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제철 과실로 내 몸 건강 지키기

건강칼럼

2018.10.05

가을은 겨울을 대비해 거두어들이고 저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제철 과실의 영양과 효능은 더욱 뛰어나다. 오곡백과로 풍성한 계절을 맞아 제철 과실로 더 건강해지는 방법을 알아본다.

사막의 선인장은 더위에 대항하기 위해 내부 성질이 차가워져 있어, 실제 해열제 재료로 사용되고 반대로 음습한 그늘에서 자라는 인삼은 뜨거운 성질을 지녀 양기를 돋우고 배를 따뜻하는 약재로 사용된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는 자신을 둘러싼 외부환경에 끊임없이 대항하거나 적응하면서 자신의 특성을 나타낸다. 제철 과실도 그 계절에 맞게 적응하면서 필요한 특성을 갖추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에 맞게 제철 과실을 섭취하면 보다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피부건조와 안구건조증을 막으려면
가을은 오행(五行) 배속으로 볼 때, 건조의 계절이다. 실제 가을의 차고 메마른 공기는 피부의 각질층을 약화시키고 수분을 지켜주는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피부건조증이 악화되는 주요 원인이 된다. 물론 평소 건성 피부이거나 아토피성 질환을 앓던 사람은 당연히 더욱 증상이 심해지며, 눈 부위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쓸모없는 열이 상부로 몰려 올라가면 안구건조증도 생기게 된다.
이러한 경우 한의학에서는 피부가 건조해지게 된 내부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데, 보통 내부 균형이 깨져서 진액이 부족하고 허열(虛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족해진 진액을 보충해주거나 허열을 가라앉혀주면, 자연스레 피부가 다시 윤택해지는 경우가 많다.
가을배추는 ‘흰 채소’라는 의미로 ‘백채’라고도 하고, ‘겨울을 이겨내고 늦게까지 시들지 않아 사시사철 볼 수 있어, 마치 소나무의 절개가 있다.’고 하여 ‘숭채(崧菜)’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서늘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가슴에 맺힌 울화를 풀어주며 쓸모없는 열을 식혀주는 효능이 있는데, 갈증 등의 숙취해소나 소갈증(消渴症) 등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피부건조증이나 안구건조증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차가운 성질 때문에 평소 몸이 냉하거나, 속이 허한 사람이 배추를 많이 먹으면 복통 설사 등의 냉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우거지’ 형태로 말려서 먹는 것도 좋다. 뜨거운 햇볕 덕분에 ‘파이토케미컬’이나 비타민 같은 영양소가 더욱 농축이 되며, 서늘한 성질로 인한 냉병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흡기를 좋게 하려면
가을은 오행적으로 호흡기의 계절이다. 호흡기의 대표적인 장기는 폐인데, 더불어 코나 기관지, 후두 등의 부위와도 다 연결이 되어 있으며, 피부나 대장 기능까지도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기관들은 모두 외부환경과 맞닥뜨리는 곳이기 때문에, 계절이 바뀌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면 쉽게 감염성 질환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비염은 대표적으로 악화되는 질환인데,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콧물은 다시 기침, 가래를 만들어낸다.
가을무는 한약재명으로 ‘나복’이라고 부르는데, 서늘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가슴의 막힌 기운을 풀고 갈증을 멎게 하며 기침과 가래를 멈추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호흡기에 도움이 되는데, 더불어 소화를 도와주면서 심신을 안정시켜 잠을 잘 오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만약 소화불량이나 불면증이 있다면 특히 더 적합하다.
그래서 ‘가을무가 인삼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는데, 가을에 영양과 맛이 더 풍부하고 좋은 것도 있지만, 소금에 절이거나 기타 방법으로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영양분을 보급해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암세포의 자살을 촉진시켜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원래 무에는 혹이나 노폐물 등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가운 성질이 있어 비위가 냉하거나 속이 차가운 사람은 속이 쓰리거나 복통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말려서 먹으면 그러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무’를 말려 ‘무말랭이’로, ‘무청’을 말려 ‘시래기’로 먹던 선조의 지혜가 놀랍다.
그밖에 가을의 대표적인 과일인 배나 사과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 배는 쓸모없는 열을 제거하는 해열작용이 있고 숙취 해소에도 좋다. 또한 배의 루테올린 성분은 기침과 가래를 없애서 호흡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예로부터 배의 속을 파내고 꿀을 넣어서 푹 달여서 먹는 민간요법이 많이 유행되었다. 하지만 배는 차가운 성질이 있기 때문에, 평소 속이 차고 배탈이 자주 나는 사람의 경우에는 배 대신에 같은 제철 과일인 사과를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체온을 1도만 올려도 면역력이 급상승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인체의 양기(陽氣)와 면역력은 깊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그래서 심지어 암 환자에게도 온열요법이 많이 권고되고 있는데,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몸을 따뜻하게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몸을 따뜻하게 해서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가을 제철 과실은 밤과 감, 호두 등이 있다.
호두는 사람의 뇌 모양을 닮아서 머리 좋아지는 음식이라고 알려졌는데, 실제로 뇌 신경세포를 구성하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뇌를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호두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면서 허리와 무릎의 하부를 튼튼하게 하는데, 밤 역시 위장을 따뜻하게 하면서 영양이 풍부하고 양기를 강화시킨다. 그리고 대표적인 가을 과일인 감도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위장이 차가워 생긴 딸꾹질이나 구역질을 가라앉히며, 기혈순환을 도와 노폐물을 제거한다.
따라서 감, 밤, 호두는 모두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제철 과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 가지 모두 양기를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하기 때문에, 열성 질환이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주의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변비가 있는 사람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 양기를 더욱 강화시키려면, 날 것을 그대로 먹거나 햇볕에 바짝 말려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따뜻한 차로 섭취해도 좋다.

글 장동민(하늘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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