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실무관은 평소 진중한 타입으로 정장을 입고 온화한 표정을 지을 때가 많다. 심지어 업무 중이 아닐 때에도 무난한 옷차림에 같은 표정이라고 하니, 위트가이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날 스타일링 Q를 만난 그는 편안하면서도 깔끔한 옷차림에 장난스러운 콘셉트로 사진을 찍으며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을 했다. 때로는 차고에서 혼자 장난치는 장난꾸러기 아이처럼, 때로는 옥상에서 바람을 느끼는 밝고 순수한 남자로 팔색조 같은 매력을 선보인 박재홍 실무관을 만나보자.
오랫동안 꿈꾸던 행복을 만끽하다
박재홍 실무관은 민사소액과에서 일한 지 5개월 차. 이제는 갓 들어왔을 때의 신입 티를 벗고 일을 알아가는 중이다. 민사소액과는 소송물가액 3,000만 원 이하의 민사소송을 처리하는 부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이다 보니 사건이 많은 편이다.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아 판결이 더 정확하게 내려지도록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그의 역할이 크다.
“다른 부서에서 일해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민사소액과는 사건은 많되 사건당 종결되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장단점이 있어요. 많은 사건에 대해 원고 측과 피고 측에서 제출한 문건들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재판을 무사히 마쳤을 때는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또한 그는 민원인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고 나서 듣는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한마디에 ‘이 자리에서 내 역할을 해냈다’는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그가 이 자리까지 오기 전 매일 꿈꿔왔던 생활이다.
지방행정직 공무원이신 아버지가 그에게 법원직 공무원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후 그는 3년간의 수험생활을 견뎠다.
“준비를 처음 시작할 때는 친구들도 모두 취업준비생이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았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직장인이 된 친구들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했다는 기분이 들 때 심리적으로 많이 부담 되고 힘이 들기도 했어요.”
심지어 작년에는 마음속으로 ‘올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다행히도 그의 간절함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그는 작년에 합격해 올해 발령을 받았다. 그에게 꿈꾸던 만큼 법원 생활이 만족스럽냐고 물었더니 단번에 “그럼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물론 민원인들을 대하면서 지칠 때도 있긴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법원이 좋은 직장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무난한 무채색을 띠던 그에게 색을 입히다
출근하지 않을 때의 평소 옷차림을 물었더니 그는 깔끔한 티셔츠에 청바지를 주로 입는다고 말했다. 무난한 옷차림이 가장 편하다는 그는 스스로 화려한 스타일은 부담스럽다고 말을 이었다. 게다가 요즘에는 마음에 드는 옷을 봐도 쉽게 도전할 수 없다고 한다.
“워낙 마른 체형의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 옷은 다 작게 나와서 입어보기 부담스러울 때가 많아요. 한번 입어보고 싶다가도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무난하게 왁스로 올린 헤어스타일에 이렇게 무난한 옷차림을 하고 다녀서인지 주변에서는 그를 서른이라는 나이보다 많게 본다.
그는 스타일링과 평소 성격은 보수적이지만, 반면에 취미는 활동적이다. 사이클로 국토종주를 할 정도라고 하니, 체력도 체력이지만 용기도 남다르다.
“2~3년 전 수험생 시기에 체력관리 때문에 사이클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취미로 타고 있어요. ‘내가 이만큼 왔구나’ 하는 성취감이 사이클의 가장 큰 매력이죠. 또 사이클을 타면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만나게 되는 그림 같은 경치도 좋아요.”
그가 지금까지 사이클을 타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충주댐으로, 비 오는 날 가슴이 탁 트이도록 넓고 푸르렀던 풍경을 떠올리면 기분이 절로 상쾌해질 정도라고 한다. 요즘 그는 사이클에 이어 수영도 배우고 있다. 비록 수영 강습에 맞춰 시간 내기가 어렵지만 생전 처음 배우는 수영이 어렵다기보다는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이날 ‘스타일링 Q’를 마친 소감도 수영과 비슷했다. 그는 낯설긴 하지만 기분 좋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단다. 오늘 입어본 ‘올 화이트 룩’은 올여름이 가기 전 도전해 보고 싶은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흰색 옷이라고 하면 때 탈까 봐 잘 못 입었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고 예쁘네요. 아무래도 평소에 이렇게 특별한 스타일링을 하고 다니지 않기도 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어서 어색하긴 했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추억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선한 미소로 웃는 그의 얼굴과 맞춘 듯이 잘 어울리는 새하얀 옷은 보기만 해도 이 더운 여름날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박재홍님을 위한 스타일링 TIP
F a s h i o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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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댄디한 피치 컬러 리넨 셔츠와 화이트 컬러 반바지는 편안해 보이면서도 화사한데요. 편안하면서도 시원해 보이는 리넨 셔츠 안에 화이트 컬러 이너웨어를 레이어드하면 더욱 캐주얼한 느낌이 산답니다. 여기에 선글라스만 더해도 여름 휴양지 패션으로 충분하죠?
두 번째, 이미지가 뚜렷해서 오히려 다소 딱딱해 보일 수 있는 모델을 위해 캐주얼 룩을 준비했습니다. 화사한 핑크 컬러의 반팔 티와 블루 컬러의 체크남방으로 어려 보이게 하고, 청바지와 어울리는 시원해 보이는 샌들을 매치해 여름에 입기 좋은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세 번째, 차분한 느낌의 블랙 & 화이트 콘셉트는 남자다우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가볍게 입기 좋은 카디건이지만 독특한 패턴으로 패셔너블해 보이며, 여기에 블랙 슬랙스를 더해 전체적으로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네 번째, 깔끔한 올 화이트 룩에 포인트 컬러로 블루 재킷을 더했습니다. 센스 있는 포인트 컬러 코디는 안정감 있으면서 과해 보이지 않아 어디에서도 입기 좋습니다.
Hair & Mak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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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의 피부가 워낙 좋아서 톤업 정도만 해도 얼굴이 살아나는데요. 처진 눈썹을 다듬어서 그려주어 더욱 이목구비가 뚜렷해 보이도록 했습니다. 헤어는 워낙 길이가 짧아 다양한 연출은 어렵지만 위로 올려 스타일링해 시원하면서도 얼굴이 갸름해 보이는 효과를 냈습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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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꾸준히 하는 박재홍님은 어깨가 넓어 어떤 옷을 입어도 태가 남다른데요.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캐주얼한 옷보다는 깔끔한 댄디 룩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답답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연출 가능한 리넨 셔츠를 입되, 피부 톤에 맞는 웜 톤 계열의 컬러들을 고른다면 무난하게 모두 잘 어울리겠어요!
- 장빛나 스타일리스트 -
글_강나은·사진_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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