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 여권만큼 중요하게 챙겨야할 ‘이것’

건강칼럼

떠나기 전 여권만큼 중요하게 챙겨야할 ‘이것’ _ 해외여행 건강정보

2018.08.02

한국관광공사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내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2,650만 여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행 지역이 다양화되어 휴양지나 유명 관광지 외에도 오지 체험을 즐기거나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져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메르스 사태 때 경험했듯이 여행 후 해외유입 감염병이 국내에 전파되어 여행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건강을 위협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여행 가기 전, 예방접종으로 준비
출국 전 미리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관련 감염병의 위험도는 국가, 계절에 따라 다르고 최신 유행 정보가 계속 변하므로 미리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go.kr)를 방문해 국가별 준비사항, 주의해야 할 질병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저 질환과 평소 건강 상태, 여행지역과 기간, 여행 목적, 현지에서의 활동 계획에 따라 여행과 관련된 감염질환의 위험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동남아 지역에 출장 목적으로 도시 지역에 수일간 체류하며 호텔에서 머무르는 경우와 같은 나라라도 한 달 이상 시골 지역을 여행하거나 트레킹 등 야외 활동이 많은 경우를 비교하면 후자의 경우가 감염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리고 여행 중 의료시설 접근성이 쉬운 경우에는 증상 발생 시 현지에서 바로 진료를 보는 것이 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구급약, 일부 위험 질환에 대한 자가 치료약을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기존에 복용하던 약물 및 지사제, 해열제, 자외선 차단제, 소독제, 반창고, 멀미약 등의 구급약품과 감염 위험도에 따라 예방접종, 예방약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신의 경우 충분한 면역을 위해 최소 2주 전에는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백신에 따라 여러 번 접종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말라리아 예방약처럼 백신 접종과 일정한 간격을 두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적어도 4~6주 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의 국가를 방문하는 경우 A형 간염(특히 30~40대 이하)백신 및 장티푸스 백신 접종(한 달 이상 장기간 체류하거나 현지인과의 밀접한 접촉이 예상되는 경우)이 권장된다. 하지만 콜레라의 경우 백신의 효과가 낮고 일반적인 개인위생, 음식에 대해 주의만 해도 대부분 예방이 되므로 통상적으로 권하지는 않으나 난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필요할 수 있다. 콜레라 백신은 일반 의료기관이 아닌 검역소 또는 국제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 접종이 가능하며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기관 확인이 가능하다. 아프리카 중부 국가를 여행할 때는 수막알균 백신, 남반구를 여름에 여행하는 경우 인플루엔자 백신, 시골을 방문하거나 동물과 접촉이 많이 예상될 때는 광견병 백신이 필요하다.
여행 시 감염 위험이 높아 투여하는 백신도 있지만 그동안 미처 챙기지 못했던 백신을 여행을 계기로 챙기기도 한다. B형간염, 폐렴사슬알균,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홍역-볼거리-풍진에 대한 접종력이 없거나 면역력이 없음이 확인된 경우 접종을 고려하며 특히 최근에는 유럽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으므로 과거 접종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아프리카,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 황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를 가게 되는 경우에는 수막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증명서가 없으면 입국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나라별로 사전에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라리아의 경우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은 없으므로 예방약을 복용한다. 동남아의 큰 도시, 휴양지는 대부분 말라리아 위험이 낮지만, 시골 지역으로 여행하거나 인도, 아프리카, 중남미 여행 시에는 예방이 필요하다. 동남아의 일부 지역은 말라리아 약제 내성 정도가 다르므로 각 나라에서도 방문하는 지역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약 종류에 따라 최소 1~2주 전부터 복용이 필요하며 귀국 후에도 1~4주가량 복용해야 하므로 약제 종류마다 정확한 복용 기간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1년 이상 장기간 체류 예정인 경우는 장기간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고, 현실적으로 꾸준한 약 복용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증상 발생 시 현지의 검증된 의료기관에서 조속히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여행지에서는 물, 해충 조심
여행과 관련된 감염 질환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설사 같은 위장관 질환이며 대부분 대증요법만으로도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고령자, 면역저하자의 경우 중등도 이상의 증상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행 중에는 끓인 물이나 생수 같은 상품화된 물을 마시고, 음식은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날음식이나 길거리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껍질을 깎아 먹는 과일의 경우도 눈앞에서 직접 깎는 것을 보는 것이 안전하다.
해충으로 인한 상처감염, 알레르기 및 모기,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긴 소매 옷을 착용하고 벌레 기피제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숙소는 냉방이 잘되고 방충망 시설이 잘되어 있는 곳이 좋다. 그렇지 않은 경우 미리 모기장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는 경우라도 질병을 모두 예방할 수 없고,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은 아직 여행자를 위해 개발된 백신은 없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 필리핀에서 급증한 렙토스피라증이나 국내에는 흔하지 않은 기생충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강, 호수 등에서 수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동물이 물거나 할퀴었다면 상처를 비눗물로 즉시 씻고 현지 의료기관에서 광견병 백신을 접종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증상 확인하여 신고
귀국 후에는 발열, 설사, 호흡기 증상, 피부 병변 등의 이상 증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귀국 직전 또는 귀국 시 증상이 있는 경우 공항에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자세히 작성하여 검역대의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질환에 따라 잠복기가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다양하고 국내에 없는 질환은 사전 정보가 없으면 진단이 어려우므로 진료를 받게 되는 경우 최근 방문한 국가를 알리고, 출국 전 백신 접종력, 예방약 복용 여부, 여행 중 음식, 동물 등 다양한 노출력과 현지에서의 활동 등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글 임민희(창원파티마병원 감염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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