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 대법원장
2016년 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부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2015도12980호, 상관살해등, 피고인 ○○○, 상고인은 피고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에게 사형이라는 극형이 선고된 데 대해서 그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사형제도는 비록 헌법상 인정되고 있는 형벌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서 누구라도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법관이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범인의 연령, 성행, 성장과정과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방법, 결과의 중대성,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엄격하고도 철저히 심리해서 의문의 여지가 없이 정당화될 수 있을 때만 비로소 그 사형의 선고가 허용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임을 누차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은 GOP 소초에 근무하던 군인인 피고인이 순찰일지에서 자신의 외모를 우스꽝스럽게 비하하는 내용의 그림과 글을 발견하고 충격과 분노를 느낀 나머지 초소 근처 교통통제소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관과 동료 병사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이어 도주하는 상관과 구조요청을 듣고 오던 후임병에게 실탄을 발사한 데 이어서 소초 막사로 들어가서 실탄을 발사하고 다시 교통통제소 쪽으로 올라와 그곳에 쓰러져 있던 후임병을 향해 실탄을 발사해서 모두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상을 가한 사건입니다.
심리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 중에는 한편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고려할 여지가 있는 사정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피고인에게 비난 가능성을 높이고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도 있습니다.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될 모든 사정을 종합해볼 때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에 대해 제1심과 원심이 선고한 사형의 형벌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피고인에게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특정 불능이라고 하는 인격장애 증상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인이 부대 안에서 조직적인 따돌림이나 폭행, 가혹행위 등 감내하기가 도저히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신체적인 괴로움을 당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이와 같은 인격장애가 있었다는 등의 개인적인 사정이 비난 가능성을 경감할만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는 없다고 보입니다. 오히려 피고인은 선임병으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지 아니한 모습을 보여서 동료 병사나 간부들로부터 호의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여건을 스스로 만들어왔던 측면도 보입니다. 범행의 동기가 되었다는 순찰일지의 그림과 낙서도 동료 병사들에게 총격을 가할 정도의 극심한 분노를 일으킬 만큼 피고인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보이지는 아니합니다. 그리고 피고인은 범행과정에서 평소 자신을 무시해왔다는 후임병들이 아니라 오히려 평소 피고인을 형이라고 부르는 등 친하게 지내거나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후임병들에 대해서도 소총을 발사해서 그들을 살해하였습니다. 범행시각이나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소초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고 많이 살해할 수 있는 순서, 방법 등을 계획한 다음에 지능적이고 냉혹하게 그 계획에 따라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신성한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해서 20세 안팎의 젊은 나이에 입대하였다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아무런 잘못이 없이 잔혹하게 살해된 피해자들과 그 유족이 입은 충격과 고통, 그리고 슬픔을 헤아려보면 피고인의 개인적 취약성이나 최전방 군복무의 현실 등을 감안하더라도 무고한 동료 병사 등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피고인에 대한 형사적 비난 가능성을 경감하는 것은 책임주의와 정의 관념에도 부합하지 아니합니다. 피고인에게 일부 참작할 정상이 있고 사형선고가 예외적이고도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 범행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 유사한 유형의 범죄 발생을 예방하여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회를 방위할 필요성 등 제반 견지에서 볼 때 피고인에 대해서 법정 최고형을 선고한 것이 부당한 형의 양정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사건 원심은 범행 전의 사정에 대해서 광범위하고 상세한 증거조사를 통해 양형의 전제사실을 철저히 심리하여 피고인에 대한 치료감호소의 정신감정에 따른 법정신의학 전문가들의 견해를 신중히 검토하였으며, 피해자 유족들의 진술도 청취하고, 피고인과 변호인이 양형의 전제사실과 양형조건에 관하여 변론할 기회도 충분히 부여한 다음에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사형을 선고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과 대법관 김창석의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먼저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의 요지는 사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에 비추어 사형선고를 긍정하는 요건의 존재, 즉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객관적인 사정의 존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사형선고를 긍정하는 요건의 존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사건 범행결과만을 두고 본다면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이해되는 측면이 없지 아니하지만 피고인은 자신을 희화화하고 비하하는 그림과 글들을 보고는 그동안 소초 내 집단따돌림을 당하여 쌓인 억압된 분노와 적대감 등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표출되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피고인이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을 준비·실행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과 피고인의 인격장애로 인하여 초래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병영 내 병사들의 생활에 관한 관리소홀의 잘못도 이 사건 범행의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이 사건 범행의 책임을 오로지 피고인에게 돌려서 사형선고를 통하여 피고인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취지입니다.
다음으로 대법관 김창석의 반대의견의 요지는 법관이 사형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위헌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서 과연 일반 국민의 생명보호나 이에 준하는 매우 중대한 공익을 지키기 위하여 사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저히 급박하고도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설령 그 범행이 극악하고 결과가 중대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온전히 범죄인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인지 여부 등을 면밀히 심리해봐야 하는데 원심판결에는 사형의 양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서 주문과 같이 판결을 합니다.
다음 2015도15101호, 사기, 피고인 ○○○,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하여 피해자의 자금이 사기에 이용된 계좌인 이른바 대포통장 계좌로 송금·이체된 후에 그 대포통장 계좌로부터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서 계좌 명의인의 정보를 정보처리장치에 입력하는 행위가 약칭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5조의2 제1항 제2호 타인의 정보를 이용하여 정보처리장치에 정보를 입력하는 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이 사건 처벌조항인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5조의2 제1항은 제1호와 제2호에 각 규정되어 있는 두 가지의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같은 법 제2조 2호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정의하고 있는 것에 대응해서 규정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사건 처벌조항 제1호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2호 가목이 규정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즉 타인을 기망하여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하여서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유형의 사기에 대응하여 그 기망된 타인으로 하여금 정보 등을 정보처리장치에 입력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이고, 이 사건 처벌조항 제2호는 같은 법 제2조 2호 나목이 규정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즉 타인을 기망하여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자금을 송금·이체함으로서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유형의 사기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기망에 의하여 취득한 타인의 정보를 이용하여 정보 등을 정보처리장치에 입력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 각 처벌조항에서 말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정보 등의 입력이라고 하는 것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에 의하여 타인의 자금을 대포통장과 같은 사기에 이용되는 다른 계좌로 송금·이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보 등의 입력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자금이 이른바 대포통장으로 송금·이체되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는 종료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후에 대포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다시 송금하는 행위는 상위 행위가 끝난 후에 범인들 내부영역에서 이루어질 행위일 뿐이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이 사건 처벌조항 제1호와 제2호의 타인은 그 문맥상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의미함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른바 대포통장의 명의인은 그 타인에 해당하지도 않습니다. 결국 피해자의 자금이 이른바 대포통장 계좌로 송금·이체된 후에 범인이 그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서 대포통장 계좌 명의인의 정보 등을 입력하는 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도 아니고, 그 사기 행위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정보를 이용하는 행위도 아니어서 이 사건 처벌 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 관해서 보면 원심은 이른바 대포통장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는 이 사건 처벌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사실 중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의 점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데 이러한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고 인정됩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이 있고,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이기택의 각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반대의견의 요지는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있어서 대포통장 계좌에서의 자금인출 행위는 범행목적 달성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가벌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점과 나날이 진화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서 전기통신금융사기 예방과 신속한 피해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이 사건 처벌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대포통장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행위도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보아야 하고 대포통장 계좌의 명의인도 이 사건 처벌조항에서 말하는 타인에 해당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합니다.
다음 2012다96120호, 총회결의무효등, 원고, 피상고인, ○○○ 외 세 사람, 피고, 상고인, 발레오전장노동조합, 피고 보조참가인,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주식회사.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의 한 형태로써 기업별로 조직되어 있는 지회가 자체 총회를 개최해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한 결의가 유효한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헌법과 노동조합법은 근로자가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할 수 있도록 하여 근로자의 단결권과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합할 경우 기업별 노동조합이나 산업별 노동조합 중에 여러 노동조합 중에서 어떠한 조직형태를 갖출 것인지, 그 조직형태를 유지하거나 변경할 것인지 등의 선택은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맡겨져 있습니다. 또한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이 총회의 의결을 거쳐 그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근로자의 노동조합 설립 내지 노동조합 형태 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편 산업별 노동조합은 한 개의 단위노동조합이지만 그 산하에 지역이나 사업장 단위로 설치되는 지부, 분회, 지회 등의 하부조직의 지원은 일률적으로 모두 동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은 산업별 노동조합 내부의 조직관리를 위한 기구나 그 구성요소가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써 활동하는 경우가 있고 더 나아가서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까지 보유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여러 차례 선례를 통하여 사단법인의 하부조직이라도 사단의 실질을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그 사단법인과는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 사단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혀 왔으며,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지회 등을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다고 인정하여 왔습니다. 따라서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고 하더라도 독립된 단체로써 활동하거나 독자적인 교섭단체 및 단체협약 체결 능력을 갖춘 경우에는 법인 아닌 사단인 근로자 단체 내지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지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법인 아닌 사단인 근로자 단체 내지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실질에 적합하게 산업별 노동조합과는 독립하여 조직형태의 변경 등에 대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조직형태변경제도의 취지, 단결권 보장의 필요성, 산업별 노동조합 지회 등의 실질 및 의사결정능력,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써의 전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법인 아닌 사단인 근로자 단체 내지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이 정한 조직형태변경에 관한 결의요건을 갖추어서 소속 근로자의 의사결정만으로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발레오만도지회는 원래 기업별 노동조합인 발레오만도 노동조합이 조직형태를 변경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에 편입된 것이고, 그 모범지회 규칙을 바탕으로 제정된 자체 규칙과 총회 지회장 등의 기관을 갖추고 활동해온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법리에 의하면 발레오만도지회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근로자단체로써 비법인 사단의 실질이 있어 독립성이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자체적인 조직형태 변경결의에 의하여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직을 갖출 수 있으므로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아닌 발레오만도지회의 자체 결의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결의가 당연히 무효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발레오만도지회가 비법인사단의 실질을 갖추고 있어 독립성이 있었는지 등에 관한 사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그 지회가 독립한 노동조합이 아니어서 그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봐서 이 사건 결의가 무효라고 단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산업별 노동조합 지회 등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박상옥의 반대의견과 다수의견에 관한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이기택의 보충의견, 그리고 반대의견에 관한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이 각각 있습니다.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노동조합법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주체가 된 조직형태 변경만을 허용하는 것이어서 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 조직형태의 변경을 결의할 수 있는 주체는 원칙으로 산업별 노동조합일 뿐이고, 그 하부조직에 불과한 지회 등은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능력을 보유하여 노동조합의 실질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은 자체결의만으로 산업별 노동조합에 탈퇴할 수는 없는데 이 사건에서는 발레오만도지회가 노동조합의 실질이 있는 단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지회가 독립한 단체로써 활동한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결의가 무효라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하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해서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 바입니다.
이상으로 오늘 판결 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