부드럽게 감싸고, 곳곳에 놓인 꽃장식과 작은 화병들이 따스한 분위기를 더했다. 은은한 향과 자연스러운 나무 향이 어우러져, 발을 디딘 순간부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의정부지방법원 김경림 참여관은 오늘 체험에 함께한 김혜란 참여관의 권유로 리스 만들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 케이스였어요.(웃음) 처음에는 약간 쑥스러워 망설여졌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 생각보다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단풍이 물든 서촌 골목길을 걸으며 공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마음이 한층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일부러 찾아오기 힘든 서촌에서 진행한 클래스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함께한 서울중앙지방법원 김혜란 참여관은 이번 체험을 단순한 취미가 아닌, 25년 우정의 기념으로 삼았다. “리스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작은 행운 같아요. 꽃꽂이를 참 좋아하는 제 25년 지기 친구와 올해 25년째 우정을 기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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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피어난 나만의 리스

체험은 크리스마스 리스 유래와 역할 소개로 시작됐다. 강사는 “리스는 원형으로 끝이 없고, 중심이 없다는 점에서 영원함과 순환을 상징한다”라며 “문에 걸면 복을 부르고 악귀를 막는 의미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사용된 재료는 황금측백, 열매측백, 향나무였다. 리스의 기본 바탕이 되어준 황금측백은 풍성한 밑그림이 되어줬고, 열매측백은 크리스마스의 생동감을 더했다. 향나무는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손끝에 닿을 때마다 마음을 차분하게 했다.

평소 꽃꽂이를 즐겨 하지만 생화로 리스를 만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김경림 참여관은 오아시스가 동그란 형태를 가진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정해진 틀 없이, 마음 가는 대로 꾸며야 해서 처음엔 조금 어려웠어요. 신경 쓴 듯 안 쓴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하거든요. 그래도 꽃꽂이와는 다른 확실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지를 고르고, 길이를 맞춰 잘라 오아시스에 꽂을 때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식물의 감촉이 생생했다. 자유로운 구성이어서 ‘어디에 꽂아야 예쁠까’ 고민도 많았지만, 완성해 갈수록 가지가 얽히며 하나의 원이 되어가는 모습이 뿌듯했다.

서로 다른 방식에서 만들어지는 조화

맞은편에 앉은 김혜란 참여관은 ‘동그라미의 의미’를 오래 생각했다. “리스는 어디가 위고 어디가 아래인지 정해져 있지 않아요. 그런데 자꾸 마음속으로 ‘여기가 위겠지?’ 하며 기준을 만들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완성된 리스를 어디에 걸어둘까, 그 자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공방 안은 점점 더 따뜻한 집중의 기운으로 가득 찼다. 가위질 소리와 잔잔한 대화 소리가 섞여 흐르고, 창밖으로는 오후의 햇살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김경림 참여관은 손이 빠른 편이라 작업 속도가 한 템포 앞서갔다. 가지를 정리하고, 황금측백을 감싸며 틈새를 채워 넣는 동작이 능숙했다. 김혜란 참여관은 가지의 방향과 배치를 오래 고민하며 세심하게 조화로운 균형을 만들어갔다. “측백, 열매측백, 향나무가 비슷한 듯 다르고, 또 다른 듯 비슷해 보였어요. 얼기설기 꽂아만 놓았는데도 어느새 멋진 작품이 완성되어 있더라고요.”라며 김혜란 참여관은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리스는 서로 닮은 듯, 그러나 각자의 개성을 담은 다른 얼굴로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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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시간,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

테이블 위에는 완성된 크리스마스 리스가 나란히 놓였다. 풍성한 초록 잎들을 바탕으로 솔방울, 금빛 오너먼트 등 포인트가 되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조화를 이뤘다. 김혜란 참여관은 완성된 리스를 TV장 위에 두고 크리스마스에는 촛불을 켜며 새해 소원을 빌 예정이라고 했다. 김경림 참여관은 리스를 식탁 위에 두어 가족과 함께하는 정찬의 순간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는 현관 입구 쪽에 두어, 집을 드나들 때마다 눈에 띄게 해두려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늘 진행한 리스 만들기 체험은 두 참여관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김경림 참여관은 “좀 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나무를 키우며 돌보는 경험도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혜란 참여관은 “법원에서 묵묵히 일하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것을 찾을 계획입니다.”라며 “탁구, 영어 공부 등 소소한 목표부터 이어 나갈 생각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창밖으로 오후의 햇살이 기울 때쯤, 두 참여관의 손에는 자신만의 리스가 들려 있었다. 오랜 친구와 함께한 오늘의 시간은 크리스마스보다 더 따뜻했다. 작은 원형의 리스가 각자의 가정에서 은은히 빛나며, 소소한 행복과 평온이 오래도록 깃들기를.

“리스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작은 행운 같아요.

25년 지기 친구와 우정을 기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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