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참 진국이네!’ 알수록 괜찮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표현이다.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진국’으로 통하는 서용성 조사위원이 <법원사람들> 스타일링룸에서 변신한다는 소문에 주변 동료들까지 들떴다. 평소 과묵하고 조용한 39살 노총각, 서용성 위원이 오늘은 ‘행복한 이슈 메이커’로 카메라 앞에 섰다.
사법정책연구원에는 언제 입사하셨나요?
2016년 9월 1일에 독일법 조사위원으로 입사하여 독일어권 국가의 사법제도를 조사하고, 필요한 자료를 번역하고 있지요. 사실 입사 전인 2007년 7월부터 약 2년여 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법원 생활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당시 함께 계셨던 판사님들과 직원 분들이 지금도 법원에 많이 계신데 미처 다 인사를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네요. 이 자리를 빌려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참여하신 연구주제들은 어떤 것인가요?
사법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연구보고서 중에서 「통일 이후 북한지역 토지등기제도의 수립 방안(2017)」, 「난민인정과 재판 절차의 개선 방안(2017)」, 「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법적 지원 방안에 관한 연구(2018)」 등에 연구참여자로서 연구를 지원했고, 최근에는 저도 연구책임자로서 연구주제를 맡아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과제를 맡겨주셔서 감사하면서도 연구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일과를 소개해 주세요.
월요일 오전 10시에는 전체 연구위원 정례회의에 참석합니다. 수석연구위원님 이하 선임연구위원, 연구심의관, 연구담당관, 조사위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의사소통하는 장이지요. 점심시간에는 요가, 서예, 신우회 예배, 일본어 강독 등 동호회와 스터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원에서는 대부분 2인 1실로 같은 방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지난 3월에 2년 가까이 함께 근무했던 동료 조사위원이 퇴직하여 3개월 정도 혼자 방을 사용하다가 지난 6월에 새로운 동료와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연배이고 취미도 비슷해서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주된 이야기 소재는 무엇인가요?
아마도 요즘 주된 이야기는 이번 10월호 <법원사람들>에 우리 연구원이 소개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제가 ‘스타일링룸’에 참여한다는 게 큰 화제가 된 것 같습니다. 모두들 제가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해 하고 격려도 많이 해주십니다. 또한 저희 연구원에는 ‘밥조’라는 것이 있는데요. 저도 연구기획실 밥조 소속으로 연구실장이신 부장판사님과 기획판사님들과 자주는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식사 시간을 이용해서 업무, 학문, 외국어, 시사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많이 배웁니다. 그 밖에 연구원 내 다른 센터 소속 판사님들과 연구위원들과도 연구주제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 서로 묻고 있습니다. 또 가끔 드물게 퇴근 후 번개모임도 있는데, 시간이 되는 사람들끼리 저녁 식사를 하고 소주도 한 잔 나누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합니다.
일하시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이며 어려운 상황은 어떻게 극복해나가시는지요.
연구원에서 발간된 연구보고서 서두에 제 이름이 연구참여자로 인쇄되어 있는 것을 볼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주위 분들과 좋은 인연을 쌓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보람된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에는 종교서적을 읽거나 기도하면서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을 때에는 주로 산책을 많이 하는데요. 산책을 하다가 해질 무렵 석양을 감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장과 같이 복잡한 곳도 걸으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고 재충전하기도 합니다.
업무 외 특별 활동을 즐기는 편이신가요?
워크숍, 체육대회, 송년회 등 여러 가지 행사에 되도록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연구위원 중 한 분이셨던 현 강남대학교 이제우 교수님을 모시고 몇몇 연구위원 분들과 러시아어의 키릴문자 학습 모임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키릴문자를 익힐 수 있었고, 최근에 키릴 문자를 사용하는 몽골인 친구를 만났을 때 키릴 문자를 화제로 삼아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원 내 동호회 활동에도 참여하시나요?
요가, 서예, 신우회 예배, 일본어 강독 등 다양한 동호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월요일과 금요일 점심시간에는 요가 동호회, 화요일에는 서예 동호회, 수요일에는 기독교 신우회 예배, 목요일에는 일본 판례 강독 수업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요가는 작년 12월부터 시작했는데, 책상에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이라 요가를 통해서 스트레칭도 하고 심신을 정화할 수 있어 좋습니다. 처음에는 남성 회원이 저를 포함해서 2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남성 회원이 여성 회원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서예는 작년 3월부터 시작했어요. 매주 화요일 서예 선생님께서 방문하셔서 지도해주십니다. 퇴근 후에 서예실에 잠시 들려 하얀 화선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붓글씨를 쓰다 보면 정신이 집중되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6월부터 신우회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는데 한 주 동안의 회사 생활 가운데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퇴근 이후의 시간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미혼이라 혼자만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퇴근 이후에는 체력단련실에서 운동도 하고 서예실에서 붓글씨도 쓰고 있습니다. 그밖에 일요일에는 종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독서를 좋아해서 대형 서점이나 도서관도 종종 방문합니다. 평일에는 바쁘다보니 부모님과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주말에는 여유가 있어 부모님을 위해서 좋아하시는 음식도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요리가 재미있기도 하고, 또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도 느낍니다.
평소 어떤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으시나요?
평소 업무 중일 때와 주말에 종교 활동을 할 때에는 보통 정장을 많이 입습니다. 사실 옷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으나 최근에는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옷들이 많아져 조금씩 옷에도 관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퇴근길에 시간이 날 때 가까운 의류매장에 들러 옷을 구경하면서 입어보기도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좋아하는 색상은 청색 계열인데요. 예전에 주변 여성분들에게서 브라운 색상의 옷이 제게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어서 이후로는 브라운 색상을 주로 입고 있습니다.
오늘 ‘스타일링룸’ 촬영에 참여하신 소감 부탁드려요.
저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편이지만 사법정책연구원 입사 후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꾸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이번 스타일링룸 참여를 계기로 뭔가 달라진 모습을 주위 분들에게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모델로서 촬영하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긴장됐지만,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외면적으로 변화된 제 모습에 놀라웠습니다. 앞으로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모습도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바꾸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목표와 바람을 말씀해 주세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사법정책연구원의 연구 활동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업무 외에 진행 중인 학위과정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미혼이라 좋은 배우자를 찾는 일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누구일지 모르지만 미래의 상대방에게 좋은 배우자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며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스타일링룸으로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주신 사법정책연구원 원장님과 수석연구위원님 이하 연구원분들, 법원사람들 관계자분들 그리고 촬영하느라 고생하신 스타일링룸 스텝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취재 한경희 | 사진 김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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