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첫 발령 이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새내기 법원가족 한채연 실무관. 그녀가 법원사람들 여름 화보를 위해 귀한 시간을 냈다. 가녀린 듯 탄탄한 체구와 여성스러움, 도시미를 동시에 갖춰, 입는 스타일마다 완벽히 소화해낸 한채연 실무관의 여름 화보 촬영 현장으로 초대한다.
현재 소속과 업무 등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중앙법원 형사항소과에 근무하고 있는 한채연 실무관입니다. 지난해 10월에 입사하였고, 첫 두 달 동안은 항소과 열람복사실에서 일했고 올해 1월부터 재판부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신입이라 배울 것도 많고 능숙해져야 해서 법원에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른 재판부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저의 하루 일과를 말씀드리자면 아침에 열람복사 요청이 들어온 기록들을 열람복사실에 내릴 준비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날 늦게 들어온 결재 문건들은 결재 받아서 처리하는 일들을 합니다.
동료들과는 요즘 주로 어떤 이야기가 화제인가요?
업무 처리하다가 실수할 뻔한 점들이나 어떻게 업무 처리해야 하는지 등 저희 재판부 선배님, 동기들과는 주로 업무 얘기를 하고 있어요. 요즘 워낙 바쁘다 보니 다른 일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거든요. 일이 끝나면 피곤하니 약속을 잡지 않고 곧장 집으로 가요. 그러다 보니 요즘 법원과 집만 오가고 있는데 일이 익숙해지면 조금은 마음의 여유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법원에서 일하는 보람과 긍지를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사건과 관련해서 민원인들이 문의전화를 많이 하시는데 가능한 부분에서 최대한 답변을 해드리고 있어요. 그러면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끊기 전에 인사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의 그 말 한마디가 제게는 보람되고 뿌듯하게 느껴져요. 제가 그분들께 도움을 드린 것 같아 힘이 납니다. 저는 워낙 긍정적인 편이라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편이에요.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금방 잊어버리고요. 하지만 너무 힘들 때는 동생들과 얘기 나누며 풀어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누워서 쉬면 기분이 곧 돌아와요.
동생들과 함께 살고 계시죠? 동생들이 든든한 힘이 되겠어요.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기 때문에 서울에서 두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어요. 덕분에 외롭지 않고 든든하죠. 둘째 동생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막내 동생은 학생인데 여행이며, 쇼핑, 여가를 주로 동생들과 함께해요. 대학에 다닐 때 잠깐 혼자 살았던 것 말고는 동생들과 지내요. 부모님도 안심하시고요. 다만 아버지께서 처음에는 많이 서운해 하셨어요. 딸들이 모두 분가하니까 외로우셨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전화를 자주 하세요. 힘든 일 있으면 아버지한테 투정부리면서 풀기도 해요.
업무 외에 하시는 활동이 있나요?
바빠서 동호회 활동은 못 하고 있지만 운동을 좋아해서 1년 정도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체력도 기르고 다이어트도 하고 일석이조지요. 그 전에는 수영도 했고 요가도 했어요. 이것저것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길게 하지는 않지만요. (웃음) 초등학교 때 부서활동으로 4년 정도 가야금을 잠깐 배우기도 했어요. 패션, 액세서리 같은 것들을 좋아해서 쉴 때는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기도 하고요. 유튜브로 메이크업 방송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요. 트와이스나 블랙핑크 등 걸그룹 안무 따라하는 것도 좋아해요. 어릴 적부터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걸 종종 해서 동생들도 익숙하죠. 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흥을 숨기고 싶네요. 절대 비밀입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_취재기자)
출근 패션과 평상시 패션이 다른가요?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세미정장 스타일을 주로 입고 다녀요. 특히 재판이 있는 날에는 그렇게 입고 재판이 없는 날에는 가끔 청바지도 입습니다. 평상 시 집에서 외출할 때는 크롭탑에 데미지진 같은 스타일도 입고 화려한 액세서리도 과감하게 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출근할 때는 너무 화려하지 않게 입으려고 해요. 귀걸이도 단아한 스타일로 하고 다니다가 요즘은 크기가 조금 커졌어요. 혹시 귀걸이가 너무 튀는 거 아닌가 싶어서 조심스럽게 하고 갔는데 주변에서 멋있다고 칭찬해주셔서 용기가 났죠. 선호하는 패션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 여기에 레드로 포인트를 주는 걸 좋아합니다.
여름 휴가철인데 특별한 휴가 계획이 있으신가요?
워낙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해서 지난 해 발령 받기 전 3개월 동안 쉴 때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다녀왔는데 최근에는 바빠서 아무데도 못 갔어요. 그래서 이번 여름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족여행을 갈 계획이에요. 거기 다녀와서는 또 동생들과 휴가 맞춰서 제주도도 가려고요. 법원에 들어오기 전 동생들과 대만, 일본 등으로 많이 다녔어요. 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서 함께 여행 다니면 즐거워요. 동생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네요. (웃음)
스타일링룸에서 내추럴, 시크함, 단아함을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셨지요?
평소 사진 찍을 때 내추럴 스타일이 가장 예쁘게 나와서 스타일링룸에 내추럴 스타일을 기본적으로 넣어 보려고 했고 그 외에 시크함, 단아함도 연출해 보고 싶은 스타일이었어요. 저를 예쁜 모습으로 꾸며주시기 위해 오늘 이렇게 여러 분들이 수고하셨는데 감사했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어색해서 조금 더 과감하게 촬영에 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네요. 동생들 앞에서 춤출 때처럼 했어야 하는데…. (웃음)
법원 새내기로서 앞으로의 바람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너무 닮고 싶은 사무관님이 계세요. 실무관이다 보니 아무래도 잡다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데 그런 일들을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묵묵히 도와주세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만큼 정말로 적절하게 도움을 주시니 신기할 정도예요. 지금은 다른 부서로 가셨지만 언제나 제 마음 속의 멘토님이죠. 저도 나중에 선배가 되어 후배들을 그렇게 알뜰히 챙기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취재 한경희 | 사진 김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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