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함께하는 캄보디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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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함께하는 캄보디아 여행기

2019.07.04

바쁜 일상에서 탈피하다

신규로 정식 발령을 받아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난 후, 5월 2일 밤 비행기를 출발로 하여 5월 7일 새벽 비행기를 도착으로 저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있는 도시, 씨엠립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사실 저는 혼자 다니는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이번 여행 또한 그러하였습니다. 작년에도 씨엠립은 가본 적이 있었는데, 작년에는 관광지와 틀에 박힌 코스였지만, 올해는 캄보디아 현지 사람들의 삶을 체험하고 싶었고, 따라서 가능한 관광객들의 때가 묻지 않는 곳으로 여행 계획을 잡았습니다.

앙코르와트, 웅장함에 압도되다

올해는 작년과는 달리 차, 택시를 타고 가는 여행이 아니라 자전거 한 대를 빌려서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발길이 이끄는 아무 곳이나 갔습니다. 43도 정도 되는 엄청나게 뜨거운 곳이었지만, 갈 곳, 쉴 곳을 제가 모두 정하였기에 엄청 힘들지는 않았던 여정이었습니다.

우선 작년에 시간이 없어서 보지 못 하였던 앙코르와트를 천천히 돌아보기 위해서 자전거를 타고 바로 앙코르와트로 갔습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앙코르와트는 하나의 사원일 뿐인데 왜 시간이 없느냐고 많이들 생각하시곤 합니다만 사실 그것이 아니라 앙코르와트는 주변 사원들 중에 가장 유명한 사원에 불과하므로 모든 사원을 돌아보려면 적게는 3일에서 많게는 7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지금은 부유한 나라가 아니기에, 이러한 사원들을 어떻게 지었는지 의문점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세시대의 캄보디아에는 크메르라는 문명이 있었는데, 이 문명이 당시에는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가장 강력한 문명이었고, 태국에게 멸망 당하기 전까지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연과 하나가 된 사원

태국에게 멸망된 후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사원들은 모두 밀림에 묻히게 되었고 이를 다시 발굴한 시기는 비교적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건물들에는 위 사진처럼 나무나 넝쿨들이 건물들을 휘감았고 저 나무들을 철거하는 순간 건물들이 무너지기에 많은 건물들이 저런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보지 못했던 예전의 건축물들을 감상한 후 저는 본연의 목적인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알고 싶어, 번화가 중심가에서 벗어난 외곽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하였습니다.

자전거 한 대로 현지인의 삶을 느끼다

캄보디아 자체가 부유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중심가만 벗어나면 현지 사람들의 삶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삶의 질이나 인프라는 확실히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많이 차이가 나지만, 그들의 행복지수는 우리나라보다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살인적인 더위와 열후한 생활수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항상 웃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카메라나 핸드폰을 들고 있으면 자기들도 찍어달라고 부탁하며 사진을 찍으면 무엇이 그렇게 기쁜지 웃으면서 자신들의 집으로 들어가서 부모에게 자랑을 하곤 했습니다.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세상 즐거워 보였던 그들을 보며 사소한 것으로도 불만에 차 있었던 저를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 몇 명과 친해져 그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그들이 살고 있는 집 등을 구경하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캄보디아의 국민들은 교육열이 높지 않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인즉슨 1900년대 후반에 캄보디아의 지도자 폴 포트가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전 국민의 1/3을 학살하는 소위 킬링필드라고 하는 사건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 당시 생존하였던 아이들이 지금의 부모들이 되었고, 그 사건 이후로 배움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그에 따라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를 하려 하고, 배움에 대해서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는 그들을 보며 캄보디아의 미래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행 중 만난 인연 그리고 자연

캄보디아 여행의 2일 정도 남짓한 그날 밤, 저는 길거리에 있는 로컬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에 저와 나이가 비슷한 한 무리를 보았습니다. 그들은 퇴근한 후 저와 같은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그들과 대화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그들과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처음 공항에 도착할 때는 두려움과 후회가 밀려오기도 합니다만,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러한 설렘이 다시금 혼자 여행을 떠나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길지는 않았지만, 여유 없이 살아왔던 제 삶에 단비 같은 휴식과 동시에 시간이 멈춘 듯이 평화로웠던 씨엠립 여행이었습니다. 법원 가족분들도 한번쯤은 가볼 만한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글/사진. 김명규 실무관(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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