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선고영상
공유하기 facebook 공유하기 twitter 공유하기 band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선고 영상
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8. 11. 1.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18-11-02

○ 재판장 대법원장
먼저 오늘 저의 공식적인 일정 때문에 조금 늦게 개정된 것을 양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오늘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사전에 허가된 경우를 제외한 일반촬영과 녹음은 여기까지 허용하겠습니다.
장내를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선고할 사건은 2016도10912호 병역법위반 사건입니다.
피고인 오승헌 씨, 상고인은 피고인입니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종교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규정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이에 관하여 지난 8월 30일 공개변론을 열어 검사와 변호인은 물론, 재야 법조계와 학계, 국방부, 병무청, 국가인권위원회 그밖에 관련되는 여러 단체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지정된 입영기일에 입영하지 아니한 모든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당한 사유'는 실정법의 엄격한 적용으로 생길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병역법의 목적과 기능, 병역의무의 이행이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서 가지는 위치, 사회와 시대 상황의 변화,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병역법은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여러 다양한 사정을 고려하여 병역의무의 부과 여부와 그 종류ㆍ내용 또는 면제 등을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병역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그에 합당한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병역의무자가 처한 구체적으로 개별적인 사정이 그로 하여금 병역의 이행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고, 그 사정이 대다수의 다른 이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기본조건이자 민주주의 존립의 불가결 전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양심은 흔히 말하는 착한 마음이나 올바른 생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개인이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을 뜻합니다. 국가가 개인에게 이러한 양심에 반하는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가하여 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소극적 양심실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감수하지 않는 이상 내면적 양심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파멸시켜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것인지는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규정과 헌법 제39조 국방의 의무 규범 사이의 충돌과 조정의 문제로서,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라는 문언의 해석을 통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키기 때문에 불이행에 따른 어떠한 제재라도 감수하고서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입니다. 이와 달리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7941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어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심리와 판단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입니다.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그 신념의 영향 아래 있으며,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고, 상황에 따라 타협적이거나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구체적 사건에서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할 경우 그 양심이 과연 위와 같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인지 심사하여야 하고, 이는 성질상 양심과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도 아울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실은 범죄의 구성요건입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사람이 구체적인 소명자료를 제시하면 검사는 그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정당한 사유의 부존재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상 살펴본 바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피고인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였습니다. 원심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의 양심의 진정성이나 양심적 병역거부 해당 여부에 관한 아무런 심리 없이 병역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이동원의 별개의견 및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이 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민유숙의 제1보충의견,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의 제2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이기택의 제1보충의견,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의 제2보충의견이 각각 있습니다.
이 판결의 별개의견, 반대의견, 보충의견 등의 요지는「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심리절차에 관한 내규」제8조 제1항에 의하여 각 집필 대법관께서 직접 밝히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이동원 대법관님의 별개의견 말씀해 주십시오.

○ 대법관 이동원
국방의 의무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과 재산권 등 헌법적 법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개인의 양심의 자유보다 더 우선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병력 규모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하는 병역거부자들의 수, 그들을 현실적으로 병력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현재의 안보상황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하는 병역거부자들에 대하여 대체복무를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 국방력의 약화로 이어져 국가의 안전보장이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는 최근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하는 병역거부자들에 대하여 종래와 마찬가지로 현역 입영을 강제함으로써 그들에게 종교적 신념상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에 있어 최소 침해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따라서 진정한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다만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하는 병역거부자들에 대하여 대체복무를 허용함으로써 향후 국가안전보장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면 다시 그들을 현역병입영대상자 등으로 하는 병역처분을 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박상옥 대법관님께서 반대의견의 요지를 밝히시겠습니다.

○ 대법관 박상옥
반대의견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병역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체계, 병역의무의 감당능력의 관련된 규정들의 성격에 비추어,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는 특정한 입영기일에 입영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 즉 당사자의 질병이나 재난의 발생 등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사정에 한정되어야 합니다.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이 개인적 신념이나 가치관, 세계관 등과 같은 주관적 사정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수의견은 병역법 규정의 취지와 목적, 체계 등을 벗어나 ‘정당한 사유’를 해석함으로써 법률해석의 범위를 넘어선 것입니다. 또한, 다수의견은 이 사건 처벌규정과 헌법상 국방의 의무 규정이 갖는 헌법적 가치와 중요성,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의 상대적 권리성, 그리고 양심의 자유에 관한 헌법적 제한의 정당성에 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법리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국방의 의무는 기본적 인권 보장이라 하는 헌법적 가치와 함께 우리 헌법의 근본 결단입니다. 헌법적 가치의 향유를 위해 국가의 존속을 지지하고 안전과 평화가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헌법에 의해 부과되고 병역법 등에 따라 구체화된 국방의 의무 그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양심의 자유 중 내면적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호되지만, 외부적인 양심실현의 자유는 다른 헌법적 가치를 위하여 제한될 수 있습니다. 비록 소극적 부작위이기는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 역시 병역의무자가 스스로 선택하여 자신의 양심을 외부로 실현하는 행위이므로 상대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안전보장과 국방의 의무 실현을 위하여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한이 그 자체로 양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거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다수의견은 불확정개념인 ‘정당한 사유’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사회적 통념과 건전한 상식의 기초를 이루는 중대한 역사적ㆍ종교적ㆍ문화적 배경과 차이점을 간과하였습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는 서구사회의 역사적ㆍ종교적ㆍ문화적 배경에 유래한 것으로서, 우리 사회에 공통된 이념과 가치의 기초를 이루는 유구한 전통과 다릅니다. 또한, 병역의무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이 사건 처벌규정에 기한 형사처벌 등 제재가 갖는 규범적 타당성에 비추어볼 때, 다수의견이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 자체를 마치 위헌ㆍ위법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입니다. 나아가 병역거부와 관련된 진정한 양심이 존재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입니다.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사정들은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 발견에 부합하도록 충분하고 완전한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법리와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엄중한 안보의 상황, 병역의무의 형평성에 관한 강력한 사회적 요청 등을 감안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는 인정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법원의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확인된 법리는 유지되는 것이 옳습니다. 기존 법리를 변경하여야 할 만한 명백한 규범적ㆍ현실적 변화도 없음에도, 기존 법리를 변경하는 다수의견의 견해는 병역의무의 형평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민유숙의 보충의견을 김재형 대법관님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

○ 대법관 김재형
다수의견을 보충하는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수의견은 종전 판례 법리를 토대로 하되 새로운 여러 사정으로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했던 판례가 이제는 변경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심의 자유는 인간 존엄의 필수적 전제로서 인간으로서 가지는 보편적인 권리입니다. 개인의 내면적 양심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으며 설령 국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심실현의 자유가 상대적 권리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자신의 절박한 양심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이들에게 병역의무 이행을 강제하고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한다면, 형사처벌을 감수하고 양심을 지키느냐 아니면 양심을 버리고 형사처벌을 면하느냐는 선택만이 존재하게 됩니다. 내면적 양심의 포기와 인격적 존재가치의 파멸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양심의 명령을 지키는 통로를 열어두어야 합니다. 입법자는 병역법 88조 제1항에서 ‘정당한 사유’라는 문언을 통해서 그러한 통로를 열어두었고, 병역의무의 이행에 관한 구체적ㆍ최종적인 정의의 실현을 사법부에 위임하였습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같은 최소한의 소극적 부작위조차 허용하지 않는다면 헌법이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권리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공동체에서 다를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며, 이로써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김선수 대법관님께서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의 제2보충의견의 요지를 밝히시겠습니다.

○ 대법관 김선수
다수 보충의견2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인권규약인 UN의 자유권규약의 관점에서 다수의견을 보충했습니다.
자유권규약은 헌법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직접적인 재판규범이 되며, 국제평화주의와 국제법 존중주의는 국가질서 형성의 기본이 되는 헌법상 중요한 원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자유권규약에 가입하면서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제18조에 대해 아무런 유보를 하지 않았고, 또한 자유권규약위원회가 규약에 규정된 권리 침해를 주장하는 개인으로부터 통보를 접수하고 심리하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의정서에도 함께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자유권규약위원회는 1993년 이래 자유권규약 제18조로부터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된다고 해석해왔고, 2017년까지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5건의 개인통보 사건에서 모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자유권규약 제18조에 위반된다는 견해를 채택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권리가 자유권규약 제18조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동 조항으로부터 도출되는 권리라는 점은 이미 확립된 국제적인 기준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 제6조 제1항에 기하여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자유권규약 제18조에 따라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국제인권규약에 조화되도록 법률을 해석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사법부가 지켜야 할 책무이며, 헌법상 국제법 존중주의에도 합치됩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인권의 측면에서도 당당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이기택의 제1보충의견의 요지에 관하여 이기택 대법관님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

○ 대법관 이기택
반대의견에 더하여 몇 가지 반대의견의 요지에 추가하는 보충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수의견은 종래 인정되어 온 양심의 범위고 더욱 좁혀서 양심의 ‘깊고 확고하며 진실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종파의 병역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헌법이 보호하는 양심의 범위를 근거 없이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양심의 자유를 더욱 억제하는 것이 됩니다.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하는 종교의 신도가 늘어날수록 입대 군인이 줄어들고 궁극적으로 군대가 없어질 지경에 이르면 되면,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해줄 국가적 토대도 함께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양심이 진정한 것인지는 형사재판절차에서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사항이 아닙니다. 다수의견은 평소 삶의 과정에서 외부로 드러난 사항을 통해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은 이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9세부터 입영통지를 받게 되는데, 과연 그때까지 학교생활 외에 양심에 관하여 외부로 드러낼 사항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대체복무제 도입 등을 통해 해결할 국가정책의 문제입니다. 이는 외국의 여러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사실상 위헌성을 띄게 된 현행 병역법을 적용하여 서둘러 판단할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를 포함하는 국회의 개선 입법을 기다려 해결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것이 또한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에 대해서 이 문제를 명예롭게 해결하고,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저도 피고인은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 위헌 상태인 병역법의 해석을 통해서, ‘대체복무 없는 병역거부’라는 법질서를 통해서는 안 됩니다. 잠시 기다려서 합헌적인 개선 입법에 의해서, ‘대체복무와 함께 하는 병역거부’라고 하는 법질서로써만 가능합니다.
마치겠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마지막으로 조희대 대법관님께서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의 제2보충의견 요지를 밝히시겠습니다.

○ 대법관 조희대
우리의 역사와 헌법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대표적인 국가로는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들이 있는데, 그 헌법이나 법률에는 ‘누구도 양심에 반하여 집총병역을 강제당하지 아니한다.’라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천만 명의 인명이 살상된 참상을 경험하고 침략전쟁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는 헌법적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고 오히려 외세의 침략으로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에서 수많은 백성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포로로 끌려갔고, 구한말에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이역만리 타국에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해야 했습니다. 또 무방비 상태에서 6.25전쟁을 당하여 엄청난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이런 참혹한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우리 헌법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신성한 사명으로 규정하고, 국방의 의무를 모든 국민의 기본 의무로 규정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함하여 국방의 의무에 대한 일체의 예외를 헌법에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직결되는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한 헌법제정권자의 결단은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심이나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가 대체복무 등 시혜적인 조치를 강구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처벌규정인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함시켜 무죄선고를 가능하게 하는 해석론은 헌법에 위배되고 법리에 맞지 않습니다. 확립된 헌법이론에 따른 합리적인 논증과 근거 제시 없이 상대적 다수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헌법제정권자의 결단을 폄훼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백보 양보하여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입영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피고인은 스스로 작성한 탄원서, 항소이유서, 상고이유서와 공판기일의 변론을 통하여, 자신이 병역을 거부하는 이유로 ‘여호와의 증인’ 교지에 따른 국가적 차원에서의 무장해제와 평화주의, 납세거부, 종교우월까지 연계하여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펴는 피고인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하여 대체복무도 아닌 무죄선고가 가능하게 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이를 무죄로 판단한다면 국군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침은 물론이고, 앞으로 병역법과 형사법 등 국가법질서에 큰 혼란과 폐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습니다.
다수의견이 설시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구체적인 심사기준도 헌법상 문제가 많습니다. 다수의견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할 경우, 그 양심을 가려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막상 양심적 병역거부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구체적인 심사ㆍ판단기준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관련된 것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심이 무슨 기준에 따라 심사ㆍ판단할 것인지 짐작조차하기 어렵습니다. 다수의견이 예를 들어 종교적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의 경우에 적용될 것으로 제시하고 있는 요소들은 특정 종교의 독실한 신도인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수 있을 뿐이지 양심적 병역거부자인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요소들을 심사ㆍ판단의 기준으로 고집하면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과 같은 특정 종교에 특혜를 주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양심과 종교의 자유 보장의 한계를 벗어나고 정교분리원칙에도 위배됩니다.
다수의견의 법리와 결론은 여러 모로 우리 헌법질서에 중대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 반대보충의견2의 요지를 말씀드렸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이것으로 이유 요지의 설명을 마치고, 이제 주문을 낭독하겠습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상으로 오늘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 11. 1. 아래와 같은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6도10912 병역법위반 (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김재형)
[재생시간 : 28분 3초]

(06590)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219(서초동)
대표전화 02)3480-1100 | 홈페이지 이용 문의 02)3480-1715(평일9시~18시) | 인터넷등기 사용자지원센터 1544-0770
WA 인증로고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