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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홍보비디오(청소년)
동철: 얘들아, 얘들아, 큰일 났어. 저번에 어떤 할머니가 우리 학교에 전 재산을 기부하시고 돌아가셨잖아. 근데 그게 지금 날아가게 생겼어.
형준: 왜? 그걸로 체육관도 지어 주고, 잔디구장도 깔리고…….
동철: 유언장에 연도와 월까지는 적혀 있는데 날짜 하나가 빠져 있었나 봐. 그래서 유족들이 할머니가 기부한 돈 모두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나 봐.
형준: 말도 안돼! 사람이 유언장을 쓰다 보면, 또 할머니고 하니까 눈도 침침하고 기운도 없으시잖아. 그래서 날짜를 빼먹을 수도 있는 거지, 어떻게 그것 때문에 몇십억이 물거품이 돼?
혜영: 유언장은 어른들이 돌아가신 다음에 문제가 되는 거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형식과 내용이 있을 거야. 그 중 하나라도 빠져 있다면 충분히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봐.
동철: 혜영이 말도 일리는 있네.
형준: 아, 이럴 때는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지? 맞다! 저번에 강연 오셨던 멘토판사님이 있잖아?
김용희판사: 오랜만이야, 동철이, 혜영이, 형준이. 지난번에 학교에 강연 가서 보고 처음 보는 거네. 그런데 어쩐 일이야? 너희들이 법원까지 찾아오고…….
형준: 사실 딴 게 아니라요, 저희 학교에서 어떤 할머니께서 전 재산을 기부하시고 돌아가셨거든요. 근데 그게 무효가 될 것 같아요.
김용희판사: 아, 그게 너희 학교였구나. 거기 내가 아는 판사가 있어서 내용은 조금 들었지.
동철: 아는 판사님이시면 말씀 좀 잘해 주세요. 저희 학교에서 그 돈으로 잔디구장도 깔아 주고 체육관도 지어 주기로 했단 말이에요. 무효 되면 안된단 말이에요, 판사님.
형준: 판사님, 제발 부탁해요.
혜영: 판사님은 법과 양심에 따라서만 판결을 하시는 거야.
김용희판사: 결과가 궁금하면 나랑 같이 가서 재판과정을 한번 지켜보는 건 어때? 그러면서 법원과 판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한번 배워 보고…….
김용희판사: 오늘 너희들이 보게 될 재판에서는 소송을 제기한 유족측 변호사랑 학교측 변호사 간에 공방이 벌어지게 되는 거지. 잘 참관해 보고 누구 말이 옳은지 너희들도 같이 한번 고민해 보자.
법정경위: 일어나 주십시오. 판사님 들어오십니다.
재판장: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가합17826호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유족측변호사: 민법 제1066조1항에 보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년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난 후에야…….
재판장: 잘 들었습니다. 다음 피고 소송대리인은 변론해 주시지요.
학교측변호사: 유언장 자체에 일자의 기재가 없어도 연월의 기재가 있고, 이에 첨부된 인감증명서에는 연월일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자 하나가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유언장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유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김용희판사: 어땠어? 재판 지켜본 소감들이?
동철: 전 잘 모르겠어요. 저, 근데 판사님, 왜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변호사들끼리 다투는 게 있고, 또 변호사랑 검사가 대립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김용희판사: 어, 그래. 재판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지금 너희들이 보는 재판 같이 개인 간의 재산상 분쟁을 다투는 재판은 민사재판이고, 그리고 형사재판이 있는데 이건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서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결정하고 유죄로 인정되면 형벌의 종류와 형량을 정하는 재판을 말하지. 또, 가족이나 친족의 신분상 분쟁일 경우에는 가사재판에서, 그리고 국가 행정기관의 잘못으로 개인이 피해를 입었으면 행정재판을 통해서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거야. 아, 그리고 너희들 지적재산권이라는 말 많이 들어 봤지? 특허권이나 상표권 같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분쟁은 특허재판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어.
혜영: 근데, 판사님? 이제 마지막 선고만 남겨 둔 거죠?
김용희판사: 그렇지.
혜영: 근데 제가 궁금한 게 있는데요. 혹시 자신이 내린 판결에 대해서 후회해 보신 적은 없으세요? 판사님이 내린 판결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김용희판사: 법관은 법복을 입었을 때 그런 사적인 신분이나 감정은 없어야겠지. 법관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서 판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거야. 그래도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까 제도적으로도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게 그에 대해서 대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는데 그게 바로 3심제야.
동철,혜영,형준: 3심제요?
김용희판사: 그래. 3심제는 재판의 공정을 위해서 한 사건에 대해 3번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그런 제도를 말하는 것이지. 맨 처음 1심 재판은 지방법원에서 하게 되는데 만약 그 1심 판결에 승복하지 못하면 한번 더, 2심 즉, 항소심을 받게 되지. 이건 지방법원 항소부나 고등법원에서 받게 되는 거야. 그리고 만약 항소심 재판에도 승복할 수가 없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3심 재판을 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형준: 어, 대법원이요, 맞죠?
김용희판사: 그래, 대법원에서 최종판결을 하게 되는 거야. 이렇게 법원은 대법원, 고등법원, 지방법원이 있고 지방법원 밑에 지원이 있어.
혜영: 근데 판사님, 한 가지만 더요. 만약에 가족을 재판하시게 된다면 그래도 공정하게 재판할 자신 있으세요?
김용희판사: 법에 제척제도라는 게 있어서 사건당사자와 친족관계에 있으면 재판에 관여할 수가 없어.
혜영: 그래도 만약에, 만약에요, 그런 상황이 온다고 가정을 하면요.
김용희판사: 법과 정의를 상징하는 디케라는 여신상 아니? 디케의 여신상을 보면 한 손에는 검,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거든. 검은 단호함을, 저울은 공정함을 의미하지.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건 디케의 눈이 천으로 가려져 있다는 거야.
동철: 그런데 판사님, 제가 알기로는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검 대신 책을 들고 있고, 또 눈은 천으로 가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용희판사: 디케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이고, 또 시대에 따라 국가에 따라 모습이 조금씩 변해 온 것도 사실이야.
재판장: 2009가합17826호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민법 제1065조 내지 1070조가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그로 인한 법적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유언장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입니다.
동철: 판사님, 오늘 새삼 느끼는 거지만 판사의 역할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형준: 맞아요. 오늘 제가 원하는 판결은 아니었지만 진짜 포스 멋있었어요. 특히 재판장님이 판결문 읽으실 때는……. 와, 그 카리스마, 진짜 짱이에요.
김용희판사: 혜영이는 어땠니?
혜영: 음, 전요……. 저 판사석은 참 고독하고 외로운 자리인 것 같아요. 어느 누구도 억울한 사람 없이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 하잖아요?
김용희판사: 그래, 그래서 누구보다 많이 공부하고 누구보다 많이 고민해야 되는 자리야.
김용희판사: 그래, 조심히들 들어가고 또 보자.
동철,혜영,형준: 안녕히 계세요.
동철: 재판을 통해 다툼을 해결한다는 것,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혜영: 그리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위한 법원의 노력도 알 수 있었습니다.
형준: 법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 우리 모두 지켜나가겠습니다.
재생시간 : 11분2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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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2 -
2014-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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