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 대법원장
2017년 6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부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2014다225809, 원고, 상고인,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운남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조합,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크레타건설, ○○○.
주문, 피고보조참가인 ○○○의 보조참가신청을 허가한다.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의 우선수익권 질권 침해 관련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하는 피고가 참가인 회사로부터 사업비를 차용한 다음에 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가 위탁자가 되어서 수탁자인 한국토지신탁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체비지를 가지고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참가인 회사를 우선수익자로 정하였는데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채권자로서 그 우선수익분에 대해서 권리질권을 설정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후 참가인 회사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에 관해서 제3자가 전부명령을 받고 그 전부명령이 확정된 사안입니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두 가지로서 첫째, 참가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이 원고도 공동채권자로 볼 불가분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 두 번째로 참가인 회사의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이 전부명령으로 제3자에게 이전되면 이 사건 담보신탁계약의 우선수익금이나 이를 목적으로 한 원고의 권리질권이 소멸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먼저 원고가 이 사건 대여금 채권에 불가분채권자의 지위에 있는지에 관해서 봅니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서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서 해석하여야 합니다.
원심은 원고, 피고, 참가인 회사가 작성한 이 사건 합의서와 추가합의서에서 참가인 회사가 피고에게 220억 원을 대여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기타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은 원고를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의 불가분채권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데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불가분채권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고 판단됩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쟁점에 관해서 봅니다.
위탁자가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금전채권을 우선수익자로 위탁자를 수익자로 해서 신탁법에 따라서 위탁자 소유의 부동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고, 채무불이행이 있을 때에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먼저 우선수익자의 채권변제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위탁자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담보신탁을 해둔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우선수익권은 법적으로 금전채권과는 독립한 신탁계약상의 별개의 권리가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우선수익권과 별도로 금전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 또는 전부되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우선수익권이 금전채권에 수반하여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것도 아니고 금전채권과 우선수익금이 귀속이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우선수익권이 소멸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사건에 나타나 있는 합의서나 추가합의서, 담보신탁계약서, 우선수익권에 대한 질권설정계약서의 각 체결경위와 규정의 내용, 기타 여러 사실관계를 종합해보면은 이 사건 담보신탁계약의 당사자들과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대여금 전액을 변제하지 아니할 경우에 우선수익권에 대한 질권자인 원고가 그 대여금 채권의 귀속주체가 누구이든 간에 우선수익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 대여금 채권과 우선수익권의 귀속주체가 달라졌다고 하여 곧바로 참가인 회사의 우선수익권이나 이를 목적으로 한 원고의 권리질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대여금 채권에 대한 전부명령 확정으로 참가인 회사의 우선수익권을 소멸하였고, 그 우선수익권을 목적으로 하는 원고의 권리질권 역시 목적물의 소멸로 인해서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체비지를 임의매각함으로써 우선수익권에 대한 질권자인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원고의 제2 예비적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담보신탁계약 등에 의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와 전부명령에 따른 법률효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의 질권침해 관련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합니다.
이상의 다수의견 중에 첫 번째 쟁점에 관해서는 대법관 조희대의 반대의견이, 두 번째 쟁점에 관해서는 대법관 권순일의 반대의견이 각 있고, 다수의견에 대해서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이 각각 있습니다.
먼저 대법관 조희대의 반대의견의 요지는 이 사건에서 실질적인 대여자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원고이고, 원고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피고가 이 사건 담보물을 매각하여 원고와 참가인 회사에게 대여금을 상환하도록 하고, 그 매각대금의 입금계좌를 원고가 단독으로 관리하도록 약정하는 등의 여러 가지 사실관계를 종합해보면은 원고와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대여금 채권에 대한 불가분채권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음 두 번째 쟁점에 관한 대법관 권순일의 반대의견의 요지는 담보신탁계약에 있어 우선수익권은 담보물건은 아니지만은 신탁계약에 의해서 자신의 대여금 채권에 대한 우선변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그 대여금 채권과 분리하여 우선수익금에 대해서만 질권을 설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 전부명령이 확정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이 소멸한 이상 이 사건 담보신탁계약은 신탁기간이 만료되어 구 신탁법 55조의 법정 종료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참가인 회사는 더 이상 수탁자에 대해서 우선수익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원고 역시 질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된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서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의 질권침해 관련 손해배상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해서 주문과 같이 판결합니다.
이상으로 오늘 판결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7. 6. 22.(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4다225809 대여금 (재판장 대법원장 양승태, 주심 대법관 권순일) [판결문]
[재생시간 : 8분 2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