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톡!톡!_대전지방법원·가정법원 공주지원

테마법원

2017.11.03

공주지원

2012년 공주시 금흥동에 신청사를 지어 옮겨온 공주지원은 반짝거리는 외관만큼이나 빛나는 내면을 지닌 직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40여 명의 직원들이 어울려 소통하고 화합하는 가장 이상적인 조직의 모범 답안을 보여주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온화한 지역민, 매사에 성심을 다하는 직원들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곳, 대전지방법원·가정법원 공주지원을 방문했다.

지역민과 함께 주고받는 상호 존중과 신뢰
공주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오랜 역사가 있는 지역이다. 굽이굽이 잊을 수 없는 궤적을 그려온 유서 깊은 곳으로, 한때 백제의 수도로서 영광을 지니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는 갑오농민전쟁(동학농민운동)의 마지막 격전지로 기록되기도 했으며, 계룡산의 강한 정기는 수많은 종교인을 불러들이는 중심지로 위세를 떨치기도 했다. 이러한 공주지역에 공주지원의 전신인 공주재판소가 설치된 것은 우리나라 사법제도가 근대화하기 시작한 1895년의 일이다. 이후 1938년 충청도의 도청 소재지가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공주지원은 대전지방법원에 소속돼 현재까지 그 위상을 이어오고 있다.
공주지원에 속한 전 직원의 수는 40명 남짓이다. 그래서 어느 곳보다 남다른 가족애가 돋보이는 사법기관이다. 지난 2년간 공주지원 식구들과 부대끼며 지내온 임은하 지원장은 관할지역인 공주시와 청양군 지역민을 두고 “알면 알수록 매력이 있는 분들”이라며, 정 많고 친절하며 느긋한 이곳의 지역성을 자랑했다. 정재익 판사 역시 이에 동의했다. 특히 예의를 중시하는 지역 특성상 법조인들을 존중해줘 업무가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민들의 신뢰를 받는 만큼 재판에 더욱 신경을 쓰고, 행여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늘 심사숙고하게 된다”는 정재익 판사의 말에서 공주지원이 지역에서 어떤 존재인지 다시금 느낄 수 있다.
공주지원 특유의 인화단결(人和團結) 분위기는 취재를 위해 움직이는 곳곳에서 보였다. 지원장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미소는 긴장 없이 친근했고, 선배와 후배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예의를 지키면서도 거리낌 없는 특유의 끈끈함을 보여줬다.

대기실

이 같은 공주지원의 분위기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은 어쩌면 피고인 대기실일 것이다. 법원에서 오래 근무해도 거의 가볼 일이 없는, 왠지 어렵고 두려운 피고인 대기실이 공주지원에서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명소로 꼽힌다. 지난 6월,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과 교수 및 학생들과 ‘생활탐험가’로 유명한 한국영상대 출신 카툰 작가 김동범이 이곳에 그림을 그려 회색의 싸늘하던 공간을 따뜻하고 밝은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임은하 지원장은 이를 두고 “잠깐이라도 피고인들이 두려움과 긴장을 잊고 희망을 생각하는 것은 물론, 우리 공주지원도 지역 대학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가길 원했다”고 이야기했다.

더 가깝게, 더 친근하게
법원과 지역민들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공주지원은 대국민 법률 서비스 제도 또한 남다르다. 특히 정기조정일제도, 일명 ‘조정DAY’는 여타 법원에도 본보기가 될 만하다. 한 달에 하루, 조정위원 20~30명이 법원에 나와 조정에 회부된 다수의 사건을 처리하는 제도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조정을 시도함으로써 조정 과정에서 만족도가 높고 결과도 상당히 좋아 주목받는 제도다.
사법 분야 외에서 지역민과 소통하는 것 또한 공주지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지원 내 봉사 동아리인 ‘사랑나눔회’를 통해 장애인들과 소풍을 가고, 장애인학교 학생들과 보육원 아이들, 어려운 형편의 어르신들을 초대해 식사도 하고 공연도 보는 등 함께 문화생활을 즐긴다. 이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원의 문턱을 낮추고 법원과 주민들의 거리를 좁혀 누구도 소외되는 일 없이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사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과정이다.
물론 공주지원이 대외적인 관계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적은 인원으로 다양한 업무 영역을 커버해야 하는 소규모 지원의 특성상 직원들 상호 간의 세심한 관심과 소통의 필요성이 큼을 알기에 직장문화 개선을 위한 지원장 이하 직원들의 행보도 남다르다.
축구, 탁구, 테니스, 요가, 산악회와 같은 다양한 동호회를 만들어 원하는 모임에서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는 것은 기본이고, 얼마 전 통영에서 거의 전 직원이 참석한 실무연구회를 개최한 것도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실무연구회에서 직원들의 발표문을 들으면서 상호 업무 노하우를 익히고 다양한 활동과 회식 자리를 통해 뜻깊은 추억을 남겼다.

Mission Start
공주 낙엽지도를
완성하라

낙엽지도

Interview

“공정함과 자율성은 우리 공주지원의 근간입니다”

임은하 대전지방법원·가정법원 공주지원장

공주지원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역사 그리고 선량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이러한 곳에 자리한 공주지원을 이끌고 있는 저는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에서 중요한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먼저 공적인 영역인 업무 처리에서는 일관된 절차와 공정한 결론, 소통과 친절함을 겸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융통성’이라는 미명 아래 성실하고 공정한 재판 업무나 민원 업무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최선의 결론을 내도록 노력하되, 그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법원 공무원으로서 민원인에게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사적인 영역에서는 원칙적으로 자율성의 보장이 중요합니다. 공주지원 구성원들은 법원 공무원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법원에서 함께 근무한다는 것 외에는 각자 서로 다른 생각과 취향이 있습니다. 운동을 좋아하거나 모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조용히 책을 읽거나 혼자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적인 영역에서 어떠한 부담도 느끼지 않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동아리 활동이나 회식도 그 활동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해야 서로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공주지원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서 국민에게 늘 친절하고 항상 소통하려는 자세로 다가가려 노력합니다. 특히 공주지원 직원들은 다른 법원보다 법원에서 오래 근무한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업무 숙련도가 높고 경험이 많아 민원인을 응대하는 방법, 업무 처리 요령 등이 노련해 법률 서비스에 대한 민원인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또 함께 근무하면서 유독 돈독한 정을 쌓아왔기에 직장 분위기 또한 정답고 화기애애합니다.

법원은 마냥 어렵고 딱딱한 곳은 아닙니다. 법원 그리고 지원장실도 항상 열려 있습니다. 언제라도 들러주십시오.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하고, 전해주시는 말씀을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공주지원 직원들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일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MINI Interview

대전지방법원·가정법원 공주지원 사람들의 한마디
올해,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정재익 판사
올해 초 양부모가 세 자녀를 학대한 사건을 맡았습니다. 바로 자녀들을 분리하고 양부모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양부모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분리됐던 가족은 다시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제 입장에서 마음이 아팠던, 하지만 무척 보람 있었던 일로 기억합니다.

김영준 사법보좌관
연년생인 두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보람입니다. 지난 4년간 타 지역에서 근무하다 보니 집에 자주 오지를 못해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육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아내의 노고도 알게 됐지요(웃음).

김태진 참여관
제가 1월 1일 자로 경매계로 왔는데 어려운 미제 사건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어 부담이 컸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업무를 해결해나가면서 쌓여 있던 미제 사건이 줄어드니 정말 보람이 크더군요. 또 올해 내 집 마련에 성공했습니다. 그간 고생해준 아내에게 무척 고마웠습니다.

주아림 실무관
올해 초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고 식을 올리고 신혼여행까지 마치고 돌아오면서 비행기 안에서 ‘이제 어려운 과정을 다 끝냈구나’ 하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숙제의 절반을 마친 기분이랄까요? 또 7월 공주지원으로 발령을 받아서 왔는데 화기애애한 지원 분위기 덕분에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김수영 실무관
저는 운동을 시작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육아로 바빠서 생각도 못 하던 일인데, 우연히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탁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더 피곤해질까 봐 걱정했지만 제 기우였습니다. 내친김에 테니스까지 시작했는데,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돼서 정말 보람찹니다.

글_이경희·사진_황원·영상_박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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