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실험, 기업의 부정 청탁에 대가 받고 유리한 결과 도출한 대학교수 유죄 판결

최신판례

2017.09.28

[대법원 2017도5975]

최신판례

▣ 사안의 내용 및 소송 경과

■ 사안의 내용

● ‘A사’는 2000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SKYBIO1125(주성분 PHMG-p[각주1])’를 주원료로 하는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제조·판매하였음

●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2011. 8. 31.경 역학조사에 따른 중간 조사발표를 통해 가습기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히자, A사는 민·형사사건을 대비한 대응자료로 A사 측에 유리한 흡입독성실험 결과를 확보하기 위하여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B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위 대학 융합기술연구소에서 나노융합기술학 및 나노바이오트로닉스학 관련 연구를 수행해 오던 피고인을 연이어 접촉하였음

● A사는 흡입독성실험은 KCL에서, 흡입독성실험에 참고할 PHMG 노출평가실험은 B대학교에서 각 시행하기로 결정한 뒤, 2011. 9. 20.경 B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가습기살균제의 노출평가 시험 및 흡입독성시험 관련 업무’ 연구(이 사건 연구)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인은 연구책임자로 지정되어 연구용역을 총괄하여 진행하였음

● 피고인은 연구책임자로서 B대학교의 사무인 이 사건 연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해야 할 임무가 있었음에도, 2011. 9. 11.경부터 2011. 9. 14.경까지 사이에 A사 연구소장 조○○으로부터 A사에 유리한 방향의 실험과 연구를 해 달라는 취지의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11. 10. 10.부터 2012. 9. 10.까지 12회에 걸쳐 자문료 명목 합계 2,400만 원을 송금받음으로써, 연구책임자로서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함으로써 배임수재죄 등으로 기소된 사안임

■ 소송 경과

● 원심

▪ 피고인은 이 사건 연구용역 수행과 관련한 B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업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배임수재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음

▪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계약 체결 당시 A사로부터 질병관리본부의 결과에 반박할 수 있는 A사에게 유리한 실험결과를 도출해달라는 취지의 묵시적인 청탁을 받았음을 인정되고, 피고인의 대학교수로서의 지위, 이 사건 연구의 성격, 용도 및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청탁은 ‘연구·발표에 있어서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부정한 청탁’에 해당함

▪ 피고인이 A사로부터 수수한 자문료 명목의 2,400만 원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이거나 일부 자문료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와 불가분관계에 있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격을 지님

▪ 따라서 A사와 B대학교 산학협력단 사이에 체결된 체결한 가습기살균제의 노출평가실험 등에 관한 연구계약의 연구책임자인 피고인이, A사로부터 유리한 방향의 실험과 연구를 해 달라는 취지로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12개월 동안 매월 200만 원씩 자문료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은 행위는 배임수재죄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함

● 피고인의 상고 제기

▪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A사로부터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재물을 취득한 사실이 없다는 등의 취지임

▣ 대법원의 판단

■ 사건의 쟁점

‘타인(B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의 피고인의 지위 및 신임관계의 내용, 피고인이 A사로부터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받아 그 대가로 자문료 명목의 금원을 취득하였는지 여부 등

■ 판결의 결과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피고인의 상고기각

■ 판단의 근거는 원심과 같음

▣ 판결의 의의

■ 피고인은 연구책임자로서 B대학교의 사무인 이 사건 연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해야 할 임무가 있었음에도, 2011. 9. 11.경부터 2011. 9. 14.경까지 사이에 A사 연구소장 조○○으로부터 A사에 유리한 방향의 실험과 연구를 해 달라는 취지의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11. 10. 10.부터 2012. 9. 10.까지 12회에 걸쳐 자문료 명목 합계 2,400만 원을 받은 행위는 배임수재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함으로써, 배임수재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부정한 청탁’, ‘대가관계’,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검토·확인한 사안임

[각주1] : 화학물질인 Polyhexamethyleneguanide-phosphate의 약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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