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2014다61654 손해배상 사건입니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이정희, ○○○ 씨. 피고, 상고인 ◇◇◇ 씨 등 6인. 피고, 피상고인 □□□ 씨 등 3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디지털조선일보, ㈜조선일보사.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 ◇◇◇ 등이 트위터 게시글 등으로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 여부입니다. 게시글 등에는 ‘종북 주사파’, ‘종북파의 성골쯤 되는 인물’, ‘경기동부연합의 브레인이자 이데올로그’ 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원심은 피고 ◇◇◇ 등에 대하여 명예훼손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명예훼손이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정치적 표현에 대하여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하여야 합니다. 또한, 언론에서 공직자 등에 대해 비판하거나 정치적 반대의견을 표명하면서 사실의 적시가 일부 포함된 경우에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것 역시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 중 어떤 표현이 공적인 존재인 특정인의 정치적 이념에 관한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의혹의 제기나 주장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또는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따질 때, 일반적인 경우와 같이 엄격하게 증명할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되고 그러한 의혹의 제기나 주장을 할 수도 있는 구체적 정황의 제시로 충분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서 이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피고 등이 한 표현행위에 ‘종북’, ’주사파‘ 등의 용어가 사용되었으나 그 의미를 객관적으로 확정할 경우 사실 적시가 아니라 의견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명예훼손책임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표현행위 당시 원고 이정희는 국회의원이자 공당의 대표이자 공인이었습니다. 그의 남편인 원고 ○○○도 사회활동 경력 등을 보면, 공인이나 이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표현행위의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관련 언론보도도 적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표현행위는 의견표명이나 구체적인 정황 제시가 있는 의혹 제기에 불과하여 불법행위가 되지 않거나 원고들이 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법하지 않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 등의 명예훼손을 인정하고 원고들이 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정희의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반대의견의 요지는 우리 사회에서 ‘종북’, ‘주사파’,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용어는 그러한 입장으로 규정된 사람들을 민주적 토론의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온 측면이 있고, 주사파라는 표현을 사용한 기사에 대해 사실 적시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던 선례에 배치되며, ‘종북’, ‘주사파’ 등이 다의적인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피고 ◇◇◇ 등이 이 사건 표현행위에서 이 용어들을 사용한 것은 원고들을 공격하기 위해 가장 엄격한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 등에게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원심판결 중 피고 ◇◇◇, △△△, ◎◎◎, 뉴데일리 주식회사, ◆◆◆, ???, 주식회사 디지틀조선일보, 주식회사 조선일보사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들의 피고 □□□, ●●●, ■■■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 10. 30.(화)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4다61654 손해배상(기) (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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