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해요] 내일의 성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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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해요] 내일의 성장을 만나다 - 해남지원 직원들

2020.10.07

해남지원

내일의 성장을 만나다

해남지원 직원들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앤터니 로빈스도 모든 과정이 실패가 아닌, 미래로 이어지는 결과라고 말한 바 있듯, ‘성장’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보낸 일상 속에서, 어떤 어려움을 이겨낸 성취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배워나가기 때문이다. 여기 ‘성장’에 대한 해남지원 직원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글. 노초롱 + 사진. 홍승진

조금씩 천천히 발견하는 오늘
지난 호까지는 도시락을 먹으며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됨에 따라 이번에는 도시락을 먹는 대신 함께 디퓨저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해남지원 직원들은 맛있는 도시락이 없어 아쉽다고 하면서도, 향기로운 디퓨저에 집중하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오늘의 주제 ‘성장’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미리 준비해 온 듯 종이를 꺼내는 이태우 실무관에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자연스럽게 얘기하면 된다고 하자 옆에 있던 박재현 행정관과 김규빈 실무관이 “아직 신규 직원이라서 긴장한 것 같다”며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해줬다.
인재를 발굴해 채용하는 것이 법원의 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한다는 이태우 실무관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 또한 주변의 인정과 독려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속기사로 근무하면서 속기와 관련된 일만 했거든요. 그렇다 보니 속기 외에 다른 일에 대한 경험은 전무했는데, 법원에 입사해 민사 사건을 시스템에 입력하는 일이나 행사가 있을 때 지원하는 일,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 업무 등에 두루 임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업무의 범위를 수행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러자 박재현 행정관도 “법원의 성장 동력은 맡은 자리에서 각자 역할을 하는 직원들에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를 성장시키는 데에는 가족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가족이 가장 가까운 존재잖아요. 저를 끊임없이 변화시켜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편을 통해 가장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답니다.(웃음)” 유머를 담아 이야기했지만 박재현 행정관에게 그만큼 가족이 최우선의 힘이 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답변이었다. 이어 그는 “제가 언제 성장을 했나 곰곰이 생각해 봤거든요. 요즘 세대는 대학 때부터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지만, 그 당시 저는 정말 열심히 대학 생활을 즐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졸업하고 나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영어 전공을 살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해봤지만, 결국엔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주변의 추천으로 법원에 입사하게 됐고, 차츰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성장한 것 같습니다.”
청춘의 성장을 겪으며 비교적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법원에 입사했다는 박재현 행정관. 그와 같은 시기를 지나쳤기에 오늘, 또 다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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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과 발전 그 사이에서
주제를 넘겨받은 김규빈 실무관은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의 관심과 배려로 성장했다면, 법원에 들어와서는 동료들이 성장을 이끄는 것 같다며 주변의 관심과 배려가 법원의 성장동력이라고 덧붙였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법원에서 근무한 경력 20년, 퇴직까지 남은 20년 그 사이에서 경력경쟁채용 전환시험을 봐야할지 고민하다가 일단 해보자고 하고 열심히 임했어요. 당시 근무하던 등기소 사무실에 남아서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했는데,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꾸준히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는 김규빈 실무관은 “누군가가 성장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해줄 수 있다면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형준 사무과장은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몇 년 전, 아들이 중학생일 때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가족 여행은 많이 가봤지만, 아들과 단 둘이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처음에는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하루에 80km씩 달리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딸과는 스페인 배낭여행을 갔거든요. 숙박과 비행기는 여행사에서 해주고, 나머지 코스를 정하면서 여행하는데 그때 딸과 많이 싸우면서 여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 보면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추억도 되고, 또 아이들과 저도 도전한 만큼 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형준 사무과장은 그때 여행에서 답답했던 부분을 해소하고자 요즘에는 영어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해외에 가면 바디랭귀지로 다 된다고 하잖아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어느 정도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짬짬이 영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실력을 발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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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이 주는 힘
사실 성장은 도전과 성취, 경험 외에 하루하루 이어진 지금 이 순간에서도 비롯된다. 정희철 판사는 “법원의 특성상 외부의 반응으로부터 의연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옳게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나아가야 하죠, 그것이 성장이라기보다는 우리 조직이 가진 본연의 역할이자 수행해나갈 수 있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라고 말하며 “내가 있는 자리에서 요구되는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가 성취이자 성장”이라고 갈음했다.
“가정에서는 남편이자 아빠로서, 법원에서는 재판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죠. 특별하게 너무 잘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잘하는 것보다 한 번 잘못하는 것이 티가 나는 법이거든요. 각자의 자리에서 티 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생각이 저를 성장시키는 힘인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를 사전에서 찾아봤다는 박재현 행정관은 아이는 신체적인 성장과 정신적인 성장이 같이 필요하고, 어른은 외부적인 환경에 나 자신을 맞춰야 하니까 성장은 조화와 균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 김규빈 실무관은 “힘들었던 시절을 지나오면서 남을 보지 말고 나를 보자, 그리고 작은 실천을 한 내게 칭찬을 해주자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성장은 가능성의 실천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성장은 “경험”이라는 이태우 실무관과 “도전”이라고 말하는 김형준 사무과장. 그리고 “성장은 일상”이라는 정희철 판사까지. 여러 가지 답변이 돌아왔지만, 결론적으로 오늘의 성장이 내일을 만든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성장’을 이루는 에너지는 아주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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