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하모니] 탁구 한 게임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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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하모니] 탁구 한 게임 어때요? - 밀양지원 탁구 동호회

2021.01.09

밀양지원탁구동호회

핑-퐁 탁구 한 게임 어때요?
밀양지원 탁구 동호회

탕! 탕! 경쾌하게 튕기는 탁구공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탁구공을 따라 날렵하게 몸을 움직이는 밀양지원 탁구 동호회 회원들. 친목을 다지는 스포츠 경기로는 두말하면 입 아픈 탁구, 지금 이곳에서도 끈끈한 친목을 주고받는 경기가 한창이다.

글. 노초롱 사진. 이정도

동료애를 쌓는 밀양지원의 아지트
밀양지원 청사 지하에 있는 탁구장에 모인 네 사람. 각각 복식조를 이뤄 두 명씩 자리에 서자 자연스럽게 탁구공이 오고 간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탁구채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빠르게 작은 공을 쳐내는 모습이 제법 재밌어 보인다.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가볍게 치기 좋습니다. 탁구를 배우며 게임을 하는 것 이상으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즐겁죠.”
밀양지원 이전 후 부서 개편에 따라 탁구대도 여기저기로 이동이 잦았는데, 2012년 동호회 활성화를 맞으며 지하로 옮겨졌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게임탁구대 두 대와 연습용 기계까지 설치하고, 코치 선생님을 모셔서 실력 향상을 꾀하는 등 여러 활동을 겸했다고. 덕분에 이후 자리를 잘 잡은 탁구 동호회는 현재 밀양지원 동호회 중에서 최다 회원을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공식적으로 모여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두 명씩은 칠 수 있었지만, 월례회는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네요. 대회를 진행하면 A, B조로 나눠서 한 번씩은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거든요. 원장님부터 판사님, 과장님, 보좌관님, 소장님까지 누가 파트너가 될지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박빙을 이루는 점수 차가 긴장감을 주면서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맛있는 다과와 간식, 푸짐한 상품이 경기 즐거움을 배가시켰답니다.”
총무를 맡은 지승환 실무관의 말투에서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왕초보에서 고수까지 보통 스무 명 정도 모이는데, 지난해에는 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없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아쉬운 대로 소수의 인원끼리 친목을 다지는 매개체로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위치가 아주 훌륭합니다. 구내식당 바로 옆에 탁구장이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 게임하기 좋거든요. 평소 대화 나눌 시간이 부족했던 동료들과 편하게 탁구를 치면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한층 가까워짐을 느낄 수도 있고요. 퇴근 후에 잠깐 치고도 저녁 8시 이전에 귀가할 수 있는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합니다.”
탁구 동호회 회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탁구 동호회 회원들에게 이곳은 오며 가며 들르는 참새의 방앗간 같은 공간인 듯했다. 점심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나른한 몸도 풀고, 동료도 만나는 친목의 방이자 소통의 공간인 셈이다.
명칭은 탁구 동호회지만 회원, 비회원을 떠나 누구나 오가며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탁구장은 밀양지원의 아지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밀양지원탁구동호회

탁구공이 바로 소통의 비결
작은 탁구공이 주는 역동성, 발 빠른 움직임 그리고 또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탁구 동호회 회원들에게 탁구 동호회가 어떤 의미인지 묻자 정진욱 실무관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밀양지원에 오면서 탁구를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치고 싶을 때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지요. 다른 복장이나 기구 없이 잠깐 들러서 간단하게 칠 수 있으니까요. 탁구를 처음부터 배웠기 때문에 제게 탁구 동호회는 개발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계별로 하나하나 익히며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요.”
그러자 신은정 실무관도 거들어 말한다.
“점심시간에 짬 내서 편하게 칠 수 있는 게 가장 좋습니다. 탁구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탁구 대회에 참가하면서 재미도 붙은 것 같고요. 제게 탁구 동호회는 경쟁의 연속인데요. 동기랑 탁구 연습을 할 때마다 거의 져서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없던 승부욕도 생기게 만드는 걸 보니 탁구에 미쳐있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은정 실무관의 승부욕을 자극한 당사자로 지목받은 박재찬 실무관은 오히려 손사래를 치며 장난스럽게 덧붙인다.
“앞서 경쟁의 연속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우리 탁구 동호회가 친목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인원 없이 두 명만 있어도 되고, 경기를 하다 보면 돈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총무인 지승환 실무관은 탁구 동호회를 기반으로 여러 직원이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탁구는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스피드해서 집중력 있게 경기에 빠져들게 되죠. 저 또한 밀양지원에 오면서 탁구를 하게 되었고, 전임 총무께서 다른 법원으로 가시면서 바통을 이어받았거든요. 무엇보다 탁구를 치면서 밀양지원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 그대로 신규로 밀양에 오는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토대가 되길 바랍니다. 그런 면에서 탁구 동호회는 제게 남다른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밀양지원탁구동호회

다시 활성화될 날을 기다리며
밀양지원 탁구 동호회는 딱히 홍보가 필요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밀양지원에 오는 순간, 누구나 알게 되는 동호회이기 때문. 그래도 새로 전입 오시는 직원들을 위해 가입 조건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자 “탁구를 치고 싶은 누구나”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야말로 문턱이 낮은 동호회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어떠한 실력 테스트나 면접도 없다”고 덧붙인다.
“왕초보는 서브, 간단한 게임 규칙부터 익히면서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탁구는 전 국민의 스포츠니까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바로 최고의 홍보 아니겠습니까.” 탁구에 대해 활짝 열린 마음을 표현하는 지승환 실무관.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는 다르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탁구장이 실내에 있다 보니 사계절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지난해 상황에서는 가장 위험한 공간이라 제대로 즐길 수 없었습니다. 어느덧 일 년이 다 되어가 모두들 아쉬움을 넘어 혹여 탁구회의 존재마저 희미해질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이번에 지원을 받아 탁구대를 신형으로 교체하게 되어 총무로서 무척 뿌듯합니다. 올해에는 새 탁구대에서 직원들이 실력을 한껏 뽐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사이동을 거치면 한 번에 많은 회원이 바뀌곤 하지만, 밀양지원 탁구 동호회는 직원들이 잠시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갈음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코치님을 모셔 레슨을 받는 기회도 만들어 더 많은 직원이 실력도 쌓고, 탁구에 재미도 붙이길 염원한다.
의도치 않게 긴 휴식기를 거쳐 온 만큼 올해는 예전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길. 밀양지원의 신나는 ‘핑-퐁’이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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