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있는 풍경] 어두운 바다를 밝히는 땅 끝의 등대처럼

테마법원

[법원이 있는 풍경] 어두운 바다를 밝히는 땅 끝의 등대처럼 - 해남지원

2020.10.07

해남지원

어두운 바다를 밝히는 땅 끝의 등대처럼

광주지방법원·광주가정법원 해남지원

어두운 곳을 환하게 비춰 길을 안내한다는 점에서 법원은 등대와 닮아 있다. 바다 가까이에서 삶을 일구는 지역민들의 사정을 고려하며 친근하게 다가서길 바라는 해남지원. 그와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해남지원은 오늘도 지역 주민과 법원 가족들을 환하게 비추며 방향을 제시한다.

글. 노초롱 + 사진. 홍승진

지역민의 삶과 맞닿은 법원
1980년 12월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에서 분리하여 개원한 해남지원은 1986년 12월 단독지원에서 합의지원으로 승격되어 해남군, 완도군, 진도군을 포함한 약 15만 명의 지역민에게 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합의부(민사·가사·형사), 형사단독, 민사단독, 민사소액 각 1개의 재판부를 운용하고 있으며, 법관 4명을 포함하여 총 48명의 법원 가족이 근무한다.
한반도의 땅 끝에 위치한 해남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찰인 대흥사가 있는 두륜산도립공원, 이순신 장군이 활약했던 전라우수영과 명량,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공룡박물관 등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도 인접해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해남지원 직원들은 복잡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해남의 여유와 낭만을 느끼며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많은 직원이 해남에서 관사 생활을 하며 근무하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삶 가까이에서 지역 사정을 헤아리고 이해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단란하게 구성된 직원들 또한 서로 가족처럼 챙기며 따뜻한 동료애를 쌓아나간다. 역사의 흔적과 자연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서 해남지원은 법원을 찾는 지역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역민과 법원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
해남지원은 지역 주민 누구나 쉽게 법원을 이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소통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중 아동·청소년 지원행사로 지역 내 아동·복지시설인 해남등대원의 교사와 학생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법원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해남군, 완도군, 진도군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협조 아래 지역 내 다문화가정을 법원에 초청하고, 법률 강연과 법정 체험을 진행함으로써 우리 사법 체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마련했다. 더불어 성공적으로 지역사회에 정착한 이주 경험담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다문화가정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해남지원은 지역 내 학생들을 위한 법원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법원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법원 견학과 법정에서 모의재판을 하며 사법제도에 대해 이해하고, 폭 넓게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진도군 학대 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해남군을 비롯한 해남경찰서와 해남교육지원청, 전남서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아동보호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GN Network)’을 체결하는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실천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해남지원

따뜻하게 보듬고 나아가는 법원
해남지원은 많지 않은 인원이 근무하여 법관과 직원 간의 유대관계가 돈독할 뿐만 아니라 상호 간의 단단한 팀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잠시 쉬어가고 있지만 탁구 동호회, 스크린골프 동호회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법원 분위기를 조성하며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해남지원 본관은 1982년에 준공돼 세월에 따른 건물 노후화와 협소한 공간으로 다소 불편함을 초래하는 데다 건물 내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취약계층의 민원 편의에도 어려움이 있어, 더 나은 민원 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계 기관과 청사 신축을 논의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남지원은 지역주민들에게 친근한 법원으로 다가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최근 소송구조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소송구조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법원에 방문한 지역민들의 고민이 이전보다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가까이에 자리한 해남지원은 지역민들을 보듬으며 앞으로도 묵묵히 주변을 밝히는 등대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mini interview

김재근 해남지원장

김재근지원장

Q.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해남지원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법원은 복지행정을 구현하는 행정기관이 아니어서 지역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쟁이 발생하고 심화되었을 때 비로소 법원이 전면에 나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데, 이미 마음이 많이 상해서 찾아온 당사자들의 아픔이나 분노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분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면서 어루만져주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해남지원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덧붙여주세요.
우리는 서로가 작은 공간에서 매일 얼굴을 보며 생활하는 사이입니다. 무엇보다 구성원 간의 화합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작은 일로 서먹해진다거나 불편해진다면 해남지원에서의 근무가 좋은 추억으로 남기는 어렵겠지요. 자주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데,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그런 자리를 갖기가 어려워진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그래도 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해남지원이 되었으면 좋겠고, 지금까지 그렇게 생활해주신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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